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747 공약의 폐기를 주장한 한나라당 혁신파 의원들이 6일 오후 2시 해당 내용을 담은 '대통령님께 드리는 글'(
관련 기사 : 한나라당 5인 "MB 대국민사과, 기조 전환하십쇼")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구상찬·김성식·김세연·신성범·정태근 등 한나라당 초선 의원 5명의 서명으로 지난 4일 밤부터 시작된 이 '쇄신 서한'에 연서명한 인원은 모두 25명. 남경필·원희룡 최고위원과 재선의 임해규·정두언 의원이 참여했다. 또 초선의 김동성·김성태·김태원·박민식·성윤환·유재중·이상권·이진복·이한성·임해규·조원진·조전혁·주광덕·현기환·홍정욱·황영철 의원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구상찬·김성식·정태근 의원은 이날 오후 3시경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쇄신 서한 연서명 및 서한 전달 과정을 설명했다.
김성식 의원은 "지난 4일 오후 초안을 완성해 한나라당 의원들께 보냈는데 20명이 넘는 의원들이 주말 활동이 바쁘신 가운데도 서명에 동참해주셨다"며 "홍사덕 의원은 '중진이라 서명은 못하지만 이 서한의 취지에 동의하고 이 서한을 준비한 의원들을 격려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알려달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우리는 '대통령님께 드리는 글'이나 '당 지도부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누구에게 책임을 돌리고자 하는 게 아니다"며 "대통령, 당 지도부, 국회의원 개개인의 솔직한 고백부터 시작해 국민의 마음을 열고 정책과 당풍, 공천 등에 대한 국민이 바라는 쇄신을 이루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직언할 때 직언하는 것이, 민심을 제대로 전달해야 하는 것이 여당 의원으로서 해야 할 가장 강력한 책임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공개된 '쇄신 서한'에 대해 "또 다시 쇄신이냐", "진정성과 자기반성 없는 남 탓"이라는 당내 일부 인사의 싸늘한 반응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당직 내놓을 수도 있지만 그마저도 쇼라는 지적 있을 것 같았다"
일부 혁신파 의원들이 당 요직에 있는 등 공동책임이 있는데도 먼저 당직을 내놓는 등 '자기 반성'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당직을 내놓고 의원직을 거는 것만으로 국민들께 자신들의 진정성을 전달할 수 있었다면 그랬겠지만 그마저도 쇼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것 같았다"며 "(그 같은 의사를) 내면에 가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무상급식 그 자체의 옳고 그름을 떠나 정책사안을 주민투표까지 가게 한 것이 또 다른 밀어붙이기로 보일 수도 있음을 알면서도 막지 못한 건 저를 비롯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며 "하지만 생색내기식으로 (쇄신)하지 않으려 한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한에 서명한 25명은 다른 의원들과의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해 나선 것이 아니다"며 "당 지도부부터 선거 직후에 국민에게 상처를 입힌 것을 사과하고 변화의 중심에 서달라,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해 당내의 신망 있는 분과 저희도 함께 해서 변화를 위한 실질적 노력을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구상찬 의원도 당직 혹은 의원직을 내던지는 것은 쇄신을 함께 하는 것에 비해 "마이너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먼저 당직을 던지는 것보다 더 큰 책임을 같이 지고자 하는 것"이라며 쇄신 요구가 곧 누군가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밝혔다.
앞서 네 차례에 걸쳐 벌어진 쇄신운동 때보다 동참한 의원 수가 줄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의원은 앞서 서한에서 밝힌 것처럼 혁신파가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여러 고비마다 쇄신하겠다고 했지만 끝까지 용기를 발휘하지 못해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점도 있다, 그것이 우리가 반성해야 할 핵심적 대목"이라며 "다만, 단 하루만에 의원들이 골고루 참여했고 서명에 동참하지 않은 의원들도 전반적으로 취지에 동의하고 계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