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군농민회의 대정부 벼 야적 투쟁이 시작됐다.
11일 오전 군 농민회는 농협 음성군지부와 음성군청 광장에서 카고 크레인과 지게차, 화물차 등을 동원해 올해 햇벼인 톤백포장벼 100포대 120톤을 적치했다.
음성군농민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인건비는 물론 비료, 유류비 등 생산비가 작년보다 20~30%나 올랐다"며 "쌀값과 공산품의 가격 격차도 갈수록 커져 1㎏당 2천 원도 되지 않는 쌀을 팔아 살 수 있는 것은 고작 라면 2개 혹은 단팥빵 2개뿐"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농민회는 이어 "도·농간 소득격차가 이미 70%에 이르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쌀 정책으로는 도저히 농민들이 쌀농사를 유지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는 폭력적인 쌀값 떨어뜨리기로 농민에게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영농포기를 조장하고 있다"며 "2009~2010년 연이은 쌀 값 폭락에는 나 몰라라 하던 정부가 올해는 물가인상을 억제한다며 쌀 값 잡기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들은 "1인당 밥 1끼에 포함되는 쌀값이 약 140원 정도이고 농산물 값은 가계 소비의 10%도 되지 않음에도 마치 쌀값 상승이 물가상승의 주범인양 농민을 희생양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음성군농민회는 "농협RPC는 더 이상 농민들을 위한 조합이 아니다"라고 못 박고 "적자를 본 RPC가 모든 직원에게 상여금을 주었는데 이는 농민들의 피를 빨아 자신들의 이익을 챙긴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음성군농민회는 ▲쌀값 하락 주범 공공비축수매 거부 ▲농협RPC 포대당 6만원 보장하고 다른 품종 수매 즉각 실시 ▲농업을 지키는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 ▲농민 다 죽이는 한미FTA 반대 등 4개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상정 음성농민회장은 "공공비축미 수매가가 생산비에도 못미치는 상황에서 정부는 2009년산 비축미까지 반값으로 풀어 쌀값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이것도 모자라 한미FTA를 비준해 한국 농업을 말살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농산물 가격안정과 이상기온 등 자연재해에 따른 농산물 피해를 막기 위해 '기초농축산물 국가수매제'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음성군농민회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벼 야적을 풀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농협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입장이 아니어서 이번 투쟁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