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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모비닉 스쿠버 다이빙 동호회가 여수 오동도 앞바다에서 수중정화 활동을 펼쳐 불가사리와 수중쓰레기를 건져 올렸다.
 13일 모비닉 스쿠버 다이빙 동호회가 여수 오동도 앞바다에서 수중정화 활동을 펼쳐 불가사리와 수중쓰레기를 건져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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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백화현상의 주범이 성게거든요, 그런데 이를 법으로 못 잡게 합니다.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국회의원)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13일 여수해양엑스포장이 한창 건설되고 있는 오동도 앞바다에서 수중정화활동에 나선 여수모비딕 스쿠버동호회 문의용 총무의 말이다.

문 총무는 "현재 바다를 살리려면 어촌계에서 스쿠버를 투입해서라도 백화현상의 주범인 성게와 불가사리를 잡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3일 모비딕스쿠버 회원들이 수중정화활동에 나섰다. 이번 행사는 지난달 23일 여수스킨스쿠버연합회와 함께 가진 '400억 원을 먹어치우는 불가사리 채취 행사'에 참석한 지 보름만의 일이다. 모비딕스쿠버는 매달 둘째 주 일요일마다 정기적으로 여수 앞바다에서 수중정화 활동을 실시하고 있는 단체다.

 모비닉 스쿠버회원들이 수중에서 건져 올린 불가사리를 들어 보이고 있다.
 모비닉 스쿠버회원들이 수중에서 건져 올린 불가사리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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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들이 수중정화 활동을 펼친 곳은 여수신월동하수종말처리장, 웅천인공해수욕장, 신월동 넘너리항, 이순신광장 물항장 등이다. 최근에는 백도 앞바다에서 불가사리와 성게, 수중쓰레기 줍기 행사를 실시해 왔다.

그런데 이날 수중행사를 하기위해 회원들이 오동도를 진입하는데 입구 관리사무소 앞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매표소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왜 하필 청소하러 일요일 오느냐"라며 불만을 표출하고 막아선 것이다. 하지만 단체는 일주일 전에 오동도 관리사무소와 해경에 팩스로 수중정화 활동을 한다고 협조요청을 했고, 이미 그 허락까지 받았다. 

여수모비딕 한 임원은 이를두고 "직장생활을 하는 다수의 회원들이 평일날 휴가내서 봉사활동을 하란말인지 아니면 봉사활동을 하지 말라는 얘기냐, 도움을 주지 못할망정 일부 직원들의 성의없는 업무처리 때문에 공무원들이 다 싸잡아 욕을 얻어먹는 꼴이다"라며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날 20여 명의 회원들은 오전부터 오후까지 국립공원 오동도 방파제 일원과 오동도에서 보트를 타고 멀리 떨어진 등대까지 불가사리와 성게, 수중쓰레기 줍기 행사를 실시했다. 이날 시야가 잘 나오지 않아 많은 양의 수중쓰레기는 건져 올리지 못했다.

여수모비딕 이광교(48세)회장은 "수중세계는 지상에서 볼 수 없는 최고의 천국이라고 말하는데 여수 앞바다는 불가사리와 성게의 천국이다"고 바닷속 상황을 전했다.

이 회장은 "오동도 앞바다는 성게, 불가사리뿐만 아니라 엑스포장 공사를 하면서 버린 장갑, 캔, 음료수, 폐어구 등이 조류를 따라 한곳에 밀려 모여 있다"면서 "우리손이 닿은 만큼 여수바다가 깨끗해져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모비닉 스쿠버 동호회원들이 오동도 앞바다에서 펼친 수중정화 활동모습
 모비닉 스쿠버 동호회원들이 오동도 앞바다에서 펼친 수중정화 활동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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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박경만 다이버는 "오동도에서 멀리 떨어진 등대주변은 불가사리와 성게가 엄청 많았다, 오늘이 아홉 물인데 등대주변은 조류가 너무 세서 바위를 붙들면서 불가사리와 성게를 잡다보니 성게가시에 찔렸다"고 전했다.

또한 문의용 총무는 "여수 앞바다는 현재 바닷속을 황폐화시키 주범들은 불가사리도 문제지만 바닷속 안을 들여다보면 떼로 몰려있는 성게 때문에 백화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스쿠버가 바닷속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면 불법으로 몰리기 때문에 이를 못 잡게 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 총무는 "실제로 여수권인 돌산, 남면, 백도 등 선착장에는 그 많던 담치나 꾸죽(소라)이 많이 줄어들었고 성게가 크게 번식해 백화현상이 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현상, 바다의 에어즈로 불리는 '재앙'

백화현상은 바닷속이 하얗게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일부에서는 이를 바다의 에이즈라고도 표현하고 있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수온 상승이 주원인이다. 이로 인해 바닷속은 예전보다 엄청난 양의 성게가 늘어났다. 불가사리는 어패류를 잡아먹고 살지만 성게는 해초를 닥치는 대로 먹어치운다. 이로 인해 해초류가 자랄 수 없어 바위에 석회질이 붙어 하얗게 변하고 미역이나 톳 등 물고기와 어패류의 먹이인 해초가 자랄 수 없다. 결국 생명체가 살아갈 수 없는 해양생태계의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십 수 년간 스쿠버를 해온 동호인들은 성게는 어패류의 먹이인 해조류를 다 잡아먹기 때문에 백화현상이 심한 곳에는 꼭 성게가 무리지어 사는 모습을 다이빙을 통해 종종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백화현상으로 바닷가 바위가 하얗게 변한 가운데 성게와 불가사리가 가득 붙어있다.
 백화현상으로 바닷가 바위가 하얗게 변한 가운데 성게와 불가사리가 가득 붙어있다.
ⓒ 모비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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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성게에 관한 <강릉일보>가 보도한 동해수산연구원의 말이 눈길을 끈다.

"연구 결과 성게는 하루 평균 체중의 5~6% 가량의 해조류를 먹으며 해양생태계를 파괴시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차 생산자를 파괴해 잡식성인 불가사리만큼이나 해양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성게가 해양환경을 악화시키는 건 사실이지만 전 품종에 대한 마구잡이식 포획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포획금지 해제는 신중히 검토되고 있다"며 "성게 또는 불가사리 제거를 위해 정부차원에서 인건비를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에 있다"고 보도된바 있다.

관계당국은 수산자원보호령에 따라 해양생태계 파괴의 주범인 성게 포획금지기간을 두고 있다. 이 법은 초창기 머구리라는 산업잠수가 해산물을 마구잡이로 쓸어 어민들의 골칫거리로 극성을 부리던 시절인 1970년대 만들어진 수산자원 보호령 때문이다. 그래서 현실과 동떨어진 법령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관계법령의 개정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금은 바닷속 백화현상을 막기위해 스쿠버인들을 잘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덧붙이는 글 | 전라도뉴스에도 송고합니다.



#모비딕스쿠버#성게#수중정화#불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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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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