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에서 지난 23일의 '난장판 중앙위원회'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다.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손학규 대표는 "우리는 야권 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지난 23일엔 국민 앞에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다"며 "한·미 FTA를 저지 못한데 이어 또 부끄러운 모습을 부여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어 "이제 우리 눈앞에 구태정치는 사라져야 한다. (그런 식으로 하는 게) 언제적 정치인가"라며 "통합은 열린 마음에서 나온다. 기득권에 집착하는 한 통합은 없다. 작은 나를 버리고 더 큰 우리를 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단독전당대회를 주장하면서 고함과 삿대질로 중앙위원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쪽을 '기득권에 집착하는 구태세력'으로 지목하면서 '지분 나누기 없는 통합'을 관철해 내겠다는 것이다.

"양아치대회였다" "'7할 주고 3할만 가져라'는 DJ 유훈 잊었나?" 

이날 의원총회에선 통합 방식과 절차에 대한 논의는 이뤄졌지만 이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자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 23일 중앙위원회가 난장판이 된 일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훈에 반하는 일'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안민석 의원은 23일의 중앙위 난장판 사태를 "양아치 대회로 구태 정치의 전형"이라고 비난했고, 홍영표 의원도 "동의한다. 용팔이 사건이 생각났다"고 맞장구를 쳤다. 홍 의원은 "'질서있는 통합'을 내세우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통합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박지원 의원이 대표를 하면 되고, 남이 하면 안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정동영 최고위원도 손 대표를 지원했다. 정 최고위원은 "간장 종지만한 이해 다툼에 빠질 것이 아니라, 역사를 보고 나아가자"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아계시면 '독자전대파'에 대해 뭐라고 하실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독자 전당대회 주장이 서거 전에 '뭉쳐서 싸우라'는 김 전 대통령의 유지에 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의원총회 바깥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상임고문인 신기남 전 의원은 이날 '당원 동지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2003년 새천년민주당의 당무위원회에서 벌어진 구태정치가 당을 결과적으로 분열시키고 열린우리당에게 정치개혁의 시대적 소명을 넘겼던 것처럼, 야권통합의 시대정신을 거부하고 당을 분열로 몰고 가려는 책동이 다시 벌어진 것"이라며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던 낡은 정치가 무덤에서 나와 다시 활개를 치기 시작한 것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 전 의원은 "'7할을 내주고 3할만 가지겠다는 자세로 통합을 하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부를 누구보다 강조해 왔던 박지원 의원이 정작 '지분 나누기' 운운하며 통합정당 건설을 비난하는 것은 누워 침 뱉기에 불과하다"며 "신당창당과 지도부 경선을 함께 치르기 어렵다면 12월 17일 통합 전당대회를 개최하고, 1월 7일에 (통합정당의) 지도부 경선을 치르자"고 제안했다.

박지원 "목포에서 당원들 올라온다 해 내가 전화해서 막았다"

지난 23일의 '중앙위 난장판'을 주도한 이들의 배후에 박 의원 등 독자전대파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박 의원은 "목포에서 당원들이 버스를 타고 올라온다는 얘길 듣고 내가 전화를 해서 돌려보냈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단독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쪽도 여전히 목소리를 높였다. 조경태 의원은 "손학규 대표가 추진하는 통합은 사이비 통합이다. 밀실에서 진행되는 통합이 통합이냐"고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