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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 3월부터 서울형 혁신학교로 지정된 신설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 뜻을 같이하는 교사들과 꿈의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서울형 혁신학교 이야기'는 선생님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서울형 혁신학교 이야기입니다. <기자 말>

내년에 그 학교에 몇 자리 비나요?

서울형 혁신학교를 운영한지 9개월을 보내고 있는 우리 학교에 많이 오는 전화는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학부모에게서 우리 학교에 전학을 오고 싶다는 전화 문의입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최근 들어 많이 오는 전화는 다른 학교 교사들이 '내년에 그 학교에 교사자리가 몇 자리 나느냐?'고 물어오는 것입니다. 교사들에게 오는 전화를 하루에 한두 통은 받는데, 이런 전화가 오는 까닭은 요즘이 서울시교육청 관내 전입요청 초빙교사 대상자 인사철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잘 아는 교사들이 주로 우리 학교에 올 수 없느냐고 물어왔는데, 최근에는 전혀 모르는 교사들이 전화를 많이 걸어와서는 우리 학교에 근무하고 싶다고 합니다.

우리 학교는 올해 3월에 개교한 학교이기 때문에 지난 3월 1일자로 전체 교사가 한꺼번에 부임해와서 장거리 내신같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사 이동이 없습니다. 그러니 내년에 우리 학교 교사 빈 자리는 0인 거지요. 그런데도 교사들은 우리 학교에 어떻게 갈 수 없느냐고 자꾸 묻습니다.

다만, 우리 학교가 현재 학급당 인원수가 서른 명이 넘는 학년이 세 개 학년이 되고, 올해 5개 반인 6학년이 졸업을 하고 내년에 1학년 입학 예정학생 수가 6개 반이 된다는 소식이 있어서, 적어도 세 개 반은 늘어날 가능성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교사가 현재보다 세 명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학급 수가 확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더 필요한 교사 수를 지금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전체 교사들이 모여서 하는 '강명교사회' 학교에서 하는 모든 교육활동은 월요일마다 여는 전체 교사가 참여하는 '강명교사회'에서 충분히 논의하여 진행합니다.
▲ 전체 교사들이 모여서 하는 '강명교사회' 학교에서 하는 모든 교육활동은 월요일마다 여는 전체 교사가 참여하는 '강명교사회'에서 충분히 논의하여 진행합니다.
ⓒ 이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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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에 올 수 없나요?

올해 3월부터 가장 먼저 서울형 혁신학교를 시작한 우리 학교에 1학기 말부터 관광버스를 앞세운 방문객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 방문객들은 학교 단위나 학년 단위, 연구동아리 모임단위, 교육관련단체 회원들로 우리 학교를 직접 방문에서 서울형 혁신학교 운영 사례를 직접 살펴보려고 오는 교사, 교수를 비롯한 교육관계자분들입니다.

방문객들이 우리 학교에 오면 먼저 한 시간 정도 우리 학교 운영모습을 PPT로 설명을 한 뒤 질의응답시간을 갖고, 학교를 돌아보는 차례로 학교 방문 행사를 하는데, 방문 행사를 끝내고 돌아가면서 교사들이 제게 슬며시 묻는 질문은 바로 '이 학교에서 근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요?'입니다.

교사들이 우리 학교에 근무하고 싶다고 할 때마다 저를 비롯한 우리 학교 교사들은 '우리가 잘 하고 있나보다'하는 생각에 안심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과분한 칭찬에 감사하면서 더 잘 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지게 됩니다.

우리 학교는 올해 초 지원교사를 모집할 때도 경쟁률이 치열할 정도로 지원한 교사들이 많았습니다.(관련기사 : 혁신학교가 '전교조 거점학교'? 지원교사 몰린다) 물론 출퇴근시간이 먼 강북으로 이동하지 않아도 되는 이 지역만의 특수성도 있지만, 여전히 일부 교사들에게는 혁신학교는 '교사가 힘든 학교'라는 오해가 돌아다닐 정도인데도 교사들은 우리 학교 교사들을 부러워 하면서 우리 학교에 근무하고 싶어합니다. 왜 그럴까요?

교사들이 우리 학교를 부러워하고 근무하고 싶어하는 까닭은?

다른 학교 교사들이 우리 학교 교사들을 꽤 부러워하면서, 우리 학교에 근무하고 싶어하는 까닭은 다음과 같은 내용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첫째, 우리 학교는 교사들이 전체교사회에서 민주적인 합의를 통해 운영되는 학교(관련자료 : 개콘보다 더 재밌는 교사회) 이기 때문에 교사들의 자율성과 책임감이 강화되면서, 그만큼 교사로서의 자존심과 자긍심이 살아있어 근무 만족도가 높습니다.

둘째, 민주적인 운영되기 때문에 관리자한테 불필요한 업무처리를 강요받지 않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없습니다.

셋째, 교사의 자율성이 확보되어서 교사가 아이들에게 꼭 필요하다싶은 교육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또 비교육적이라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하지않을 수 있습니다.

넷째, 다른 학교에서는 많이 하는 불필요한 업무를 교사들이 스스로 없애고 바꾸어서 교사들은 아이들이 하교 전에는 늘 아이들과 함께 하도록 되어 있어서 여유를 가지고 아이들과 지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학교 교사들은 학교 오는 것이 편하고 즐겁다고 말합니다. 이제야 진짜 교사가 된 것 같다고 말합니다. 교사로서 처음 행복하다고 합니다

자람학교 회의 모습  두 학년씩 묶어서 디딤, 돋움, 자람학교를 만들고 사안에 따라 작은 학교별 협의를 하기도 합니다.
▲ 자람학교 회의 모습 두 학년씩 묶어서 디딤, 돋움, 자람학교를 만들고 사안에 따라 작은 학교별 협의를 하기도 합니다.
ⓒ 이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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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학교는 관리자가 지시전달하는대로 교육적이지도 않고 필요없는 학교 행사를 불만 섞인 표정으로 치르느라 정신이 없는데, 우리 학교는 교사들이 원하는 일만 즐겁게 합니다. 추진하는 일이 잘못되면 교사들이 다시 충분히 회의를 해서 바로잡아 다시 진행하면 되지 다른 학교처럼 관리자한테 불려가서 혼나거나 하는 일이 전혀 없습니다. 

우리 학교 모습을 보고 간 교사들은 우리 학교 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 교사들은 우리 학교 모습을 보고 모든 학교가 우리 학교처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단 하루라도 우리 학교같은 학교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른 학교들은 절대로 그렇지 못하다고 합니다. 교사로서 자긍심과 보람도 없고, 행복하지 않다고 합니다. 우리 학교처럼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뭘까요? 바로 '교사들 의견을 싹 무시하고, 학교를 자기 맘대로 학교를 주무르려는 권위적인 교장 때문에'라고 교사들은 많이 말합니다. 학교가 왜 '교장 때문에' 불행한지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자세하게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서울형혁신학교#혁신학교#서울강명초등학교# 초등교육#교사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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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만에 독립한 프리랜서 초등교사. 일놀이공부연구소 대표, 경기마을교육공동체 일놀이공부꿈의학교장, 서울특별시교육청 시민감사관(학사), 교육연구자, 농부, 작가, 강사. 단독저서, '서울형혁신학교 이야기' 외 열세 권, 공저 '혁신학교, 한국 교육의 미래를 열다.'외 이십여 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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