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새진보통합연대의 '3자 진보통합'이 완성 직전인 가운데, 진보신당이 '왼쪽으로의 통합'을 추진한다. 홍세화 진보신당 새 대표가 28일 '진보좌파 정당건설을 위한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홍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진보신당 신구대표단 이취임식'에서 "이제 진보신당이l 한국사회의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앞장서자고 호소하려고 한다"며 "이 새로운 진보정당은 우리와 다른 쪽에서 진행되는 '3당 통합'에 대항하기 위해서가 결코 아니라 1% 기업 지배 체제에 집중된 권력을 99% 민중에게 되돌려주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또 "먼저 진보신당 밖의 진보적 정당과 제 단체, 그리고 시민과 민중들에게 호소한다"며 "우선 '진보좌파 정당건설을 위한 연석회의' 구성을 제안드린다, 이 연석회의에는 참된 진보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노동계, 학계, 문화계, 청년계 등의 조직과 인사들이 망라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신당은 우선 진보통합 논의에서 이탈한 사회당과 창당을 준비 중인 녹색당 창당준비위원회 등에 손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사회당은 지난 21일 '진보 혁신과 통합 위원회'(위원장 금민 상임고문)를 구성하고 '왼쪽으로의 진보통합'을 적극 준비하는 중이다. 진보신당은 이외에도 민노당-참여당-통합연대의 통합 논의에 동의하지 않는 노동계나 사회단체에도 연석회의 참여 여부를 타진할 계획이다.
"진보신당, 새 진보정당 건설에 한 알의 밀알 될 것"이와 관련, 홍 대표는 "짧지 않은 시간을 진보정당의 꿈을 지키며 분투해온 사회당 동지들을 찾아가 함께 새로운 진보정당을 구성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보다 훌륭한 사람들이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에 참여하는 길을 열기 위해 우선 제가 지닌 기득권부터 서슴없이 내려놓을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어려운 창당의 길에 나선 녹색당 창준위께 통합을 제안하는 것은 몰역사적인 태도이며 정치도의상으로도 맞지 않는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단순한 선거연대를 넘어선 깊고 장기적인 연대를 요청하는 것은 여러분의 꿈과 우리의 이상이 지금보다 더 넓고 더 구체적인 맥락에서 만날 것임을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동계를 향해서는 "지금 진보정당운동의 정체성이 근간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멈출 수 없는 장정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며 "노동진영이 이렇게 보고 있을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민주통합에, 민주노총은 진보통합에 참여하는 상황에서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본질이 왜곡되고 있단 지적이었다.
홍 대표는 이어 "진보신당은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새로운 장정을 시작하기 위해 자신을 비우고 새 진보정당 건설에 한 알의 밀알이 될 것을 다짐한다"며 "우리 함께 진보정당 운동을 제대로 다시 세우자"고 호소했다.
김종철 진보신당 부대표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진보좌파 정당 건설을 위해서라도 시간이 별로 없다는 판단 아래 당초 계획과 달리 이날 취임식과 동시에 연석회의 건설 제안을 하게 됐다"며 "29일 각 당과 단체에 제안서를 보내고 빠르게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련 정당 및 단체 간에는 상당한 교감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대표는 진보통합 논의에서 빠진 '진보정치세력 연대를 위한 교수, 연구자 모임(진보교연)'은 지난주 홍 대표와 만나 연석회의 건설을 위한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김 부대표는 "사회당·녹색당 창준위·사회진보연대·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 공동실천위원회(사노위) 등이 연석회의 제안 대상"이라며 "민노당-참여당-통합연대의 진보통합에 이견을 갖고 있는 민주노총 산하 산별연맹들도 두루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FTA 폐기 원칙, 총선 야권연대의 제1 전제조건"한편, 홍 대표는 이날 진보신당의 내년 총선 야권연대 원칙도 제시했다.
홍 대표는 이날 "한미FTA 폐기는 총선 야권연대의 제1 전제조건"이라며 "우리는 한미FTA로 대표되는 역사적·사회적 반역에 반대하고 저항하려는 제 정당과 단체, 그리고 자발적 시민들과 기꺼이 협력하고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대로 그는 "이 원칙이 무시되거나 몰각되는 연대에 휘둘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특히, "이른바 '복지국가연대'에 입각해 한국사회에 FTA를 불러들인 전 정권의 계승자들과 통합하는 것을 가리켜 '진보대통합'이라 부르는 것, 바로 이것이 우리가 지금 목격하는 진보의 비극"이라며 '진보좌파정당' 건설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