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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학습 진단평가(일제고사)가 실시된 2009년 3월 31일 오전 서울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사의 지시로 시험지 배포를 기다리며 눈을 감고 있다.
 교과학습 진단평가(일제고사)가 실시된 2009년 3월 31일 오전 서울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사의 지시로 시험지 배포를 기다리며 눈을 감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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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 12일 치러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 때 일부 학교에서 '학교 차원의 답안지 조작'과 '학급 차원의 커닝 방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런 내용을 확인하고도 공개하지 않아 '은폐·축소 의혹'을 받고 있다.

학교 차원의 성적 조작... 교과부는 '쉬쉬'

일제고사는 교과부가 2008년부터 한 해에 한 번씩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생을 대상으로 전국 단일 시험지로 시행하는 평가다. 지난 1일 교과부는 이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고교 교과별 향상도 100대 우수학교 명단'을 발표했다.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2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어제(1일) 발표한 고교 학업 향상도 100개교 순위에 들어가야 할 학교 가운데 2개교와 또 다른 한 고교가 시험부정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이 학교들은 부정 사실에 대해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3개 고교에 대해서는 교과부와 시·도교육청에서 전면 감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해당 학교의 지역과 명단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지난해 충북 제천지역 한 초등학교 교감과 교사 등 6명이 시험 부정을 방치한 사실이 적발돼 해당 교원 6명이 징계 의결 요구됐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학교 차원에서 조직적인 '답안지 조작과 성적 조작' 등의 혐의가 벌어진 것은 처음이다.

교과부에 따르면 A고교는 학교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답안지와 성적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올해 9월 접수된 제보를 바탕으로 교과부와 교육청이 조사한 결과다. 교과부 관계자는 "추궁 과정에서 학교에서도 일부 시인했다"고 말했다.

B고교와 C고교의 부정행위 혐의는 교과부가 학업향상도 100대 우수학교를 검증하는 단계에서 포착됐다. 지난해에 견줘 학업성취도 향상도가 부쩍 상승한 이유를 수상하게 여긴 교과부가 내사를 벌인 결과다.

두 학교는 복수 시험 감독을 해야 하는 일제고사 시행 지침을 어기거나, 의도적으로 시험 감독을 소홀하게 해 '커닝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 "부정행위는 빙산의 일각... 몸통은 교과부"

교과부 관계자는 "학업성취도평가가 내신 성적에 들어가지 않아 감독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시험 부정이 적발된 학교에 대해서는 감사를 벌여 교장과 교감, 해당 교사에 대해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시민단체들은 "일제고사 부정행위의 몸통은 교과부"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장은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이번에 드러난 3개 학교의 시험 부정 혐의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며 "교과부가 올해부터는 100대 학교를 서열화하고 시험 향상도를 교육청, 학교, 교사의 평가에 반영해 성과금 등의 차별을 두고 있는 것이 부정행위를 낳는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장 회장은 "일제고사 부정행위의 몸통은 교과부이며 앞으로 이런 행위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태그:#일제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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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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