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상위 50개(예산 규모 기준) 사립대 총장의 평균 연봉이 10억 원에 육박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워싱턴에 기반을 둔 저널 <고등교육 크로니클>이 미국의 482개 사립대 총장 519명의 2009년 연봉을 조사한 결과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 시각), <고등교육 크로니클>과 '대학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미국 대학 총장들의 연봉 및 학생 등록금 현황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의 상위 50개 사립대 총장들의 2009년 평균 연봉은 87만6792달러(약 9억9000만 원, 1달러=1130원 기준)이다. 10년간 75퍼센트 인상된 수치다. 예산 규모가 5000만 달러 이상인 대학들의 총장 연봉은 1년 사이에 2.2퍼센트 올랐다.
482개 사립대 총장 중 연봉이 100만 달러(11억3000만 원) 이상인 사람은 36명이었다. 이는 그 전년도보다 6명 늘어난 수치다.
1년에 100만 달러 이상 받는 사립대 총장 증가이들 중 2009년에 가장 급여를 많이 받은 사람은 드렉셀대학교 총장이던 콘스탄틴 파파다키스다. 콘스탄틴 파파다키스는 그해에 491만 달러(약 55억4000만 원)을 받았다. 이 중 대부분은 생명보험금 등으로, 콘스탄틴 파파다키스의 아내가 받았다. 콘스탄틴 파파다키스는 총장 재직 중 사망했다.
두 번째로 많은 연봉을 받은 사람은 윌리엄 브로디 전 존스홉킨스대학교 총장이다. 윌리엄 브로디는 382만 달러(약 43억1000만 원)를 받았다. 도널드 데로사 전 퍼시픽대학교 총장(236만 달러, 약 26억6000만 원)과 헨리 비넨 전 노스웨스턴대학교 총장(224만 달러, 약 25억3000만 원)이 그 뒤를 이었다.
아이비리그로 불리는 미국 북동부의 8개 '명문대' 총장 중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사람은 리처드 레빈 예일대학교 총장이었다. 리처드 레빈은 2009년에 163만 달러(약 18억4000만 원)를 받았다. 이는 2008년보다 6.4퍼센트 인상된 액수다.
경제학자인 리처드 레빈은 1993년 이래 19년째 예일대학교 총장을 맡고 있다. 아이비리그 소속 대학 총장 중 최장수 총장이다.
예일대학교와 함께 아이비리그에 속한 하버드대학교와 프린스턴대학교의 총장 연봉도 올랐다. 드류 파우스트 하버드대학교 총장은 2009년에 87만5000달러(약 9억8000만 원)를, 셜리 틸먼 프린스턴대학교 총장은 91만1000달러(약 10억2000만 원)를 받았다. 2008년보다 각각 6.4퍼센트, 3.4퍼센트 오른 금액이다.
이와 달리 아이비리그 소속 대학 중 네 곳에서는 총장 연봉이 다음과 같이 줄었다.
▲ 리 볼린저 콜럼비아대학교 총장 : 153만 달러(약 17억2000만 원), 2008년보다 13퍼센트 감소.▲ 에이미 거트먼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총장: 132만 달러(약 14억9000만 원), 2008년보다 3.4퍼센트 감소. ▲ 데이비드 스코튼 코넬대학교 총장 : 86만2000달러(약 9억7000만 원), 2008년보다 5.9퍼센트 감소.▲ 루스 시몬스 브라운대학교 총장 : 65만7000달러(약 7억4000만 원), 2008년보다 26퍼센트 감소.2009년에 아시아계로는 최초로 아이비리그 총장이 된 김용 다트머스대학교 총장은 61만3000달러(약 6억9000만 원)를 받았다.
"총장 급여 늘면서 학생 부담 증가"이처럼 상위 50개 사립대 총장의 평균 연봉이 10억 원에 육박하고 1년에 100만 달러 이상 받는 총장이 늘어난 속에서, 학생의 등록금 부담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총장 급여가 늘어남에 따라, 대학 운영에 필요한 돈을 확보하기 위해 쓰이는 방법 중 하나가 학생과 그 가족에게 더 많은 돈을 내게 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대학위원회'가 10월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 공립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8244달러(약 930만 원)다. 공립대학의 등록금 인상률은 8.3퍼센트로, 물가 상승률의 2배에 달한다. 사립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2만8500달러(약 3220만 원)다. 이는 지난해보다 4.5퍼센트 오른 금액이다.
대학위원회는 이처럼 등록금이 인상되면서 미국 대학생이 평균 20000달러(2260만 원) 이상의 빚을 지고 졸업한다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