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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굴을 채취하며 살아온 100세 할머니가 단지 맨손어업 신고필증이 없다고 보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한참 잘못된 거 아니냐. 그렇다고 지역신문에 보도됐다고 해서 이 할머니만 지원해 줄 것이 없는지 물어보는 것 자체도 잘못이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피해민들 다 조사해서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지난 2일 피해단체 구성에 발빠른 행보를 하고 있는 '보상받지 못한 피해민의 모임'(이하 '보상모') 핵심 인물들이 태안군 이수연 부군수를 방문한 자리에서 건의한 내용이다.

 

만리포관광협회 사무실을 임시로 사용하며 보상모 발족을 준비해 온 이들은 태안원유유출사고 4년을 이틀 앞 둔 지난 5일 태안군유류피해대책지원과에 피해민단체 신청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330명의 소원지역 피해주민들로 구성된 보상모는 지난달 28일 태안군문화예술회관 소강당에서 열린 정부법무공단의 '보상받지 못한 자'에 대한 지원 관련 최종용역보고회 자리에서 공식적인 첫 행보를 시작했으며, 이날 보고회장 밖에 보상받지 못한 피해민의 모임 명의로 '삼성타도! 현대타도! 정부타도! 보상받지 못한 피해민은 통곡한다', '삼성, 현대오일뱅크는 보상받지 못한 피해민의 분노를 방관하지 마라!'는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은 태안부군수를 만난 자리에서 최종용역보고회(관련기사 : 태안 '보상받지 못한 자' 지원대상 어디까지?)와 관련해 "실질적인 피해지역은 태안인데 왜 인근 시군까지 불러서 용역보고회를 갖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이번 용역보고서에는 정신적 피해부분을 비롯해 건강, 환경복원에 대한 피해가 포함되지 않았다. 태안에 대해서만 3차 용역을 다시 진행해 실질적인 피해 조사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이에 대해 태안군과 태안군의회에서 강력하게 추진해 달라"며 "만약 또 다시 군과 의회에서 이를 묵살한다면 가장 먼저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 보상모는 최종용역보고회 이후 보상받지 못한 자에 대한 지원규모가 580억 원이라는 국토해양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며 "정부의 용역보고서에는 등급도 없고, 다 똑같이 보상한다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반발한 뒤 "아래지역(전라도)은 태안에서 조업을 하지 못해 수산물 가격이 비싸져 소득을 꽤 올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차등이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생계비와 같이) 태안에 보상 총액의 70% 이상을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수연 부군수는 "지역간 불합리한 부분에 대해 국토해양부에 건의하고 대화를 진행해 보겠다"고 답한 뒤 "우리나라의 무자료 거래 관행이 예전부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업을 해 온 피해민들의 보상을 막고 있는 게 참으로 안타깝다"며 "국제기금도 한국의 특수성을 인정해 줘야 하는데... 아무튼 군에서 챙길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허베이스피리트 지원단과 삼성중공업 본사 방문 계획을 전한 보상받지 못한 피해민의 모임은 현재는 소원면 피해주민만을 대상으로 모임이 구성되어 있지만 향후 지역별로 비슷한 성격의 단체가 구성되면 연합 단체로 구성할 계획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보상받지 못한 피해민의 모임은 지난 5일 태안군유류피해대책지원과를 찾아 피해단체 신청서를 접수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태안군 관계자는 "피해단체는 특별법 시행령 7조1항에 따라 구성할 수는 있지만 이미 서산수협피대위 등 15개 단체에 이중으로 가입된 자가 있다면 법률적 검토를 해봐야 할 것"이라며 "검토 후에 피해단체 신고등록 여부를 통보해 주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피해단체 등록 여부는 신청서 접수 후 7일 이내에 통보하도록 되어 있다.

 

[인터뷰] 보상받지 못한 피해민의 모임 국현민 위원장

보상받지 못한 자 권익 대변... 330명 가입
보상받지 못한 자 3차 용역 진행 주장도 펼쳐

 

"보상받지 못한 피해민의 모임은 다른 단체와는 달리 위원장도 없고 회장도 없다. 가입한 모든 피해민들이 위원장이며 회장이다."

 

지난달 28일 태안문화예술회관 소강당에서 열린 정부법무공단의 '보상받지 못한 자'에 대한 지원 관련 최종 용역보고회 자리에서 국현민 위원장(신청서류상 대표)이 한 말이다.

 

또한, 이 자리에서 국 위원장은 최종용역 결과와 관련해 "엄청난 예산을 들였음에도 용역보고서가 부실하다."며 "외적 피해만이 아닌 보상받지 못한 자들에 대한 정신적 보상, 건강피해, 환경복원분야까지도 함께 이루어져 용역보고서에 포함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보상받지 못한 피해민의 모임'은 유류오염손해배상보장법에 따른 손해배상 또는 보상을 청구한 자로서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손해배상 또는 보상을 받지 못한 자를 포함해 '보상받지 못한 자'의 범주를 벗어나 입증자료가 없어 피해보상을 신청하지는 못했지만 실제 피해를 입은 피해민들까지 구제하기 위해 단체를 구성하고 본격 활동 준비에 들어갔다.

 

특히, 보상받지 못한 피해민의 모임은 현재 태안군유류피해대책위연합회 산하에 구성되어 있는 15개 피해단체와 비교해 볼 때 피해민들의 정당한 피해 배보상 등 피해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목적을 놓고 볼 때는 유사한 성격을 갖지만 독특한 점은 특별법에 의해 구성된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1인 단체장이 없이 모임 구성원 모두가 위원장이며 단체장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특별법에 의한 정식 피해단체 등록신청을 3일 앞둔 2일 기준으로 330명의 구성원들이 입회원서를 제출할 정도로 구성원들은 별도의 가입수수료 없이 단체 입회가 가능한 이 모임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구성원들도 소원면 피해주민을 위주로 구성돼 독자적인 행보로 모임의 정체성을 찾아가겠다는 각오다.

 

아직까지 변변한 사무실을 구하지 못해 만리포관광협회 사무실에 임시사무실을 마련했다는 국현민 위원장은 "피해단체 구성 당시 피해금액 산출해서 소액출자금증서를 받았던 다른 단체와는 달리 피해민들에게 돈 한푼 안받고 모임을 결성하게 됐다"며 "피해지역별로 차등이 없고 당연히 보상을 받아야 하는 피해민들이 제외된 용역보고서를 보고 실망했다. 태안군만을 별도로 3차 용역이 진행되어야 하고, 현실적으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름유출사고 4주기를 앞둔) 6일 태안군유류피해대책지원과에 피해주민단체 신고서 제출을 시작으로 곧바로 정식 단체로 등록이 되면 국토해양부 허베이스피리트 피해보상지원단을 방문하는 한편, 가해기업인 삼성중공업 본사를 방문해 '보상받지 못한 자'에 대한 요구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태그:#태안원유유출사고, #보상받지 못한 자, #보상받지 못한 피해민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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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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