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8시 한나라당 의원총회가 열리는 국회 본청 245호에서는 여러 번 웃음꽃이 피었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연일 침울한 분위기 속에 가시돋친 설전이 오갔던 의원총회 분위기와는 딴판이었다.
분위기 반전의 주인공은 전날 쇄신파와의 갈등을 일시 봉합하고 의원총회장에 모습을 드러낸 박근혜 전 대표였다. 박 전 대표의 의원총회 참석은 지난 2009년 원내대표 경선 이후 2년7개월만이다.
박 전 대표는 의원들과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고 앉을 자리를 찾으면서 "다들 앞자리는 피하시네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사회를 맡은 이화수 의원이 "오늘이 200번째 의원총회라 의미가 있는데 오랫만에 참석한 의원이 있다, 누구라고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하자 박 전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박 전 대표의 의원총회 참석에 대해 의원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김성태 의원은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표가 의원총회에 참석한 것은 당의 변화 의지를 보여 준 것"이라며 "박 전 대표가 '친박은 없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우여 "어제까지만 해도 폭풍 몰아쳤는데..."황우여 원내대표도 탈당 사태까지 부른 당내 갈등이 수습의 길로 들어선 것에 대해 안도감을 내비쳤다. 황 원내대표는 "어제까지만 해도 먹구름과 폭풍이 몰아쳤지만 오늘 아침 일어나서 기도를 하고는 큰 희망이 생겼다"며 "다시 한번 우리는 하나다, 다시 한번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어떤 실체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정태근·김성식 의원의 탈당을 반드시 되돌리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황 원내대표는 "두 의원의 탈당계가 제 책상 위에 있지만 저로서는 수리할 수 없다"며 "제가 단식 투쟁을 해서라도 '너희들 어디로 가느냐'며 후배들에게 최후의 저항을 해봐야겠다"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또 "제가 누구보다 좋아하고 함께 수많은 밤을 머리를 맞대고 언성 높여가며 토론했던 두 의원이 이 자리에 없다"며 "말할 수 없는 허전함을 느낀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황 원내대표는 동료 의원들에게도 "두 의원을 마음 속에서 지우지 말고 같이 만나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