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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교과부와 서울시교육청이 학부모에게 나눠준 자료.
 20일 교과부와 서울시교육청이 학부모에게 나눠준 자료.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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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와 서울시교육청이 20일 학부모 초청 교육행사를 공동으로 열고 현장에서 '한미FTA를 걱정하는 국민들'의 주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해 "교육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공교육 신뢰도를 높인다'는 취지로 열린 이 행사에서 이주호 교과부 장관과 이대영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도 특강자로 참석해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정책 설명회에서 한미FTA 홍보물 배포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서울 서초동 서울교대 종합문화관에서 열린 '학부모와 함께하는 교육정책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는 모두 300여 명. 학부모들은 "교육정책에 대한 설명을 통해 공교육의 신뢰도를 제고하고자 한다"(서울시교육청 12월 9일자 공문)는 서울지역 초중고 교장 등의 권유에 따라 참석했다.

하지만 교과부와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행사장에 입장하는 학부모들에게 자료집과 함께 교육정책과 관련 없는 "괴담은 괴담일 뿐, 거짓이 진실을 가릴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배포했다. A4용지 4쪽 분량으로 된 이 유인물에는 '대한민국정부'란 글도 적혀 있다.

문제의 한미FTA 유인물.
 문제의 한미FTA 유인물.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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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형태로 작성된 이 유인물은 한미FTA를 반대하는 국민들의 일부 주장을 뽑아 '괴담과 거짓'으로 규정했다. 또 'FTA로 전기·가스요금, 의료보험료 폭등한다?' 'FTA로 인간광우병 창궐한다?' '의료민영화로 맹장 수술비가 900만원 된다?' 'FTA로 쌀농사가 망한다?' 등 총 네 가지 주제로 나눠 한미FTA 반대 측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한미FTA 자료는 교육청이 만든 것이 아니라 교과부가 행사장에서 나눠주라고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조연희 교육희망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국민들의 걱정을 '괴담'으로 조롱한, 그야말로 조악한 '찌라시' 수준의 유인물을 정부가 교육행사에서 나눠줬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장은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도 "자녀교육을 위해 참석한 학부모들에게 정치적 논란이 있는 한미FTA 유인물을 나눠준 것은 교육의 정치 중립성을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과부 학부모지원과 중견 관리는 "한미FTA 자료는 기획재정부가 만들었는데, 이미 비준이 됐기 때문에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배포했다"며 "교육행사이기 때문에 장관님도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 자료만 제공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교과부는 지난 9일에도 16개 시·도교육청에 '한미FTA 효과 이해도 제고를 위한 홈페이지 팝업 및 배너 설치 협조 요청'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내 각 학교 홈페이지에 한미FTA 내용을 설명하는 팝업과 배너 설치를 요구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일 오전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학부모들 앞에서 강연하고 있다.
 20일 오전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학부모들 앞에서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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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장관은 이날 한 시간 분량의 특강을 마친 뒤 "고교 절대평가 방안이 (특목고 학생에게 유리해) 특목고 열풍을 불러오는 것 아니냐"는 한 학부모의 질문을 받았다. 이에 이 장관은 "그 아이가 영어 잘 해서 특목고인 외국어고에 갔으면, 그만큼 (새로운 평가체제에서는) 인정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특목고 학생이 유리하다는 점을 사실상 시인한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한미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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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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