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정렬 부장판사가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이정렬 부장판사가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 신종철

대법원이 22일 'BBK 의혹 제기' 정봉주 전 의원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확정한 것과 관련해 판결에 대한 불만의 표출로 재판부 주심을 맡은 이상훈 대법관에 대한 '신상털기'가 범람하자, SNS를 통해 활발히 소통하는 창원지법 이정렬 부장판사가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포털사이트 그리고 트위터와 같은 SNS상에서는 '근조! 사법부', '사법살인'이라는 격한 표현들이 넘쳐나고 있고, 특히 "정봉주를 감옥으로 몰아넣은 사법살인의 주인공들 면상을 완전 방출!"이라는 제목의 사진은 리트윗(RT)되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여기엔 1심부터 대법원까지 정봉주 전 의원에게 유죄를 선고한 재판장과 대법관의 사진을 싣고 신상을 공개하며 비판했다. 이상훈 대법관의 경우 지난 2월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와 의혹들을 조목조목 거론하며 신랄히 비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러자 이정렬 부장판사는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먼저 "소중한 트친님들. 많이 속상하시죠? 안타까움, 실망, 배신감 등등으로 간밤에 제대로 못 주무시지 않았을까 걱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친님들께 부탁 말씀 하나 올리려니 너무나 죄송한데요..."라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꺼냈다.

그는 "트친님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합니다만, 봉도사(정봉주)님 판결의 주심 대법관님 신상에 관한 트윗을 보았습니다. 판결 결과나 시기, 경위가 전혀 승복할 수 없는 것이더라도 판사의 신상털기는 좀 과하다 싶습니다"라고 '신상털기'에 대한 자제를 당부했다.

이어 "많은 트친님들께서 이사짐 포장용 종이생산 회사 소속 직원들의 제 SNS에 대한 관음증 환자 같은 행위에 관해 비판하셨잖아요. 주심 대법관님 신상털기도 결국 그 직원들의 성도착성 행위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부장판사는 "정의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따뜻한 마음을 갖고 계신 소중한 트친님들께서 다른 사람의 신상털기를 하신다면, 결국 트친님들께서도 수구꼴통, 매국노, 찌라시, 개넘기자 등등으로 지칭하시는 사람들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라고 반문하며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제발 부탁인데요. 지금의 분노를 맘껏 표현하시되, 신상털기 말고 다른 방법으로 해 주셨으면 합니다"라며 "매서운 추위만큼 몸에도 마음에도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 날에 밝고 유쾌한 말씀 못 드리고, 이런 부탁을 드리게 되어 죄송하기 그지없습니다만, 제발 부탁입니다..."라고 거듭 당부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이정렬#정봉주#이상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