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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 트리 -
ⓒ 이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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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성탄절,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어제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캐럴이 울려 퍼졌다. 화려한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도시의 번화가와 백화점은 온통 축제분위기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돌려 세상 속 그늘진 곳을 보면,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겨울은 언제나 고통의 시간이고 아픔의 계절이다.

여기, 하늘에서 내려오신 듯한 천사 한 분이 계신다. 경북 문경시 점촌1동에 사시는 윤동녀할머니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자신이 살고 있는 곳 점촌1동 동사무소를 찾아 불우이웃돕기 성금 500만원을 내셨다. 지금까지 6년간 내신 성금이 총 2300만원이나 된다고 한다. 할머니는 그 외에도 경로당에 난방비를 대고, 동사무소 민원실에 사탕을 몇 년째 가져다 놓고 있다.

2300만원은 부자에게는 푼돈이겠지만 윤동녀 할머니나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수억원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지닌 큰 돈이다. 성금 2300만원을 모으려면, 폐지 1㎏의 가격이 시가로 150원 정도이니 153톤을 모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윤동녀 할머니는 연세가 81세이고 단칸방에 전기장판을 깔고 혼자 살면서 1년 365일 더우나 추우나 새벽부터 점촌 시가지 골목골목을 다니며 폐지와 공병 등을 주워 팔아 성금을 냈다는 사실이다. 그러면서 남을 돕는 일은 숨어서 해야 한다며 자신의 이름도 알리지 말며 보도용 사진 한 장을 못 찍게 하였다.

라면 몇 박스, 쌀 몇 포대 들고 불우이웃돕기 한답시고 찾아가 아프고 불편한 사람 마당 앞에 세워놓고 사진 촬영하여 보도자료 내 보내는 무개념 자기과시형이 있는 세상에, 그리고 일부이지만 특정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불우이웃돕기가 이뤄지는 세태에 할머니의 선행과 생각은 한줄기 빛이요, 계시요, 회초리요, 가르침이다.

할머니의 선행은 따스한 방에서 배고픔 없이 살면서 불우이웃에 사랑을 베풀지 못하는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각박한 세상, 그저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세상에 사랑의 모닥불을 지펴 추운 겨울을 따스하게 한 할머니 소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보호를 받고 지원을 받아야 할 처지에, 할머니는 내년에도 계속 리어카를 끌고 다닐 것만을 생각하고 있다. 아무리 당신이 하고 싶어 하고, 행복하고 즐겁고 보람이 있다 해서 하시는 일이기는 하지만, 할머니 연세가 고령인지라 건강이 염려스럽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
- 윤동녀 할머니 소식을 듣고 -  

부끄러운 줄 알아라.
사진 함부로 찍지 마라.

불우이웃돕기 한답시고
라면 몇 박스
쌀 몇 포대 앞에 놓고
도움 받는 장애인이나
혼자 사시는 연세 많으신 어르신을
머리 빗질도 하지 않은 채
옷도 바꿔 입지 않은 모습으로 모시고 나와
사진 찍고 보도자료 내고
그딴 짓 하지마라

엉겁결에 도와준다니
선한 마음 고맙다고
시키는 대로 섰지만
초상권은 생각해 봤나
여건 여의치 못해 함께 살지 못하고
객지에 가 있는 그분들 가족이
그 사진 본다면 어떠하겠는지
그 난감함을, 생각 한번 해 봤나
조그마한 생색으로 선한일 한답시고
자기만족 채우려고 ---
세상이 비웃는다.
낮 뜨거운 짓 그만해라.

문경시 점촌1동 윤동녀(81) 할머니는
단칸방 전기장판에
안 입고 안 쓰시고
춥고 더운 날 마다않고 폐지 주워 팔아
자신도 어려운 형편에
경로당에 난방비 지원하고
동사무소 민원실에 수년간 사탕 제공하고.
꼬깃꼬깃 모은 돈
올해 500만원
6년간 2,300만원 성금내고도
이름도 내지마라 자신을 숨기는데
기자들 보도하겠다고 사진 찍자하여도
한사코 거부하는데
못난 사람들아
부끄러운 줄 알아라.
사진 함부로 찍지 마라.

배우고 가진 자들
편 가르고 싸움질하며
추태보이고 세상을 흐릴 때
하늘의 천사가 현신한 듯
사랑의 화신인 듯
세상을 밝히시네
따스하게 하시네

제 잘났다 거드름 피며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이 판치는 세상
말마다 국민, 국민 하는 정치인보다도
행사장 특석, 시민들 앞에서 박수 받는 사람보다도
더 아름답고
더 훌륭하고
더 존경스럽습니다.

시민들은 할머니 소식 듣고
작은 빛으로 사회를 따뜻하게 해 주시는 할머니 더욱 건강하세요~~
제가 부끄럽군요~~ 할머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십시오^^
할머니 사랑합니다.
추운 날씨에 건강 항상 챙기시기 바랍니다. 너무도 자랑스럽습니다. 했다.

선한 일
남을 위한 일은
숨어서 하는 것
알량한 자선으로
세상을 우롱하는 짓
하나님이름으로 경고하건대
부끄러운 줄 알아라.
사진 함부로 찍지 마라.

덧붙이는 글 | 할머니의 뜻에 따라 인물사진 등 관련사진은 넣지 않았습니다.



태그:#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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