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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돈 한나라당 비대위원이 6일 오마이뉴스 <이털남>에 출연해 김종배 시사평론가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상돈 한나라당 비대위원이 6일 오마이뉴스 <이털남>에 출연해 김종배 시사평론가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결국 마지막에 나오는 게 특검이다. 물론 검찰 수사가 막 시작된 만큼, 특검을 논의하기 좀 이르다. 하지만 수사가 지지부진할 경우, 한심하고 불미스럽지만, 한나라당 스스로 특검을 요청하는 상황이 올까 걱정된다."

이상돈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중앙대 법학과 교수)이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의 폭로로 밝혀진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가 미진할 경우, 특검을 도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은 지난 5일 비대위 전체회의에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상정되지 않았던 '전당대회 돈 봉투 문제'를 제기해 '검찰 수사 의뢰'라는 당의 선제 대응을 이끌어 낸 장본인이다. 

이 위원은 6일 오전 <오마이뉴스>가 만드는 데일리 시사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 - '이털남' 김종배입니다>에 출연해 "정당의 존립을 위협할 정도의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4·11 총선을 불과 석 달 앞둔 시점에서 터진 최대 악재에 대한 한나라당의 위기의식이 느껴지는 발언이었다. (※ 자세한 내용은 팟캐스트 방송 <이털남 김종배입니다>에서 내려받아 들을 수 있습니다.)

이 위원은 "상식적으로 고 의원 한 사람에게만 돈 봉투가 갔겠나"라며 "이게 사실이라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받을 문제다, 게다가 (돈 봉투를 돌려 당선된) 당 대표에게 정당성이 있느냐는 논의까지 나올 것"이라고 짚었다.

각종 언론보도를 통해 '범인'으로 지목된 박희태 국회의장에 대해서도 "만약 사실이라면 논의할 필요도 없다"며 "설사 자신은 몰랐고 실무진이 벌인 일이라도 법적인 책임은 없지만 정치적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회의 수장인 국회의장이 검찰 수사를 받을 수 있겠나, 의장직을 일단 내놓아야 하지 않겠나"라는 질문에는 "현직 국회의장도 얼마든지 수사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수사를 받을지 말지는) 본인이 판단할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비례대표 공천 돈 봉투 의혹도 수사 의뢰 검토해야... 당내 자정 시스템에 회의적"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비례대표(공천)도 돈과 관련이 있다는 소문이 있다"며 새로운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도 이 위원은 "말이 필요 없다"며 서청원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 전 대표의 경우를 소개했다.

서 전 대표는 지난 2009년 5월 18대 총선 비례대표 공천 대가로 특별 당비를 수수한 혐의로 1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 위원은 "이미 (비례대표 공천에 대한) 당비 헌납도 위반으로 봐서 친박연대에서 그 문제를 갖고 심각한 사법처리를 당하지 않았나"라며 "인 목사가 어느 정도의 근거를 갖고 말한 것인지는 모르나 (돈 봉투를) 받은 사람이나 돌린 사람 모두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너무 분명한 얘기라 더 말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와 별도로 당의 독자적 조사도 진행돼야 하지 않느냐는 시사평론가 김종배씨의 질문에는 "(지난 5일 비대위 전체회의에서도) 그런 필요성이 거론됐지만 이를 조사할 기구의 구성원이 지금 이 시점에서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와 일단 검찰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며 "당 조직이 강제 사법권을 갖고 있는 게 아니고 당 지도부가 붕괴돼 비대위 체제로 가동되는 상황에서 선거를 대비하는 것만도 너무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 스스로 이런 일을 자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는가에 대해서도 상당히 회의적"이라며 "당 윤리위가 의원의 품위 유지 위반, 당론 위배 등을 제재할 수는 있겠지만 이 같은 실정법 위반 사안은 당 내부 담당 사안을 벗어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가 총선 이후까지 결론을 못 낼 경우, 유권자가 판단해야 할 중요한 근거를 잃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결국 마지막으로 나오는 게 특검"이라며 "한나라당 스스로 특검을 요청하는 상황이 올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이 위원은 "검찰이 수사를 하다 보면 고구마 줄기처럼 (의혹이) 나올 텐데 검찰이 잘 캐주길 바란다, 고구마 줄기가 짧으면 다행이고 깊으면 심각하다"며 "일단, 고 의원의 폭로에 대해서만 수사를 의뢰했지만 인 목사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의뢰를 할 것인지는 다음 주 비대위 회의에서 논의해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 쇄신 협조해주십사 했는데 부당하다 하면 더 이상 할 말 없다"

 이상돈 한나라당 비대위원이 6일 오마이뉴스 <이털남>에 출연해 김종배 시사평론가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상돈 한나라당 비대위원이 6일 오마이뉴스 <이털남>에 출연해 김종배 시사평론가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한편, 이 위원은 이날 역시 "원내 안정 의석을 갖고 있던 정당 지휘부가 붕괴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최근까지 당을 운영했던 사람들이 책임을 느껴야 하지 않나"라며 기존의 '정권 실세 용퇴론'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해당 발언이) 의도적인 발언이 아니었는데 언론에서 1면 톱에 싣는 건 그만큼 사회적 공감대가 있기 때문 아니냐"라며 "한나라당을 이렇게 끌고 온 분들이 그대로 다 총선 후보로 나서 도와달라는 건 좀 그렇지 않냐"라고 반문했다. 사실상 한나라당의 쇄신이 성공하기 위해선 당내 주요 인사들이 이명박 정부의 국정 실패에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얘기였다.

용퇴론 제기 이후 권택기·장제원 등 한나라당 친이계 일부 의원들이 이 위원의 '천안함 발언'을 거론하며 사퇴를 촉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미 충분히 해명했고 (정부 발표 이후) 공인으로서 경솔했다고 사과했다"며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 이 위원은 천안함 사건 초기 '선박 피로에 의한 침몰' 가능성을 제기했다가 어뢰 발견 이후 입장을 바꿨다.

이 위원은 특히 "이 위원이 의원총회에 참석해 '천안함 발언'을 해명해야 한다"는 권택기 의원의 주장에 대해 "<시사저널>에 (천안함 폭침을 인정하는) 글까지 썼는데 차후에 말로 소명하는 것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친이계 의원들이 천안함 발언을 이유로 이 비대위원의 사퇴를 주장하는 정치적 저의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이날 "공천이 특정계파에 대한 보복으로 발전돼선 안 된다,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당이 바뀌는데 협조해주십사 말한 것인데 그를 부당하다고 느낀다면 나로선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주관적 잣대가 적용될 수 있는 '정성평가(질을 평가하는 것)'를 공천기준에 반영하는 것에 대해서도 "신뢰가 무너진 사회에서 정성평가는 불가능하다, 더 나쁜 결과만 초래할 뿐"이라며 부정적인 자세를 보였다. 또 "솔직히 밖에서 저 정당은 죽기살기로 싸운다고 보는 게 부담스럽다"며 "당위성도 있고 현실적으로 감안할 부분도 있다, 나로선 여론에 호소하는 것 외엔 아무 수단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종전의 발언에 비해 강도가 약해진 배경에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주문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절대로 아니다"며 "(용퇴론을 둘러싼 논쟁에 대한) 피로감도 있고 똑같은 일만 반복되고 있다, 지금 정도로도 내 생각이 제대로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에게 존경받는 다선 국회의원이 없는 것이 한국 정치의 불행이다, 근본적으로 국회 문화가 잘못된 것 같다"며 "하루아침에 되진 않겠지만 (비대위 활동이) 국회가 변하는 토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상돈#전당대회 돈봉투#쇄신#공천#정권실세용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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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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