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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개발법 개정안 통과로, 부동산투자회사가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의 단독 시행자로 나설 수 있게 됐다. 사진은 대표적인 도시개발사업인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의 모습.
 도시개발법 개정안 통과로, 부동산투자회사가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의 단독 시행자로 나설 수 있게 됐다. 사진은 대표적인 도시개발사업인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의 모습.
ⓒ 드림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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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7일 오전 10시 35분]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민간 참여를 확대한 도시개발법 개정이 맥쿼리(Macquarie) 그룹 소속 회사를 포함한 부동산투자회사(리츠)에 특혜를 준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호주의 금융그룹 맥쿼리 그룹은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인 이지형씨가 계열사의 대표로 있던 곳으로, 인천국제공항 지분 매각 논란 등 여러 차례 특혜 시비에 휘말린 바 있다. 맥쿼리 그룹 산하의 맥쿼리 리얼에스테이트 코리아는 2개의 부동산투자회사를 운영하는 대표적인 부동산 자산관리회사다.

지난해 12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개정된 도시개발법에는 부동산투자회사가 단독으로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로 나설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배당소득 공제 혜택을 받게 돼 법인세가 경감되고,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와 같은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 향후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공공성 훼손, 난개발, 민간 기업에 대한 토지수용권 부여 논란 등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개정된 법은 부동산투자회사에 대한 과도한 특혜라는 주장이 나온다. 강기갑 통합진보당 의원(경남 사천)은 "특혜를 줄 이유가 타당하지 않다"며 "특히, 맥쿼리 소속 부동산투자회사에 대한 특혜"라고 밝혔다.

반면, 국토해양부는 "규제완화 차원으로 이뤄진 것으로, 특혜와는 관련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맥쿼리는 "이 법안 개정 과정에 어떤 식으로든 참여하거나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명박 조카 재직했던 맥쿼리에 대한 특혜"

도시개발법은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사항을 규정한 법이다. 사업비 31조 원의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을 비롯해 경기 광교신도시, 서울 은평뉴타운, 인천 루원시티 사업이 대표적인 도시개발사업이다. 이들 사업의 시행자는 주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시와 경기도 산하의 도시개발공사 등 공공 부문이다.

현행법에서도 민간 부문이 사업 사행자가 될 수 있었지만, 규제가 까다로웠다. 하지만 법 개정으로 규제가 완화됐다. 공공부문 등과 공동으로만 사업을 시행할 수 있었던 부동산투자회사는 법 개정으로 공동 시행 관련 문구가 삭제돼 단독 시행자로 나설 수 있게 됐다. 또한 배당소득 공제로 법인세 경감 혜택도 받는다.

개정된 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의 검토보고서에는 "통상 대규모의 사업비가 소요되고 자금 회수에 장기간이 걸리는 도시개발사업의 특성상 (중소) 부동산투자회사의 참여가 용이하지 않다"며 "공공성 훼손, 안정적인 사업 추진의 어려움, 부실 개발 등의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도시개발사업 시행자는 토지면적의 2/3를 확보하고 토지 등 소유자 절반의 동의만 얻으면, 나머지 땅을 수용해 개발할 수 있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공이 땅을 수용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나 사회적 혼란이 큰데, 부동산투자회사도 땅을 수용하게 되면 공공성 훼손은 물론, 위헌 소지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강기갑 의원은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부동산 시장이 좋아지면, 이번 규제 완화로 부동산투자회사는 각종 부동산 투기와 개발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며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가 재직하기도 했던 맥쿼리의 부동산투자회사에 대한 특혜"라고 말했다.

 지난 12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도시개발법 개정안이 맥쿼리 그룹의 자회사를 포함한 부동산투자회사에 특혜를 준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서울 중구 소공동 맥쿼리 리얼 에스테이트 코리아 사무실 입구 모습이다.
 지난 12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도시개발법 개정안이 맥쿼리 그룹의 자회사를 포함한 부동산투자회사에 특혜를 준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서울 중구 소공동 맥쿼리 리얼 에스테이트 코리아 사무실 입구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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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11년 말 현재 부동산투자회사는 총 70개다. 보통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인 이들 회사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해 운영하거나 사고팔아 그 이익을 얻는다. 자산관리회사가 이들 부동산투자회사를 운영한다.

자산관리회사는 모두 20곳이다.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코람코로, 모두 합쳐 2조5498억 원 규모의 자기관리·위탁관리 부동산투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어 케이리츠앤파트너스(1조2926억 원), 맥쿼리(5712억 원), 인트러스 투자운용(5118억 원)도 업계에서 손꼽히는 대형 회사다.

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대형 자산관리회사의 부동산투자회사만 막대한 사업비가 드는 도시개발사업 시행자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중 외국계 회사인 맥쿼리는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먹튀'를 앞두고 있는 론스타와 비슷한 회사다, 이런 곳에 토지수용권이 있는 도시개발사업 단독 시행권을 부여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전했다.

국토부 "민간 참여 확대 위한 규제 완화 차원"

국토해양부는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개정된 법은 국토부가 원안을 만든 후,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장이자 야당 간사인 최규성 민주당 의원 쪽에 법 제출을 청탁하는 방법으로 국회에 상정됐다.

국토부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민간 참여를 열어놓았지만 지금까지 부동산투자회사가 공동 시행자로 나서는 경우가 없었다, 소득공제 혜택을 받아 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며 "또한 공동출자법인에 대한 금융기관 참여 확대 등 중소 부동산 투자회사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한 공공성 훼손, 난개발, 부동산투자회사에 대한 토지수용권 부여 등의 논란과 관련, "신뢰성 있는 기업이 들어올 수 있도록 대통령령에 일정한 요건을 정할 것"이라며 "또한 민간 회사가 다수 주민의 동의를 얻어 토지 수용에 나서는 점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규성 의원실 관계자는 "부동산 부양 차원에서 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것"이라며 "특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같은 당의 한 의원은 "간사인 최규성 의원이 발의한 법이라 대놓고 반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맥쿼리는 "이 법안 개정 과정에 어떤 식으로든 참여하거나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업계 1위 코람코는 "아직 구체적 계획이 없고, 법 개정을 적극적으로 발의하거나 요청한 바도 없으므로 특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장은 몰라도 향후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면, 좋은 시장이 될 것"이라며 "많은 회사가 적극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맥쿼리, 특혜의혹] 관련 정정 및 반론 보도

본지는 2012년 1월 6일 '맥쿼리 도시개발 가능, 특혜의혹 제기' 기사에서 도시개발사업에 민간 참여를 확대한 도시개발법 개정으로 부동산투자회사(리츠)가 혜택을 받게 되었으며, 대표적인 리츠회사인 맥쿼리의 경우,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가 계열사 대표로 있던 호주 그룹으로, 과거 인천국제공항 지분매각 논란 등 특혜 시비에 휘말린 바 있으며, 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먹튀' 논란을 일으킨 론스타와 비슷한 회사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이 대통령의 조카가 대표로 있던 맥쿼리 계열사는 이미 지난 2007년도에 다른 외국 투자회사에 매각되어 현재 맥쿼리와는 관계가 없으며, 과거 인천국제공항 지분매각 논란과 관련해 맥쿼리는 인수의사가 없음을 언론을 통해 수차례 밝힌 바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편, '론스타'와 유사한 회사라는 주장에 대해 맥쿼리는 "자사는 전세계 28개국에서 현지화에 성공한 견실한 금융기업으로 '먹튀' 논란과 무관하며, 도시개발법 개정이 맥쿼리에 대한 특혜라는 내용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맥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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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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