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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산 남쪽에 있는 지석묘군으로 오르는 길
▲ 숲길 팔달산 남쪽에 있는 지석묘군으로 오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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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산 고인돌길'. 생소한 이름이다. 이 길은 지난 9일 문화재인 팔달산 지석묘군을 답사하기 위해 올라갔다가 우연히 붙인 이름이다. 그저 뒷짐을 지고 몇 바퀴를 돌기에 적당한 길이고, 아이들과 함께라면 자연과 문화를 벗 삼아 걸을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도심에서 이런 길을 만난다는 것도, 알고 보면 행운이란 생각이다.

그저 혼자 40분 정도를 걷다가 여러 가지 이름을 생각해 냈다. 용도길, 화양루길 등 여러 가지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제일 적당한 이름이 '팔달산 고인돌길'이란 생각이다. 이런 이름을 붙여놓고 혼자서 싱글거린다. 지나는 사람이 쳐다보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뒷짐을 지고 소나무 길을 걸어본다.

이 길에는 고인돌인 지석묘들이 군을 이루고 있다
▲ 지석묘 이 길에는 고인돌인 지석묘들이 군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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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따라 올라도 힘이 들지 않는 높이이다
▲ 계단 계단을 따라 올라도 힘이 들지 않는 높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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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길, 이름 어때요?

나름대로 이렇게 이름을 붙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요즈음 조금만 경치가 좋아도 사람들은 길에 이름 붙이기를 좋아한다. 나야 길 전문가도 아니니, 구태여 길에 이름을 붙여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 적당한 이 길을 그냥 지나친다면, 그래도 명색이 문화재를 소개하는 사람의 본이 바로서질 않는다는 생각이다.

수원 팔달산의 남쪽에 자리하고 있는 수원시립중앙도서관을 좌측에 놓고, 팔달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팔달산으로 오르는 길이라고는 하지만, 구태여 산이라고 이름을 붙일 이유도 없을 듯한 경사이다. 조금만 숲길을 걸어 올라가면 만나게 되는 지석묘군. 문화재로 지정이 되어있는 이 지석묘를 비켜나면, 팔달산의 남쪽 능선을 따라 쌓은 화성의 용도 방향으로 오르게 된다.

산으로 오르다가 보면 주변이 온톤 바위이다. 이 바위를 쪼개 성을 쌓기도 했단다
▲ 바위 산으로 오르다가 보면 주변이 온톤 바위이다. 이 바위를 쪼개 성을 쌓기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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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올라도 좋을만 한 높이이다
▲ 고인돌 길 아이들과 함께 올라도 좋을만 한 높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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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을 걸으면서 '용도길'이나 '화양루 길'이라고 생각을 한 것도, 이 길을 따라 오르다가 만나게 되는 화양루와 그 옆에 용도 곁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성 안으로 걷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화성의 이름을 붙이기보다는 그저 '고인돌길'이란 명칭이 더 정감이 가기 때문이다.

소나무와 암반이 어우러진 길

지석묘군을 지나면 용도의 끝에 마련한 화양루가 보인다. 이 길은 온통 암반이다. 이곳의 돌들은 과거에 화성을 쌓기 위해 성돌을 채석하기도 했다고 한다. 바위를 잘 살펴보면 돌을 쪼아낸 흔적도 보이고, 성돌로 사용함직한 크기의 돌도 보인다. 그 바위와 소나무들이 어우러진 길 위에 용도와 화양루가 보인다.

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화성의 남쪽에 쌓은 용도의 끝이 보인다
▲ 화성 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화성의 남쪽에 쌓은 용도의 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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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오르면 용도를 끼고 걸을 수가 있다. 용도서치와 서남포사가 보인다
▲ 화성 길 위에 오르면 용도를 끼고 걸을 수가 있다. 용도서치와 서남포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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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의 성벽을 우측으로 두고 천천히 걷는다. 용도 안에서는 용도가 꽤 높이 쌓은 줄로 알았다. 그런데 막상 용도를 끼고 걸어보니, 이렇게 낮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 걷다보면 용도서치를 지나고, 잠시 후 서남암문 위에 올려 진 서남포사가 보인다. 그런데 성벽에 무엇인가 이상한 것이 보인다.

성벽에 붙여 조성을 한 조형물에 구멍이 나 있다. 멀리서 볼 때는 돌인 줄로만 알았는데, 가까이 보니 세상에 이런. 구멍이 나 있는 안으로는 파이프가 보인다. 그것을 숨기기 위해 성벽에 붙여놓은 조형물인데, 이건 뭐 '옥에 티'가 따로 없다. 그리고 보니 딴 곳에도 그런 구조물이 보인다. 명색이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에 설치를 하면서, 이렇게 성의 없이하다니. 괜히 씁쓸해진다.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에 구조물을 설치하면서 이렇게 성의없이 해놓았다
▲ 옥에 티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에 구조물을 설치하면서 이렇게 성의없이 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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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 오는 길은 소나무 숲길이다. 흙을 밟으며 걷는 감촉이 좋다
▲ 아랫길 뒤돌아 오는 길은 소나무 숲길이다. 흙을 밟으며 걷는 감촉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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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포사를 지나 조금만 가면 밑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그 길을 따라 돌아오는 길은 노송 숲이다. 겨울철에 맡아보는 솔향이 기분 좋게 만든다. 누군가 돌탑을 쌓아놓았다. 그리고 다시 만나게 되는 지석묘. 두어 바퀴를 더 돌았는데도 시간이 40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다. 여러 번 그 길을 반복해서 지나는 분에게 몇 바퀴나 도느냐고 물었다. 그저 걷고 싶은 대로 걷는단다.

'걷고 싶은 대로 걷는 길'. 그것이 바로 팔달산 고인돌 길의 멋이다. 바위와 소나무가 적당히 어우러지고, 화성을 손으로 느껴가면서 걸을 수 있는 길. 아이들과 함께 걸어도 부담이 되지 않는 이런 길이 나는 좋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수원인터넷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고인돌 길, #화성, #팔달산, #자연과 바위,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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