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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3주기 추모주간 첫 날인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칼국수집 '두리반'에서 '개발보다 사람! 우리지금 만나'라는 이름의 공개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용산참사 3주기 추모주간 첫 날인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칼국수집 '두리반'에서 '개발보다 사람! 우리지금 만나'라는 이름의 공개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 선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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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퇴거금지법이 있었다면, 용산 참사는 없었을 것입니다."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칼국수집 '두리반'. 이곳에서는 오는 20일 용산참사 3주기를 맞아 마련된 추모주간의 첫날 행사로 공개 좌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강제퇴거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로 가득했다.

"폭력, 인권유린 당하는 철거민들.... 누가 도시의 주인인가"

참석자들은 '개발보다 사람! 우리 지금 만나'라는 이름의 이날 좌담회에서 먼저 전면철거 방식의 현행 재개발 사업에 대한 비판을 내놓았다. 이계수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발은 지역 공동체 내에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일거에 지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9년 12월 강제철거를 당한 뒤 2년 만인 2011년 12월 두리반을 재개업한 소설가 유채림(52)씨는 "개발은 탐욕 덩어리"라며 "행정관청은 서민이 중산층으로 바뀌면 세수가 증대된다는 것을 고려하고, 건설사와 철거업체는 탐욕때문에 폭력 행사하면서 재개발을 밀어붙인다"고 지적했다.

유씨는 개발에 대한 조급증과 그에 따른 폭력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도쿄의 롯본기힐스의 경우, 개발업체가 14년 동안 주민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협상과 대화없이 재개발을 강행한다"며 "이러한 조급증으로 인해 철거 현장에서 철거민들이 폭력과 인권유린이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있는 권영숙 박사 역시 폭력 문제가 하루빨리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박사는 "철거 현장에는 항상 폭력의 문제가 있다"며 "경비업법을 개정해 용역 직원들의 사적 폭력을 없애는 것뿐만 아니라, 전경에 의한 국가 폭력도 사라지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계수 교수는 "단순히 경비업만 고친 후, 용역 직원들이 법대로 덜 폭력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도록 하면 안 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의 문제다, 누가 도시의 주인이고 어떻게 도시를 민주주의적으로 개발해 나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강제퇴거금지법 제정해야"... 18일 정동영 의원 대표 발의 예정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강제퇴거금지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오는 18일 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이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유채림씨는 "강제퇴거금지법은 브레이크 없는 재개발 사업에서 허들(장애물)까는 의미"라며 "두리반이 철거당했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 국가인권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한 것이다, 강제퇴거금지법은 개발 사업은 더뎌지게 하고 (개발업체와 세입자들이)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유씨는 "강제퇴거금지법이 있었으면 용산참사도 없었고, 북아현동 재개발 지역에서 철거민이 영하 10도의 거리에서 노숙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 : "아내는 다리에 못 박히고... 박원순은 묵묵부답")

이계수 교수는 "땅과 건물 주인뿐만 아니라, (세입자로서) 어떤 지역을 점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의견도 존중돼야 한다는 게 강제퇴거금지법의 기본"이라며 "두리반이 형성해왔던 상권도 재산권의 일종이다, 그러한 재산권이 (강제철거 등으로) 침해될 때는 국가가 나서서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파업 연대기금 도입을 주장한 바 있는 권영숙 박사는 "개발에 맞서는 사회적 연대가 중요하다"며 "불쌍해서 아파해주는 것이 아닌, 나의 사회적 이해와 일치하는 연대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20일까지 용산참사 3주기 추모주간... 19일 추모대회

한편, 용산참사 3주기 추모 준비위원회는 15~20일을 추모 주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16일에는 서울 마포구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에서 3주기 추모 상영회가 열린다. 오후 2시부터 <마이스윗 홈, 국가는 폭력이다>(2011), <두개의 문>(2011),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끝나지 않은 이야기>(2012) 등 도시 개발과 강제 철거를 다룬 다큐멘터리와 영화가 상영된다.

18일에는 6명의 만화 작가들이 개발지역의 철거민들을 인터뷰해 만화로 엮어낸 책 <떠날 수 없는 사람들 - 또 다른 용산, 집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의 출판 기념회가 열린다. 이 자리에는 용산 참사 유가족들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한다.

19일 오후에는 서울역 광장에서 용산참사 3주기 추모대회가 열린다. 이에 앞서 서울 시내 300곳에서 구속철거민 석방과 강제퇴거금지법 제정을 주장하는 1인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태그:#용산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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