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한나라당 대표실에서 취임 인사차 방문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한나라당 대표실에서 취임 인사차 방문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정치사상 처음으로 여야의 대표가 여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2012년 우리 여성들이 국민의 삶을 책임지고, 정치가 가장 후진적인데 이 정치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일을 같이 하게 됐다." -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새로운 정치의 시작이 되도록 우리 대표님과 함께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4·11 총선에서 숙명적 대결을 펼치게 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17일 첫 대면식을 치렀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박근혜와 맞서 싸우겠다"며 날을 세웠던 한 대표였지만 이날 10분간의 만남에서는 주로 덕담이 오가는 등 비교적 밝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두 대표는 양당 모두 4월 총선 후보자 공천에 개방형 국민경선제도 도입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으는 성과도 냈다.

국민참여경성 도입에는 한 뜻... '정봉주법' 놓고는 신경전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한나라당 대표실에 취임 인사차 방문해 모바일 투표 도입을 한나라당에 제안하며 준비해온 공직선거법 개정 관련 자료를 권영세 한나라당 사무총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한나라당 대표실에 취임 인사차 방문해 모바일 투표 도입을 한나라당에 제안하며 준비해온 공직선거법 개정 관련 자료를 권영세 한나라당 사무총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박 위원장은 "정치가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공천을 힘있는 몇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해 개방형 국민경선제를 도입하기로 했다"며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여야가 같은 날 동시에 해야한다"고 선거법 개정을 제안했다.

박 위원장은 한 대표에게 "총선까지 시간이 별로 없다"며 "바쁜 일이 산적해 있지만 우선적으로 이 문제를 검토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국민들이 직접 주권행사를 하겠다는 요구가 폭발적이기 때문에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리면 국민 뜻과 눈높이에 맞는 공천혁명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양당에서 잘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한 대표는 모바일 투표 도입을 한나라당에 제안하면서 준비해온 선거법 개정 관련 자료를 건넸다. 한나라당은 국민경선을 치르되 모바일 투표는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한 상태다. 한 대표는 "모바일 투표를 하게되면 동원 정치나 돈 정치 등 낡은 정치가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가 '정봉주법' 처리를 제안하면서 다소의 신경전도 벌어졌다. 민주통합당은 현재 공직선거 후보자에 대한 비방 금지 조항을 삭제하고 허위사실 공표죄 처벌 규정을 엄격하게 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을 당론으로 정한 상태다.

한 대표는 "정봉주씨가 감옥에 들어간 것은 표현의 자유와 연계된 정치탄압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함께 협의해서 2월 국회에서 처리되면 정봉주와 같은 희생자가 안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같은 제안은 예상치 못했다는 듯 "검토해 보겠다"고 짧게 답했다.

통합 주장한 한명숙에 진보당 대표단 "정책 공조부터 회복해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통합진보당 의정지원단에 취임 인사차 방문해 유시민, 심상정, 이정희 공동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통합진보당 의정지원단에 취임 인사차 방문해 유시민, 심상정, 이정희 공동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10분간의 회동을 마친 한 대표는 곧바로 통합진보당의 이정희·심상정·유시민 공동대표단을 만났다. 한 대표가 유시민 대표에게 "여성들 사이에서 외로우시겠다"고 농담을 던지자, 옆에 있던 이정희 대표가 "여야 통틀어 청일점 대표"라고 화답하면서 웃음꽃이 피는 등 회동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하지만 선거 연대 문제를 둘러싼 신경전은 박근혜 위원장과의 회동보다 오히려 더 팽팽했다. 선 통합을 주장하는 민주통합당과 후보단일화를 위한 선거 연대에 방점을 찍고 있는 통합진보당의 입장이 엇갈린 탓이다.

민주통합당은 전날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공동 공약으로 하고 지역별 정당지지도를 기초로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하자는 통합진보당의 기습 제안에 대해서 침묵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회동에서도 양당 대표단은 뼈있는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한 대표는 "어제 그 제안 잘 봤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승리의 구도와 경쟁력 있는 후보, 두 가지가 충족돼야 하는데 우선 승리의 구도를 만들자는 제안은 우리도 바라는 바였다, 조속히 대화의 문을 열어서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통합'에 대한 강한 미련을 내비쳤다. 그는 "제가 저 당에서 왜 이 당으로 왔나, 왜 이렇게 예방을 했나라는 느낌을 받는다"며 "민주통합당이 미완의 통합을 했는데 이게 끝이 아니라 진행중이다, 더 큰 통합으로 자꾸 힘을 키워서 반한나라당 세력과 모든 개인이 하나로 묶이는 정권교체로 갈 수 있다는 꿈을 꾸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합진보당은 여전히 야권 연대를 위한 정책 공조 회복을 강조했다. 이정희 대표는 "한 대표가 원내 일도 꼼꼼하게 챙겨서 야권 공조가 복원됐으면 좋겠다"며 "한미FTA가 당장 발효를 앞두고 있는데, 총선이 지나면 당연히 야권이 의회권력을 바꿔서 폐기 절차로 가겠지만 일단 발효가 안 되게 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심상정 대표도 "민주당과 정책 공조를 잘 해왔는데 작년 연말 신뢰가 많이 흔들렸다"며 "야권 연대를 잘 해가려면 민주당과 진보당의 현안에 대한 공조가 시급히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박근혜, #한명숙, #이정희, #심상정, #유시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