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토요타자동차의 토요타 아키오 사장이 17일 한국을 전격 방문했다. 18일 서울 광진구 쉐라톤워커힐에서 열린 뉴 캠리 발표회에 직접 참석하기 위해서다. 아키오 사장의 방한은 지난해 6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한국딜러와 직원들을 격려하고 돌아간지 꼭 7개월 만이다. 통상적인 관례로 볼 때 최고경영자(CEO)가 1년도 지나지 않는 상황에서 현지 판매법인을 두 번씩이나 찾아온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그만큼 한국은 일본 토요타자동차에 중요한 시장이라는 얘기다. 특히 이번 방문은 깜짝쇼(?)로 불릴 만큼 화제가 되고 있다. 자동차 담당 기자들도 아키오 사장이 뉴 캠리 발표회에 온다는 것을 정확히 모를 정도였다. 한국토요타 관계자에 따르면 아키오 사장이 워낙 스케줄이 바빠 한국을 올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어서 불가피하게 극비리에 진행했다는 것. 그가 현해탄을 두 번씩이나 건너 날아온 속내는 무엇일까. 작년 판매부진으로 자존심을 잃은 한국토요타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서다. 좀 더 솔직하게 풀어놓자면 수입차 시장 1위 탈환이 궁극적인 목표다. 그래서 아키오 사장은 이번엔 '신형 캠리'라는 강력한 무기를 들고 날아왔다. 그는 한국시장서 신형 캠리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미국 차의 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판단, 연초부터 기세를 꺾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 때문일까. 신형 캠리 가격도 이전 모델보다 최고 300만 원 정도 싸게 내놓았다. 2.5(가솔린)은 이전 모델보다 100만원 낮춘 3390만 원, 하이브리드는 300만 원 줄어든 4290만 원으로 책정했다. 아키오 사장은 경쟁모델로 국산차는 가격면에서 그랜저 2.4를 지목했다. 가격차는 200만 원 선에 불과하다. 수입차는 상품력과 가격 등을 비교할 때엔 혼다 어코드를 꼽았다. 또한, LG전자와 손잡고 만든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캠리에 장착했다. 게다가 캠리 구매 고객에게 토요타 커뮤니케이터라는 전용 프로그램이 들어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 7.0플러스를 선물로 제공키로 했다. 아울러 한국의 최고 인기배우인 김태희씨를 신형 캠리 모델로 내세우는 등 철저히 한국고객을 위한 마케팅을 내세우고 있다. 아키오 사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실감날 정도다. 강한 어조의 아키오 사장 "대지진 이후 토요타가 새로 태어났다" 아키오 사장은 이날 신형 캠리를 직접 타고 내려와 10분간의 연설을 했다. 열정이 담긴 그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그는 "신형 캠리와 함께 비즈니스맨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했다"면서 "전 세계 고객들에게 환한 미소를 선사하기 위해 개발된 글로벌 차량이 신형 캠리"고 말했다. 이어 "일본 대지진 때 한국인들이 일본에 가장 먼저 지원해준 것에 대해 감사인사를 드리고 고객들에게 토요타의 상황을 보고하기 위해 첫 해외방문지로 한국에 왔다고"고 방한 목적을 전했다. 아키오 사장의 멘트에는 힘이 넘쳤다. 그의 연설 중에는 '환한 미소'라는 단어가 반복해서 등장했다. 행사장인 씨어터홀을 장악하면서 시종일관 강한 어조로 말했다. 신형 캠리는 토요타가 선보인 1탄이 이며 지금까지 보다 몇 배 더 달리고 단련시킨 자동차라는 것. 그는 "대지진 이후 더욱 강고한 팀워크와 현장의 힘이 생겨나 토요타가 새로 태어났다"면서 "올 한해 꾸준히 새로운 상품과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고객의 얼굴에 환한 미소를 떠올릴 수 있도록 성심성의를 다해 노력해 나가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시장서 약진과 관련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한국 메이커들의 약진도 전 세계 고객과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대반격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나 한 대 한 대 고객에게 성심성의껏 제품을 전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타그룹을 이끄는 아키오는 토요타를 창업한 토요타 기이치로의 장손자이며 토요타 쇼이치로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1956년 나고야에서 태어나 게이오 대학 법학부를 졸업하고 1984년 토요타에 입사, 2005년 부사장에 오른 뒤 2009년 6월 토요타 역사상 최연소 사장으로 부임했다. 아키오 사장은 신형 캠리 발표 후 토요타 딜러 컨벤션 회의에 참석해 딜러들을 독려할 예정이다. 최고경영자가 현지 법인을 두 번씩이나 찾아와 적극적인 홍보를 하는 도요타가 한국 시장에서 과연 어떤 성적표를 낼지 기대된다. <정영창 기자는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닝> 편집국장입니다. 이 기사는 오토모닝에도 동시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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