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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온 것은 MB 덕분이다."

 

인사말에서부터 '야당 본색'이 드러났다. 과거 촌천살인의 '클로징 멘트'를 토해내던 MBC 간판 앵커에서 야당의 '입'으로 변신한 신경민 민주통합당 대변인이 첫 신고식에서 이명박 정부와 제대로 날을 세웠다. 

 

19일 오후 취임 인사차 국회에 나온 신 대변인은 "오늘 이 시각에 이 자리에 와서 이야기하게 될 줄 몰랐다, 잘 할 수 있을지 두려움도 앞선다"며 "거대 야당을 대표하기 때문에 앞으로 정제된 이야기를 할 계획"이라고 다소 싱거운(?)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클로징 멘트'를 기대하시는 분들은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엄포 아닌 엄포도 놨다.

 

하지만 곧바로 '클로징 멘트' 못지 않은 이명박 정부 비판이 이어졌다. 기자들과 만난 신 대변인은 그동안 정치 입문을 고사하다 이번에 수락한 이유에 대해 "천상 기자로 살려고 했지만 MBC 뉴스 앵커 그만두는 과정이 정연주 KBS 사장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대단히 이례적이고 소란스러웠다, MB 지근거리에 있는 분들의 철저하고 주도적인 노력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방송언론의 민주화, 또 이를 둘러싼 정치 민주화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비정규직 방송인이 될 생각도 했고 퇴임 후 학생들을 가르치려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정치권 한복판으로 오게됐다, MB 때문이 아니라 MB 덕분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고 날을 세웠다.

 

신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의 역주행'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정치의 유(U)턴을 봤다, 유턴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요란하지 않을 정도의 시스템과 제도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며 "그래서 정당의 내실화와 민주화가 중요한데 거기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신 대변인은 2010년 7·28 재보궐선거 때 서울 은평을에 출마해 한나라당의 이재오 의원의 대항마가 돼달라는 야당의 요청을 고사했고 2011년 4·27 분당 보궐선거에서도 당시 손학규 대표가 '삼고초려'했지만 역시 고사한 바 있다.

 

"80일간 세계일주 하듯 대변인 열심히 할 것"... 총선 출마 부인

 

신 대변인은 이번에도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대변인 열심히 하는 것 외에는 없다"며 "출마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다, 총선이 80일 남았는데 80일간의 세계일주를 하듯이 대변인직을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상임고문의 지역구였던 전주 덕진에 출마설에 대해서도 "제가 전주 사람이고 정동영 불출마로 인해 나온 이야기일 것"이라며 부인했다. 신 대변인은 정 상임고문과 전주고-서울대 동창인데다 MBC 입사 이후 기자와 앵커로 비슷한 길을 걸었다.

 

그는 "여기오면서 (대변인을 맡게 됐다고) 통보하니 정동영씨가 '새로운 인물이 필요한데 환영한다'고 말해 주더라"며 "정동영씨와는 떼려야 뗄수 없을 정도로 인생의 역정이 겹친다, 친한 친구라는 것은 앞으로도 변함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최고령 신임 대변인이 됐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자 "한명숙 대표의 제안이 왔을 때 나도 '최고령 대변인'이라며 고사를 했는데 한 대표가 자기 나이도 70인데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하더라"며 "대학에서 가르치던 학생들이 90년대생들이었는데 잘 지냈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신 대변인은 야당 대변인으로서 각오에 대해 "개념 앵커, 국민 앵커 소리를 들었는데 이제는 '개념 대변인' 소리를 듣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태그:#신경민, #민주통합당,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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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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