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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재단이 노동조합의 '사장후보추천제' 도입을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새 경영진을 선임해 갈등을 빚고 있다. 선임된 새 사장이 20일 출근했지만 노동조합이 막았고, 노조는 '경영진 불인정 투쟁'을 벌이기로 해 마찰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일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정수재단(정수장학회, 옛 '5․16장학회')은 1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새 경영진을 선임했다. 사장은 이명관 기획실장, 상무는 김진환 이사대우, 이사는 김종명 논설주간과 이헌률 부일E&E 사장을 각각 선임한 것이다. 이 신임 사장은 1982년 수습기자로 부산일보에 입사한 뒤 서울지사 정치부장, 편집국 부국장, 수석논설위원 등을 지냈다.

부산일보사.
 부산일보사.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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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일보지부(지부장 이호진)는 새 경영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명관 신임 사장은 20일 오전 출근했지만, 조합원들이 부산일보사 건물 현관에 집결해 있다가 막았던 것이다. 이날 이 신임 사장은 "노조와 언제든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한 뒤 일단 물러났다.

부산일보사 경영진과 노동조합의 갈등은 지난해부터 있어 왔다. 노조 지회가 지난해 11월 정수재단의 실질적인 사회화원을 요구했고, 당시 부산일보는 이를 보도했다. 또 지난해 11월 30일 편집국장은 노조 지회의 활동을 담아 보도하려고 했지만, 경영진이 제작을 못하도록 해 이날 신문(석간)이 발행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사측은 노조 지회 이호진 지회장을 해고하고, 이정호 편집국장을 대기발령했다. 갈등을 빚다가 김종렬 전 사장은 지난 5일 사퇴했다.

노조 지회는 그동안 계속해서 편집권 독립을 지켜내기 위해 최소한 '사장후보추천제' 도입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번 경영진 임명은 노조의 사장후보추천 없이 정수재단에서 선임한 것이다.

신임 경영진에 대해, 노조 지회는 <노보>를 통해 "지난해 징계사태 때 강경발언을 잇달아 하고, 김종렬 전 사장의 의중을 앞장 서서 실천했다"며 "모두가 김 전 사장의 '아바타'들이다"고 지적했다.

또 노조 지회는 "이번 주총 결과가 김 전 사장의 작품이라고 사원들이 평가하는 이유다. 김 전 사장이 해왔던 행태가 부산일보를 바로 이끄는 것이었는지, 오로지 이사장에게만 잘 보이는 것이었는지는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 지회는 신임 사장이 인사를 강행할 경우 사령장을 반납하기로 했으며, 오는 25일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갖기로 했다.

정수재단은 부산일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정수재단은 1961년 5·16 군사쿠데타 이후 당시 중앙정보부에 의해 고 김지태 삼화고무 사장의 부일장학회와 부산일보·문화방송 주식 100%, 부산문화방송 주식 65%를 강제 헌납 받아 설립된 재단이다.

정수재단은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05년 2월까지 10년간 이사장에 있었고, 박 위원장의 비서관 출신인 최필립 이사장이 뒤를 잇고 있다.


태그:#정수재단, #부산일보사, #편집권 독립,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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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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