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차인 주부인지라 살림도 익숙한 편이고, 어지간한 음식들은 별다른 어려움 없이 해먹고 사는지라 차례상 음식준비로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다. 전을 부치는 것과 송편 빚는 것 정도만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 뿐, 나물 몇 가지 무치는 것을 비롯하여 차례상에 올릴 것들을 준비하는데 명절 전날 하루 정신없이 움직이면 될 정도이기 때문이다.
올해도 아랫동서는 명절 전날 오후 5시 무렵에 나타나 저녁을 먹은 후 새벽에 오겠다며 가버려 나타나지 않았다. 처음 몇 년간은 동서의 이와 비슷한 행동이 괘씸한 데다가 동서 내외의 되풀이되는 변명을 오히려 감싸주기에 급급한 시어머니의 태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곤 했다. 그런데 시어머니와 동서에 대한 기대를 아예 버리고 나니 스트레스도 없다.
올해 역시 명절을 앞두고 명절 스트레스 관련 보도들이 자주 보인다. 명절을 이틀 앞둔 21일, 시댁의 행사만을 강요한 남편은 이혼을 요구할 수 없다는 판결 관련 뉴스가 전해졌다.
직장생활까지 병행한 한 아내가 결혼 8년 동안 하루에 한 번 시부모께 전화하는 것을 비롯하여 주말마다 시댁에 가기, 시댁의 모든 행사에 참여하는 강요를 받고 살았다. 결혼 8년 동안 단 한 번도 명절에 친정에 가지 못한 아내가 둘째를 낳고 몸이 아프다며 차례만 지낸 후 친정에 가겠다고 하자 남편이 말렸고, 이 때문에 부부싸움을 하고 시댁으로의 발길을 끊어버리자 이혼 소송을 청구, 법이 아내의 편을 들어 이와 같은 판결을 내린 것이다.
뉴스를 보며 요즘에도 이런 남편, 이런 시댁이 있는가 싶어 여간 씁쓸해지는 것이 아니다. 뉴스 속 아내처럼 시댁 행사에 무조건 참여해야만 하는 강요를 받고 살진 않지만, 솔직히 나 역시 명절에 친정에 거의 가지 못하는 편이라 어느 명절에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그 아내의 정황과 스트레스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추석이라고 항상 가족들이 모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53.2% ▲추석은 연휴의 하나일 뿐이다: 38.0%(10명중 4명) ▲추석은 여성에게 힘든 명절: 86.1% ▲추석에 대한 생각은 결혼 전후로 다르다: 75.5% ▲추석은 주부들에게 힘든 노동일뿐이다: 58.1%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대한민국 200만 소비자에게 생활 전반을 설문(2011년에), 그 결과물인 <2012 대한민국 소비자 읽기>(지식노마드 펴냄)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명절이 어떤 의미이며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느 정도의 비용을 지출하며 무엇으로 웃고 우는지를 알 수 있는 설문 결과가 실려 있다.
추석은 수확과 직접 연관이 있으므로 빠르면 빠를수록 물가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추석이 빠를수록 물가는 고공행진을 하기 때문에 물가불안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경제적인 압박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는 일상적인 스트레스나 명절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지난해 추석의 이와 같은 자료(환경)에 겨울에는 난방비와 같은 기초생활비 부담이 크고 의무처럼 굳어져 버린 세뱃돈에 대한 어른들의 부담감, 대학 등록금 마련과 교복과 같은 신학기 준비로 인한 부담 등을 염두에 둔다면 설에 대한 부담이나 생각을 추정해 보는데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외에도 전체 인구 중 이동하는 인구는 어느 정도이며 언제 갔다가 언제 오는지, 추석 기간 중 주로 하는 놀이, 어느 정도의 비용을 쓰고 비용은 어떤 식으로 마련하는지 등 전국의 만19세 이상 대학생 또는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11년 9월 5일 설문조사한 그 결과가 실려 있다.
5만원귄 출현 이후 세뱃돈 부담이 커졌다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아이들이 5만원권에 대해 기대한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아버지 형제가 적은 데다 친정에도 거의 가지 않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보다 세뱃돈을 늘 적게 받는 편이다. 때문인지 명절 후마다 몇 십만 원 혹은 몇 백만 원의 용돈(세뱃돈)을 받은 친구들 이야길 하곤 한다.
이런지라 세뱃돈이 늘 궁금하다. 올 설에는 얼마의 세뱃돈을, 저마다 다른 연령의 아이들에게 어떤 기준을 적용할까? 5만원권이 세뱃돈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세뱃돈에 관련된 설문은 없지만 책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선물 종류 및 비용(현금 포함)이나 많이 쓰는 화폐, 5만원권에 대한 인식 등에 대한 결과치가 실려 있으니 참고하면 나름 좋을 듯.
2011년 한 해 동안 소비자들 대부분은 "피곤했다"① 피곤하다(52.0%) ② 답답하다(32.3%) ③ 짜증난다. ④ 좋다·만족한다. ⑤ 불안하다.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2011년 우리나라 사람들의 감정을 설문, 그 결과물이다. 전체 응답자는 9850명(중복 응답). 과반수가 피곤하다. 그 뒤를 잇는 것은 답답하다. 즉 대한민국 사람들 거의 대부분이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피곤하고 무엇 때문에 답답한 걸까? 우리나라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무엇이며 반대로 만족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떤 물건들을 선호할까? 사람의 감정은 생활환경 변화나 물건을 선택하는 것부터 여가활동, 정치인에 대한 기대, 어떤 물건이나 문화에 대한 인식 등 우리 생활 전반에 반영된다.
저자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는 |
대기업 중심으로 공급되던 전문 소비자조사의 정보를 중소기업과 개인에게 제공하는 것을 주요한 미션으로 삼고 있는 시장조사 전문기업이다. 모든 소비자조사의 컨텐츠는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직접 비용을 들여서 배포하고 있다.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에서 진행한 모든 조사컨텐츠는 설문지ㆍ보고서ㆍ테이블 형태로 개인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약 1,300여개의 전문 조사자료 컨텐츠를 보유하고 있고, 뉴스형태로 소개된 소비자 평가 조사의 결과를 사이트에서 무료로 열람 가능하며, 한국학술정보(www.kstudy.com)와 국회도서관(www.nanet.go.kr)에서도 열람(2012년 상반기 중 예정)이 가능하다. -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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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는 대한민국 200만 소비자를 대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 전반을 설문조사, 그 결과를 알려줌으로써 2012년을 예상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지난 2001년에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10년간의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식이나 감정, 생활, 문화 흐름 변화 등을 제시하고 있다.
2012년은 총선과 대선이 있는 해이다. 우리들이 일상에서 설문 조사 결과를 가장 많이 접하는 때가 선거를 앞둔 때이기도 하다. 이 책은 개인 개개인의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을 좋아할까?'와 같은 소소한 호기심을 충족하는 것은 물론 정치인들의 민심 읽기나 기업인들의 소비자 읽기 등에 좋은 참고가 될 터, 적극 활용되었으면 좋겠다.
외에도 눈에 띄는 설문 몇 가지만 소개하면, ▲화장실 갈 때도 놓지 못하는 스마트폰, 스마트폰 사용자 61.5%, 스마트폰 없으면 불안해 ▲소셜커머스의 '폭풍성장'과 함께 커가는 것, '품질걱정'과 '충동구매' 우려 ▲잘 나가는 아웃도어 상품, '평소에도 많이 입어요' 구입자 20.5% 만이 아웃도어 활동 시에만 활용 ▲전체 84.5%, 약국 외 의약품 판매는 심리적인 안정과 불안해소에 기여▲소속 정당과 공약만큼 중요한 '후보자의 과거 경력' 85.8%▲이곳저곳 떠다니는 내 신상정보, 전체 81.7%, 개인 정보 유출 경험해 ▲인터넷에 넘쳐나는 패션·뷰티 관련 정보, 신뢰도는 그리 높지 않아 ▲성형에 전혀 관심이 없다? 30.9%▲소비자들이 주로 음용하는 커피는 믹스 73.6% ▲여가시간 적극적 활용 27.5%에 불과 ▲유기농식품의 비싼 가격에 대한 불만, 작년에 비해 큰 폭 증가(64.2%→80.2%)▲대학 재학생 28.4%, 등록금 마련을 위해 휴학▲전체 10명중 8명, 전세 문제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기회가 되면 피부관리 전문점 찾아가 관리를 받고 싶다. 남성 54.3%, 여성 58.8%▲대한민국 소비자는 여전히 아파트만을 원할까?
덧붙이는 글 | <2012 대한민국 소비자 생각읽기>ㅣ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지음ㅣ지식노마드 펴냄 /2011년 12월ㅣ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