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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1학년과 2학년생을 대상으로 두발단속을 벌이고 이 중 머리가 긴 학생 30여 명을 점심시간에 단체로 교실 복도에 무릎을 꿇고 반성토록 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D고등학교는 지난 1월 17일 방학 중임에도 보충수업으로 학교에 등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두발을 검사하면서 앞머리는 5cm, 뒷머리는 2cm 이상일 경우 머리를 짧게 자르도록 한 뒤, 자르지 않은 학생들에게 '반성의 시간'을 줬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생들은 단체로 기합을 받거나 벌칙을 주는 건 학칙에도 위반되고 두발로 벌점을 받을 경우 1점인데 교사의 지시불이행으로 5점의 벌점을 받았다며 억울하다는 표정이다. 

2학년인 A군은 "엄연히 벌점 규정이 있는데 교사가 자의적으로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이의를 제기하자 담당교사가 '어차피 머리를 자르라는 지시를 안 따랐고 그동안 지나간 날짜가 있으니 하루에 1점씩 하더라도 5점은 받을 것'이라며 5점의 벌점을 줬다"고 말했다.

2학년 B군은 "단체기합을 주거나 체벌을 하는 것은 학칙에 금지되어 있지만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다"며 "교사들이 들고 다니는 '당당매'가 있는데 '당당하게 때리고 당당하게 맞자'는 뜻이지만 당당하지 못하고, 선생님은 '사랑의 매'라고 하지만 '사랑'은 빠지고 매만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 학생부 규정(학칙)에는 "벌점 부과시 기준표에 의하고 위반학생의 경우에는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벌점 대신 체벌로 대체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학생선도규정에는 "처벌보다는 사전예방에 중점을 두고 학생 지도방법은 훈육, 훈계의 지도방법을 원칙으로 하며 학생의 신체에 고통을 가하는 방법은 금지하도록" 되어 있다. 학생의 징계 시에도 "타당성과 효율성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학생의 인격이 손상되지 않는 방법으로 징계의 종류를 단계별로 적용하여 개전의 기회를 준다"고 되어 있다.

이 학교 학생회는 현재 설문조사를 통해 두발 문제에 대해 여론조사를 마치고 집계 중에 있으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두발자유화에 찬성하고 귀를 덮지 않을 정도의 머리가 단정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학칙에 정해져 있는 앞머리 5cm, 뒷머리 2cm는 자신들이 학교에 입학하기 훨씬 전인 5~6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며 적용대상인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학교의 학생부장인 K교사는 "방학 중이라도 학칙이므로 수업기간과 같이 적용해야 한다"며 "매월 첫째 주 얼요일에 단속하지만 2주간의 시간을 줬는데도 지키지 않은 학생들에 대해 반성의 시간을 갖도록 했다"고 말했다.

K교사는 "두발자유화를 실시하면 또 다른 요구를 하고 학생지도가 더 힘들어진다"며 "불만이 있으면 학생 대표가 찾아와서 건의하면 되지 단체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태그:#학생체벌, #두발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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