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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진보정권 10년간 실업자들의 상황은 좋아진 게 없었어요. 그런데 이 정권에서도 마찬가지죠. 사실 일자리문제만큼은 보수나 진보 가릴 게 없는 거 아닙니까. 제발 책임감 느끼시고 앞으로 세밀한 정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전국백수연대 대표 주덕한씨가 말했다. 진보든 보수든 간에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을 꼬집는 말이었다.

 

27일 오후 4시 한나라당 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인재영입분과위원회의 '인재모시기 워크숍'이 열렸다. 이 워크숍은 조동성 인재영입분과 위원장이 중심이 돼 여러 분야에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훌륭한 인재를 추천받겠다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다.

 

인재영입분과는 열한 번째 워크숍에서 실업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전국백수연대'와 만났다. 전국백수연대는 1998년 청년실업자들이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만든 비영리민간단체다. 이 단체의 커뮤니티인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백수회관'의 회원은 약 2만 명에 이른다.

 

"등록금 문제 해결되지 않으면 취업 준비할 시간도 없어"

 

전국백수연대 소속 참가자들은 한 목소리로 정부·여당의 청년실업대책이 효과 없다고 꼬집었다. 자연스레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참가자 원철씨는 "고용복지나 노동복지는 국민들의 삶의 문제가 걸려있는 만큼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해서는 안된다"며 "등록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학생들이 취업을 준비할 시간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이) 당명을 바꾸는 데도 회의적이다, 신한국당에서 한나라당으로 (간판을) 갈아탄 거랑 무엇이 다르냐"며 정부·여당에 대한 불신도 드러냈다.

 

다른 참가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 대학생은 "한나라당은 국가장학금을 만들겠다고 말하며 사학비리 조사와 단계적 대학정원 감축을 이야기했지만 이뤄지고 있는 것은 국가장학금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국가장학금은 등록금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보조를 해주는 것뿐"이라며 "사학비리 문제는 국가장학금에 묻어가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주덕한씨도 청년실업문제에 한나라당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연말 청년실업자에게 '취업성공 패키지 프로그램'를 제공했지만 그 일을 맡은 위탁업체가 실적에만 연연하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씨는 "앞으로 정부에서 당·정, NGO활동가, 실업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야 한다"며 실효성 있는 일자리 정책을 위한 현장 소통을 강조했다.

 

또 주씨는 인재영입분과위원회의 활동에도 쓴 소리를 했다. 그는 "비록 '경쟁'이란 점에서 마음에 들진 않지만 민주통합당은 '슈퍼스타K' 방식으로 사람을 뽑는다지 않냐"며 "한나라당은 (인재)추천방식을 확실히 하라"고 요구했다. 민주통합당이 20~30대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청년 최고위원 및 비례대표 선발 방식을 구체적으로 밝힌 반면, 한나라당의 20~30대 청년 인재 영입 방침은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구체적인 대안제시도 이어졌다. 등록금 문제와 관련해 대학생 이준성씨는 "멘토-멘티제 같은 과외 시스템을 구축해서 대학생들이 고등학생을 가르치고 등록금을 인하 받는 것은 어떻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반값 등록금을 외쳤지만 기껏 5%인하에 불과했다, 앞으로 국가장학금을 주되 노력하는 대학생에게 주자"며 이 같이 말했다. 아울러, 실업대책의 직접적 방법으로는 "정부가 취업자리를 관리·알선하자"며 "그 전까지 (구직희망자에게) 단기일자리를 제공하는 한편, (취업)교육을 병행하는 시스템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조동성 "세밀한 정책 부족하단 지적, 예리한 칼날 같아"

 

한편, 조 위원장은 이날 워크숍 마무리 발언으로 "함께 경험하고 같이 뒹굴어야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며 쓴 소리를 아끼지 않은 전국백수연대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국민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 함께 세상과 뒹굴지 않은 이는 문제를 인식하기도 어려울뿐더러 방법을 찾을 수도 없다"며 "'피부에 와 닿는 세밀한 정책이 부족하다'는 말이 예리한 칼날로 와 닿는다"고 말했다. 또 "실업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인재들을 직접 많이 추천해 달라"고 청했다.

덧붙이는 글 | 강혜란 기자는 오마이뉴스 15기 인턴기자입니다


태그:#전국백수연대,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조동성 위원장, #청년실업대책, #반값등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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