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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학교폭력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에서는 마치 최근에 엄청나게 발생하고 있는 것처럼 요란을 떨고, 그 원인을 자꾸만 진보교육감이나 아직 시행되지도 않은 학생인권조례와 연결시키기 바쁘다.

그래서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최근 3년간 학교 폭력 가해자와 피해자 현황' 자료를 받아, 분석해 보았다. 요즘 가장 뜨거운 감자인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해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원인분석 및 해결방안을 찾고자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 이전에 객관적인 실태 파악이 우선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자료 분석 결과, 서울지역의 경우 2009년에서 2010년까지는 학교 폭력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증가하는 추세였지만, 2011년에는 많은 언론보도와는 달리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은 체벌금지, 서울형 혁신학교 지정 등 본격적인 진보교육, 협력교육이 시작된 해다. 통계만으로 보면, '경쟁에서 협력으로, 차별에서 지원으로', '소통과 배려', '민주적인 학교 운영' 등을 표방한 학생중심의 진보교육, 협력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1년을 계기로 학교 폭력 건수는 오르막에서 내리막길로 돌아섰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진보교육감 들어서 학교폭력이 늘었다는 일부 단체와 언론의 주장은 사실과 멀다.

누가 뭐래도 '경쟁교육, 입시위주 교육'이 학교폭력 큰 원인

전국적인 통계를 보면, 학교폭력은 지난 5년 동안 3배 넘게 증가하는 등 증가폭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였다. 각급 학교의 학교 폭력 심의 건수는 지난 2005년에 2500건이었으나, 2010년에는 7800건으로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런 증가추세는 누가 뭐래도 경쟁교육, 입시위주의 교육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학교폭력을 줄이기 위해서도 이제는 경쟁교육을 협력교육으로 바꾸어야 한다.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처럼, 차별하는 교육에서 지원하고 배려하는 교육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3년간 서울지역 학교 폭력 가해자 현황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2010년엔 2009년에 비해서 가해자가 952명이 늘었다. 하지만 2011년엔 오히려 1620명이 줄었다. 즉, 가해학생수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는 아니었다. 또한, 특이점은 전체 가해자의 75% 이상이 중학생이었으며(2009년 81.5%, 2010년 76.8%, 2011년 79.6%) 학교 폭력을 종류별로 봤을 때, 2011년의 경우 전체 중 65%가 '폭행'이었으며, '금품갈취', '따돌림', '상해' 등이 뒤를 이었다.

2010년엔 2009년에 비해서 가해자가 952명이 늘었다. 하지만 2011년엔 오히려 1620명이 줄었다.
▲ 최근 3년간 학교 폭력 가해자 현황 2010년엔 2009년에 비해서 가해자가 952명이 늘었다. 하지만 2011년엔 오히려 1620명이 줄었다.
ⓒ 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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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 피해자 현황을 봤을 때도, 가해자 현황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2011년엔 2010년에 비해서 피해학생이 905명이 줄었으며, 전체 피해자 중에서 82% 이상이 중학생이었다.(2009년 87.8%, 2010년 82.8%, 2011년 85.2%)

 
2011년엔 2010년에 비해서 피해학생이 905명 줄었으며, 전체 피해자 중에서 82% 이상이 중학생이었다
▲ 최근 3년간 학교 폭력 피해자 현황 2011년엔 2010년에 비해서 피해학생이 905명 줄었으며, 전체 피해자 중에서 82% 이상이 중학생이었다
ⓒ 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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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 혁신학교식 학교 운영, 대안될 수 있다

이상 살펴본 것처럼,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의하면 일부 언론보도와는 달리,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 매년 계속적인 증가추세에 있지는 않았다. 진보교육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2011년을 계기로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서울지역 혁신학교의 경우, 교내 폭력이 현저하게 줄고 있다 하여, 해당학교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혁신학교의 경우 학교폭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학급당 인원수 감소(30명), 교무행정사 파견으로 교사들이 수업과 상담 등 생활지도에 주력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학생 중심의 모둠별 수업을 하다 보니 졸거나 떠드는 학생이 거의 없고,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도 좋아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소통과 배려', '민주적이고 행복한 학교 운영', '수업혁신', '생활교육의 혁신', '문예체교육 강화', '상담활동 활성화', '학생 자치활동 강화' 등으로 학교가 운영되니 자연히 혁신학교는 폭력과 거리가 멀어졌다는 설명이다. 혁신학교가 또 다른 대안임이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학교의 경우 아직도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 많은 만큼, 주된 원인인 폭행 등을 줄여갈 수 있는 방법을 다 같이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가정, 학교, 국가 등 사회 구성원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학생들에게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이번에 서울시교육청이 공포한 학생인권조례가 학교현장에 잘 정착되어 학생들이 다른 학생의 인권을 존중할 수 있는 풍토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아울러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혁신학교의 운영방식을 일반학교도 적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작성한 김형태님은 서울시의회 교육의원입니다. <교육희망> 등의 매체에도 보낼 예정입니다.



태그:#학교폭력, #서울시교육청, #김형태, #교육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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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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