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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김부겸 최고위원(수성갑), 남칠우(수성을), 김동열(중.남구) 예비후보
 민주통합당 김부겸 최고위원(수성갑), 남칠우(수성을), 김동열(중.남구)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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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김부겸 최고위원이 3선의 기득권을 버리고 대구 출마를 선언하면서 19대 총선에서 대구지역 야당 국회의원이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요즘 민주통합당 대구시당 사무실은 찾아오는 손님들로 북적대고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입당하려는 예비후보들도 줄을 잇고 있다. 한마디로 문전성시다. 18대 총선 당시 후보조차 구하지 못해 민주당 후보가 고작 2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대구지역은 1월 31일 현재 12개 지역구에 85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해 평균 7.1대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한나라당 출신이 51명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18대 총선에서 단 2곳밖에 후보를 내지 못했던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로 8명이 등록했고 앞으로도 추가 등록할 후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역구에서는 단일화 경선도 해야 한다.

민주당, 대구에서 이례적인 입당행렬

현재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보는 남칠우(수성을), 임대윤(동구갑), 이승천(동구을), 김용락(북구갑), 이헌태(북구을), 김중걸(북구을), 김준곤(달서갑), 김진향(달서군) 등이고 김부겸 최고위원은 수성갑 지역구에 후보등록할 예정이다.

무소속으로 예비후보에 등록했던 김현익 변호사와 시민운동을 해왔던 김동열 대구KYC 대표가 1월 31일 입당해 동구을 선거구와 중·남구 선거구에 출마한다.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를 신청한 하석수 대구대 전 총학생회장도 이날 함께 입당했다.

민주통합당 임대윤(동구갑), 이승천(동구을), 김현익(동구을) 예비후보
 민주통합당 임대윤(동구갑), 이승천(동구을), 김현익(동구을)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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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6일에는 대구의 문화예술인 470여 명이 단체로 민주통합당에 입당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권오혁 시당위원장은 "민주당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단체로 입당하기는 처음"이라며 고무된 표정을 지었다.

이처럼 민주통합당 대구시당이 활기를 띠는 것은 민주당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지난 연말 통합을 하면서 '전라도당'이라는 이미지를 희석시킨 면도 적지 않게 작용했다. 여기에 지역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지역분할 구도에 힘입어 장기간 '집권'하면서 경제는 전국 꼴찌를 면하지 못하고 있고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어 고향을 떠나는 현실에 대한 민심의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대구의 지역내총생산(GRDP)는 18년째 전국 꼴찌이고 변변한 산업시설 하나 제대로 없다. 게다가 서울에 본사를 둔 대형 백화점이나 유통업체들은 넘쳐나고 토종브랜드는 거의 사라진 상태다.

민주통합당 김용락(북구갑), 이헌태(북구을), 김중걸(북구을) 예비후보
 민주통합당 김용락(북구갑), 이헌태(북구을), 김중걸(북구을)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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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여름 대구를 방문했을 때 "대구 경제가 80년 만에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오히려 서민들은 더 살기 힘들어졌다며 아우성이고 자영업자들은 한계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 한나라당은 '차떼기당'이라는 오명을 넘어 '디도스(DDOS)당', '돈봉투당', 심지어 '부자당'이란 비아냥에 '온갖 비리 정당'이라는 비판까지 듣고 있다. 한나라당이 당명을 바꾸기 위해 국민들을 상대로 당명을 공모하자 '꼴보기싫당', '두나라당', 'MB탈당' 같은 조롱성 당명 응모도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되자, 대구 민심도 한나라당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 초 지역 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현역 의원을 찍지 않겠다는 여론이 70%를 넘었고 한나라당 후보를 찍지 않겠다는 여론도 40%에 가깝게 나왔다. 특히 젊은층이 많이 사는 곳 중에서는 한나라당이 아닌 야당 후보를 찍겠다는 여론이 50%가 넘는 곳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나라당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가 줄어들자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지역의 야당 후보들 사이에 "이제는 한 번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 1월 26일 민주통합당에 입당한 김용락 경북외국어대 교수는 "불과 일주일 만에 470여명이 민주당 입당원서에 서명할 줄 몰랐다"며 "이제는 민주통합당 간판으로도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김준곤(달서 갑), 김진향(달성군) 예비후보와 하석수청년비례대표 후보
 민주통합당 김준곤(달서 갑), 김진향(달성군) 예비후보와 하석수청년비례대표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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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까지는 지역민들이 민주통합당에 무조건 표를 줄 것 같지는 않다. 한나라당은 밉지만 그래도 믿을 건 한나라당밖엔 없다는 여론과 현역 의원들에 대한 물갈이는 찬성하지만 한나라당 후보에게 표를 줘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찮다.

예비후보들이 몰려들긴 하지만  민주통합당이 마냥 기뻐하지 못하는 이유다. 지역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고 지역의 대변자가 되려면 지역민들 속으로 좀 더 파고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8년 열린우리당 유시민 후보는 "대구에 뼈를 묻겠다"며 수성을 지역구에 출마했지만 낙선하자, 이내 대구를 떠났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실망했듯이 지역을 지키는 야당 정치인이 필요하다.

18대 국회에서 지역 출신 비례대표 야당 국회의원이 2명이나 있었으나 이들은 존재감조차 드러내지 못했고, 지역 현안에도 무관심했다. 따라서 민주통합당 등 야당은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도 지역과 밀착되고 지역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을 선정해야 한다. '원조TK'라고 말만 하지 말고 '지키는 TK'가 돼서 지역민들과 몸으로 부딪히며 진정으로 지역을 생각하는 후보들이 민주통합당을 꾸릴 때 지역 유권자들도 회심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티엔티뉴스(www.tntnews.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19대 총선, #민주통합당,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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