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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90년대 민주화운동 중심지였던 광주. 그 중심엔 이른바 '운동권 총학생회장'이 있었다. <전남일보>는 최근 "다른 지역 운동권 총학생회장들이 늦어도 17, 18대 국회에 입성했지만 유독 광주 지역 운동권 총학생회장 출신들은 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19대 총선에 광주지역 대학 '운동권 총학생회장' 출신 세 명이 동시에 출사표를 던졌다. <오마이뉴스>는 이들을 차례로 인터뷰했다. 세 번째 인물은 오병윤 전 전남대 총학생회장. 그는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조직위원장, 민주노동당 광주광역시당위원장,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겸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편집자말]
오병윤(통합진보당, 광주 서구을) 예비후보는 "광주에서 민주당 국회의원 한 명 더 는다고 정권교체 도움되나"며 야권연대를 통한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도 광주에서부터 야권연대를 실현할 것을 촉구했다.
 오병윤(통합진보당, 광주 서구을) 예비후보는 "광주에서 민주당 국회의원 한 명 더 는다고 정권교체 도움되나"며 야권연대를 통한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도 광주에서부터 야권연대를 실현할 것을 촉구했다.
ⓒ 오병윤 선거대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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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광주에서 진보정당을 한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 광주의 역사와 운동의 성과가 맺은 과실은 '김대중=민주당'이라는 블랙홀에 모두 흡입되었기 때문이다. '민주당 텃밭'이 되어버린 '민주성지 광주'에서 진보정당세력은 '정치적 이방인'으로 힘겨운 시절을 견뎌내야 했다.

오병윤(통합진보당·광주 서구을) 예비후보도 마찬가지였다. 전남대학교 총학생회장 시절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제적된 이후 그는 줄곧 '운동'의 한복판에 있었다. 진보정당이 출범하고 나서는 당원으로서 '보수정당'의 포로가 되어버린 광주의 차가운 벽을 수없이 두드렸다. 번번이 패배 아닌 패배를 했지만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개인의 유·불리를 넘어서 한 사회가 스스로 변화하고 건강한 방향으로 나가려면 역동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고정된 것이 아닌 변화를 전제로 다수의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진보의 가치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 진보의 가치와 방향이 내 삶과 일치하기를 기대하며 '학생운동-노동운동-민주노동당'의 길을 선택해왔습니다. 일하고 노동하는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느끼는 가치가 세상의 중심에 서는 것,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진보고 진보정치가 추구해야 할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이것만큼은 놓치지 않고 살기 위해 노력하며 살다 보니 여기까지 와버렸네요, 하하."

그는 "광주정치가 선순환 시스템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광주의 '민주당 일당 시스템'이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을 양산하고 있고 광주정치를 왜곡하는 주범이라는 것이다.

"역사적 고통은, 그 고통이 낳은 필연적 선택은 일정부분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특정정당과 특정인물에 무조건 함몰되는 왜곡된 광주정치의 현실은 바뀌어야 합니다. 오죽하면 '민주당 일당독재'라는 용어가 자연스럽게 등장하겠습니까.

건강하고 양심적인 많은 사람들이 정치영역에서 기여하려면 특정정당 즉 민주당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기회조차 잡을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많은 젊은 인재들이 절망하며 뜻을 접습니다. 의지가 부족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주어진 현실은 뜻을 펼칠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아닌데 어떡하겠습니까.

휘발유처럼 자신의 뜻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그런 절망을 강요하는 구조를 이겨내지 못하고 동화하거나 자신의 꿈을 스스로 쇠퇴시켜버린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진보정당은 그 분들의 한과 희망을 담는 그릇이어야 합니다. 그렇게 함께 모여서 선순환 시스템이 작동되는 정치, 구시대 정치질서를 개혁하는 새로운 정치를 실천하면 광주도 (진보정당을) 선택할 것입니다."

민주당 안팎에선 '당내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말까지 돌 정도

그가 예비후보로 등록한 선거구는 광주 서구을. 한나라당과 통합진보당의 예비후보 1명씩을 뺀 나머지 예비후보 6명이 모두 민주당 예비후보다. 민주당 안팎에선 '당내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말까지 돌 정도다.

그러나 '광주정치'가 아닌 '전국정치'의 관점에서 보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등 범야권은 총선을 대선 승리로 가는 '승리의 징검다리'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전략의 핵심은 '야권연대'다. 특히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의 야권연대 실현 여부는 대선에서의 야권 단일전선 구축을 가름하는 시험대로 등장하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총선보다는 대선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대선승리를 위한 전국적 야권연대를 상식적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야권연대는 단순한 경험이 아닌 승리의 경험입니다. 우리는 2010년 지방선거와 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야권연대를 통한 승리를 경험했습니다. 인구 2300만이 밀집해있는 수도권에서 야권연대는 승리를 위한 필연입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광주입니다. 정권교체하려면 광주가 바뀌어야 합니다. 민주당 일색인 광주가 야권연대에 어떤 도움이 되겠습니까. 국민에게 감동을 줘야 합니다. 한나라당 심판은 당연한 명제일 뿐입니다. 정권교체를 위해서 광주가 대국민 메시지를 던져야 합니다.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는 일은 더 이상 광주에서 없다, 김대중 이어 부산 사람 노무현을 광주가 대통령으로 만든 것처럼 정권교체 위해 민주당 광주를 바꾸겠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솔직하고 분명하게 말했다.

"광주에서 야권연대 실질협상을 주도했던 오병윤을 빼고 민주당 국회의원 한 명 더 늘리는 게 정권교체에 도움이 됩니까? 지난 6·2지방선거에서 저는 민노당 사무총장으로서 실제로 우리 당의 후보를 죽이고 한명숙 선대본, 유시민 선대본으로 가서 밑에서부터 조직적으로 헌신적으로 임했습니다. 

서울에선 이정희 등이, 광주에선 오병윤 등이 국회에 들어가는 것이 승리를 위한 야권연대를 위해서도 낫습니다. 새 국회가 문 열자마자 BBK, 천안함, 내곡동 사저 국정조사 낱낱이 해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이 땅에선 발붙여서는 안될 세력임을 알려야 합니다. 그래야 대선 승리할 수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오병윤의 거침없는 투쟁력이 요구되고 있고, 저는 이 싸움을 승리로 이끌 능력과 자신이 있습니다."

오병윤 예비후보의 호소를 광주와 민주당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태그:#오병윤, #통합진보당, #광주, #총선, #야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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