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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새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결정했다. 당명 '한나라당'은 14년 3개월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비대위는 2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이같이 정했으며, 상임전국위원회를 거쳐 13일 열리는 전국위원회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황병철 비대위 대변인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새로움의 '새'와 나라의 또 다른 순 우리말, 나라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진 '누리'가 합쳐진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개정하기로 결정했다"며 "새로운 대한민국, 업그레이드 된 대한민국, 갈등을 넘어 국민이 화합하고 국민의 염원을 대신하는 뜻"이라고 밝혔다.

 

황 대변인에 따르면, 당명 '새누리당'은 함께 최종 후보로 오른 '새희망한국당', '한국민당' 등 중에서 '낙점'됐다.

 

황 대변인은 "(응모된 1만 건의 당명 중) 새, 국민, 희망, 행복, 복지라는 단어가 많았고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많았던 것은 '새', '신(新)'이라는 단어였다"며 "쇄신과 변화에 대한 국민의 바람이 잘 나타났다"고 평했다. 그는 또 "'국민'이나 '복지', '행복', '희망' 등 구체적인 단어가 많았던 것은 민심을 반영하는 증거가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공모당명 검토 작업을 맡았던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만약 기존 당명과 비슷하다면 '왜 바꿨냐'는 질책이 있을 것이고 (너무) 새롭고 독특하다면 '한나라당의 이미지를 버렸냐'는 지적이 있을 것 같았다"며 "이 딜레마 속에서 잘 절충해 당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검토 과정에서) 국민들의 마음 안에 어떤 방향이 자리 잡고 있는지 찾았다"며 "화합하고 하나되고 새롭게 나아가는 것에 대한 바람이 많이 느껴졌다, 특히 새로운 나라, 새로운 세상을 뜻하는 순우리말 '누리'를 포함하는 당명이 50건이 넘었다"고 설명했다.

 

새 당로고 및 당색은 아직 검토 중이다. 황 대변인은 "당명 결정 이후 새 당로고 및 당색에 대한 검토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확정 되는대로 13일 전국위에서 선포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갑제 "이념 없는 당명, 족보 없는 집단인가"

 

한편,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새 이름에 걸맞게 진정 새 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욱 박차를 가해달라"고 주문했다. 당의 간판을 바꾸는 것 이상, 내용적인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는 주문으로 읽힌다.

 

그는 "그동안 우리 당은 국민의 요구와 시대정신에 맞게 당의 가치와 방향을 전면 수정했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인물을 공천할 수 있도록 공직자추천위원회 구성도 마쳤다"며 "이렇게 생각과 사람과 이름까지 바꾸게 된다면 우리 당은 완전 새로운 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비공개회의에서도 "이름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꾼 뒤 얼마나 잘해나가느냐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당명의 힘은 국민의 지지와 믿음 속에서 나온다, 앞으로도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새 당명 선정에 대한 외부시선은 싸늘한 편이다.

 

천호선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당명을 바꾼다고 태생이 바뀌는 것이 아니다"며 "정말 사람이 바뀌었는지 그리고 생각이 바뀌었는지 국민들은 의아스럽다"고 꼬집었다.

 

또 "친이가 친박으로 바뀐다고 사람이 바뀌는 것이 아니고 표현을 바꾼다고 정책에 대한 생각과 소신이 바뀌는 것이 아니다"며 "모든 혁신은 과거에 대한 진솔한 자기반성으로부터 출발한다, 자기반성 없는 혁신은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박은지 진보신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새 당명이 새 세상을 꿈꾸는 뜻으로 읽힌다"며 "대한민국 대표 보수 정당이 '새 세상'을 당명으로 하다니, 보수 가치를 버리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예쁜 한글 이름으로 국민들을 한번 헷갈리게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또 "전자라면 한나라당의 수구적 정책에 대한 심각한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리꾼의 반응 또한 냉소적이다. 한 트위터리안(@firirik)은 "새누리당, 새롭게 누리겠당?"이라고 반문했고, 또 다른 트위터리안(@Kkndson)은 "온갖 잡새들이 모여 있으니 그런가봅니다"며 비꼬았다.

 

대표 보수 논객인 조갑제씨는 트위터(@chogabje1)를 통해 "이념 전장인 한반도에서 정당은 이념을 당명에 담아야 한다"며 "새누리당은 무슨 이념을 담는가, 이름은 있는데 성이 없는 족보가 없는 집단"이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칼럼리스트 고종석씨는 트위터(@kohjongsok)를 통해 "새누리당. 이름은 참 예쁘네요, 한글학회의 강력한 지지를 받을 것 같아요"면서도 "근데 이게 말하자면 신세계당인데, 삼성계열당인가"하고 비꼬았다.

덧붙이는 글 | 강혜란 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태그:#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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