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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폭력을 낳는다. 나도 폭력을 당한 적이 있는데 그래서 폭력을 행사하려는 욕구가 있다."(강지한·서울 신현고)

"학교 폭력은 친구들이 학업스트레스가 너무 크고 과중하다보니 어디로 터뜨려야할지를 잘 모르는 게 원인이다."(김도훈·서울 중계중)

학생참여위원회 올해 처음 열린 까닭은...

2일 오후 서울지역 중고교 학생대표들과 대화하는 곽노현 교육감.
 2일 오후 서울지역 중고교 학생대표들과 대화하는 곽노현 교육감.
ⓒ 서울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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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3시, 서울시교육청 9층 회의실. 서울시교육청이 연 서울교육학생참여위원회에 참석한 서울지역 중고등학생 30여 명은 학교폭력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쏟아냈다. 이날 참석한 학생들은 각 학교 학생회장들이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구속 때문에 올해 처음 연 학생참여위원회에는 곽 교육감도 참석했다.

앞서 곽 교육감은 교육청 업무 복귀 첫날인 지난 달 20일 "학교폭력에 학생들의 목소리가 빠져 있으며,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부터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이 발언 뒤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 이주호 교과부장관도 학생들을 만나 의견을 들은 바 있다.

이날 행사는 당초 예정한 2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 6시 10분쯤에 끝났다. 본 행사 시작 전 참석자들은 학생폭력의 아픔을 다룬 교육연극<양들의 침묵>을 함께 봤다.

곽 교육감은 이날 "총 가운데 가운 무서운 것이 눈총이며 탄 가운데 가장 무서운 것은 손가락 탄인 지탄"이라면서 "학생자치활동 활성화를 통해 학급 자율규정을 입법하는 등 학생들 모두가 학교폭력을 없애기 위해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학생들이 나서야만 교실 안의 '엄석대'를 없앨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교육청은 2월 3일부터 17일까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학생자치활동 시간을 집중 운영하도록 각 학교에 권고할 계획이다.

발언권을 신청한 학생들은 학교폭력 예방 방안에 대해 돌아가며 의견을 말했다. 다음은 학생들이 제안한 내용 가운데 일부다.

"일진들이 만든 학교폭력, 그들에게 해결하라고 하면..."

2일 오후 학생대표들과 만난 곽노현 교육감.
 2일 오후 학생대표들과 만난 곽노현 교육감.
ⓒ 서울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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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철한 신고정신으로 가해자에게 긴장감을 줘야 한다. 핸드폰 이용해 익명으로 해도 되고, 학교 지키미, 옴부즈만을 통해 해도 된다. 이렇게 되면 가해자들이 폭력을 지켜본다는 긴장감을 갖게 된다."(김도훈·서울 중계중)

"일진학생들은 무조건 나쁘다고 하는 것 같은데 그 아이들이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 알아주고 위로해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처벌은 강화해야 한다."(김상훈·서울 숭문고)

"일진들이 만든 학교폭력을 일진들이 해결하도록 하는 게 어떨까. 일진그룹을 학교폭력 방지그룹으로 만드는 거다. 학교 내에서도 지위를 갖게 되면 학교폭력을 가하는 경우는 드물 것 같다."(류홍석·서울 건대부중)

"학생인권조례가 계속 시행되고 체벌금지도 오랫동안 제대로 되면 학생들의 폭력도 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김희주·서울 봉원중)

곽 교육감은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 "여러분들은 학생인권조례로 자유를 얻었다고 생각하는 데 진정한 자유는 도덕적으로 그릇되면 거부할 수 있는 역량"이라면서 "인권이 주는 자유는 악을 분별하고 극복할 수 있는 공동선의 자유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등 학생들의 책임을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학교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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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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