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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동안 을 지역구는 중앙 바람과 지역 바람이 한꺼번에 불고 있는 격전지다. 중앙에서 부는 바람은 MB정권 심판론 과 구 한나라당 돈 봉투 사건에 이은 국회의장 사퇴 같은 태풍이다.

 

지역에서 부는 바람은 중앙 바람보다 위력은 덜 하지만 한번 휩쓸리면 좀처럼 빠져 나오기 힘든 '안양교도소' 라는 토네이도(tornado)다. 다만 그 토네이도가 어디를 겨냥하느냐가 문제가 될 뿐이다.

 

안양 교도소 문제로 현재 법무부와 안양시가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법무부는 현 위치 재건축을, 안양시는 관외 이전을 주장하고 있다. 교도소를 이전해야 한다는 데에는 안양시장, 안양 시의회 여야 정치인과 안양시민들까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민주 통합당 예비 후보는 물론 심재철(새 누리당) 현 새누리당 국회의원까지 '관외이전'해야 한다고 의사 표시를 한 상태다.

 

안양교도소 이전 문제는 3개시(의왕.군포.과천) 통합과 맞물려 있어 더 중요한 이슈로 부각 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3개시가 통합이 되면 현 안양 교도소는 지리적으로 통합시의 중심부가 된다. 때문에 안양 교도소를 타 시로 이전하고 그 자리를 통합시의 행정·문화 중심지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 문제는 아직까지 어느 당에 어떤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 할지 명확하지 않다. 현재 모두 관외 이전을 주장하고 있고, 유력 후보들이 당내 경선에 몰두하느라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내 경선이 끝나고 본선으로 가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안양 교도소라는 토네이도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심재철 의원 3선, 새 누리당 강세 지역

 

호계교도소 문제를 잠시 접고 동안 을 지역구에 대해서 살펴보자. 현재 예비후보 9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거기에 아직 예비 후보로 등록하지는 않았지만 출마가 거의 확실한 심재철 현 국회의원 까지 합하면 총 10명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새 누리당에서는 심재철(54) 의원과 안기영(49) , 박광진(48) 전 도의원, 국회 공무원 출신 이석원(55)씨가 본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이정국(49) 경제학 박사와 정진욱(47) 전)한국경제신문기자 김준호(36) 구글택배 대표이사, 영화감독 여균동, 전)안양방송 양회구(50)보도제작부장이 경선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통합진보당 에서는 홍순석(48, 김선동 의원 보좌관)씨가 출마했다.

 

동안 을은 새 누리당 강세 지역이다. 심재철 의원이 지난 2000년 16대 총선부터 2008년 18대 총선까지 내리 당선 됐다. 차점자와 득표 차도 점점 벌어졌다. 16대 총선에서는 현 동안 갑 이석현 의원(당시 새천년 민주당)을 불과 869표 차로 이겨 가까스로 당선됐다.(심재철 49.1%)

 

하지만 17대 총선에서는 열린 우리당 이정국 후보를 6894표 차이로, 18대 총선에서도 역시 이정국 후보(민주당)를 16758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 됐다. (당선 득표율 17대 51%, 18대 61.23%)

 

이는 이 지역 새 누리당 후보 지지 기반이 안정돼 있고 충성도 또한 높다는 증거다. 이를 통해 현직의원 효과가 강하다는 것도 알 수 있다. 현직의원 효과가 강한 점은 안양 선거구 공통점이기도 하다. 만안(이종걸, 민주통합3선) 과 동안 갑(이석현, 민주통합 4선)모두 다선 중진 의원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중앙 바람은 통합 민주당 쪽으로

 

앞서 밝혔다 시피 현재 중앙 바람은 민주 통합당 에게 유리하다. 2008년 노무현 정권 심판론을 등에 업고 한나라당이 싹쓸이 하던 때와 비슷한 바람이 민주통합당 쪽으로 불고 있다. 이것만 보면 이번에는 민주통합당 후보가 금배지를 가슴에 달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정은 그리 녹록지 않다. 심 후보는 2004년 탄핵 정국, 즉 민주당 쪽으로 거센 바람이 불었을 때도 무려 6894표 차이(9%)로 민주당 후보를 누른 막강한 후보다. 인지도와 지지도, 지지자의 충성도가 높았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심재철 후보가 스스로 물러날 때 까지 동안 을 지역은 국회의원을 바꿀 수 없는 것일까? 인지도, 지지도, 조직력이 당선의 필요충분조건 이라는 선거 공학만 놓고 보면 그렇다. 하지만 공학으로만 접근 할 수 없는 게 선거다. 오죽 변수가 심하면 '생물' 이라는 말까지 나올까!

 

변수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최근 여당 내에서 불고 있는 물갈이론에 심 의원이 휩쓸려 경선에서 탈락 할 경우에 생기는 변수다. 심 의원이 탈락하고 안기영, 이석원 예비후보가 본선 후보로 나선다면 선거 구도에 많은 변화가 발생 할 것이 분명하다.

 

또 한 가지는 앞서 밝힌 '안양교도소' 문제다. 안양 교도소 문제는 하루 이틀 새에 불거진 문제가 아니다. 현 위치에 재건축 하느냐, 아니면 다른 곳으로 이전 하느냐 하는 문제로 오랜 시간 갈팡질팡 하다가 결국 총선 바람을 타고 쟁점으로 떠오른 문제다.

 

법무부는 시설 노후화로 인한 붕괴 위험 등으로 이전을 추진했지만 주민들 반대로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결국 지난 2006년 현 위치에 재건축하기로 방침을 선회 했고, 법무부와 안양시는 2010년 협의를 통해 교도소 재건축을 확정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7월 취임한 현 최대호 안양 시장은 현 위치에 교도소를 재건축하는 것을 반대하고 이전을 주장했다. 그러자 법무부는 재건축을 하기 위하여 국무총리실에 행정협의조정을 신청했다. 국무총리실 행정 협의 조정 위원회는 지난 1월 30일, 안양교도소를 호계동 현 위치에 재건축하라고 결정했다.

 

이 결정은 결과적으로 끓는 물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시민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관외이전'을 주장하며 들고 일어났고 정치권은 이에 가세했다.

 

안양시민 약 1천여 명이 지난 1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앞 운동장에서 "안양교도소 재건축계획 즉각 철회와 국무총리 행정조정위의 재건축 결정을 취소, 교도소 부지를 안양시민에 환원하라"고 촉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이 자리에 예비후보들도 함께 했다.

 

토네이도, 새누리당 강타 할 가능성 있어

 

이제 안양교도소라는 토네이도가 어느 쪽을 강타 할지 답을 내야 할 때다. 답은 새누리당 이다. 책임론이 일 것이다. 지난 2010년, 안양교도소를 현 위치에 재건축하기로 법무부와 합의 한 것은 이필운(한나라당) 시장 이었고, 당시 이 지역 국회의원도 한나라당 심재철의원 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안양교도소가 유권자 표심을 뒤흔들 정도로 파괴력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해 묵은 문제이기에 갑자기 큰 폭발력을 내기는 힘들다고 본다. 그럼에도 이 문제가 이번 선거에서 중요한 이유는 누가 이기든 근소한 차이로 이길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앙 바람 지역 바람 모두 민주통합당에 유리하다. 그렇지만 이것만 가지고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게 동안을 지역이다. 심재철이라는 12년 된 거목이 튼튼히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누가 승리하든 근소한 차이라는 예측이 가능하고, 작은 바람도 당락을 가르는 큰 변수로 작용 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이번 선거에서 처음 허용되는 SNS 선거운동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메가톤급 정치 이슈나 공약이 전파력이 강한 SNS를 통해 부각되면 인지도가 떨어지는 후보도 크게 주목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 할 것이다.

 

한편, 동안을 지역 총 인구수는 2011년 10월 31일 기준, 17만 8944명이고 선거인 수는 13만 4089명(74.9%) 이다. 동안을 지역구는 평촌동, 평안동, 귀인동, 호계동, 범계동, 신촌동이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태그:#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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