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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시민모임' 회원 약 20명이 광주광역시 금남로 5가에 있는 삼성생명 빌딩 앞에서 점심잔치를 벌이고 있다.
 '삼성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시민모임' 회원 약 20명이 광주광역시 금남로 5가에 있는 삼성생명 빌딩 앞에서 점심잔치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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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철학자' 김상봉 교수(맨 오른쪽)와 김성환 삼성일반노조위원장(가운데)이 닭고기 매운탕으로 차린 점심을 먹고 있다.
 '거리의 철학자' 김상봉 교수(맨 오른쪽)와 김성환 삼성일반노조위원장(가운데)이 닭고기 매운탕으로 차린 점심을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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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정오, 광주광역시 금남로 5가 삼성생명 빌딩 앞에서 점심 잔치가 열렸다. 메뉴는 닭고기 매운탕.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른 곳도 아닌 건물관리가 까칠하기로 소문난 삼성생명 빌딩 앞에서 버젓이 점심 잔치판을 벌인 것이다. 물론 이들은 삼성 직원들이 아니다. 이야기는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 1월 천안에서 삼성전자 직원이었던 고 김주현씨가 업무 스트레스로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광주에서도 '삼성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시민모임(이하 삼사모)'이 꾸려졌고, 이들은 곧바로 금남로 5가에 있는 삼성생명 빌딩 앞에서 1인 시위에 들어갔다.

삼사모는 20011년 6월 14일, '1인 시위 100일 기념'으로 삼성생명 빌딩 앞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사법당국은 2012년 1월, 이 점심식사를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식사를 주도했던 박고형준(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활동가를 벌금 100만 원에 약식 기소했다. 따라서 23일 길거리 점심식사는 약식기소에 항의하는 퍼포먼스인 셈.

박고형준 활동가는 "저보다 성실하게 수사관 질문에 대답해줄 김상봉(전남대 철학과) 교수님과 윤난실 통합진보당 광주시당위원장님도 계시니 앞으론 두 분을 자주 불러 달라"고 약식 기소 소회를 밝혀 참가자들이 웃음보를 터트렸다.

한편, 점심식사에 앞서 삼사모는 '삼성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1인 시위 1주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엔 김성환 삼성일반노조위원장, 삼성반도체피해가족모임 회원과 삼성의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온 김상봉 교수, 윤난실 통합진보당 광주시당위원장 등 약 30명이 함께 했다.

"경제민주화는 삼성개혁에서 출발... 핵심은 소유와 경영 분리"

'삼성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1년째 이어온 시민모임이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재벌개혁은 삼성재벌부터 시작하라"고 요구했다.
 '삼성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1년째 이어온 시민모임이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재벌개혁은 삼성재벌부터 시작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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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김상봉 교수는 "1년 동안 1인 시위를 이어와 준 여러분에게 그저 미안하고 고마울 뿐"이라며 "이건희 가(家)의 재산소송이 제기됐는데 부정과 불의, 사기는 언젠가 드러나기 마련이고 (이 소식을 전해 들으며) 역사의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김성환 삼성일반노조위원장은 "누군가는 삼성과 싸워야 하는데, 누군가는 돈보다는 인간이 귀하게 여겨지는 세상을 위해 싸워야 하는데 사람들은 삼성을 두려워하더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제 삼성이 코너에 몰리기 시작했다"며 "삼성은 결코 무노조 원칙, 백혈병 방치 등의 문제를 피해 갈 수 없으며 이 때문에 그린피스는 삼성을 '세계적인 악덕기업 3위'로 낙인 찍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난실 통합진보당 광주시당위원장은 "4·11 총선을 앞두고 모든 정당들이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하고 있다"며 "경제민주화는 삼성개혁으로부터 출발해야 하며 그 핵심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11년 들어 삼성공장에서만 120명 넘는 노동자들이 백혈병 및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회문제가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이 가운데 46명은 결국 사망했다. 하지만 15년 이상 삼성재벌과 싸워 온 삼성일반노조, 삼성 백혈병 피해자가족모임 등의 노력으로 2011년 6월 최초로 삼성백혈병이 산업재해로 인정받는 판결이 나왔고, 7월엔 에버랜드에서 삼성 최초 노동조합이 건설되었다.  

스스로 '초일류 기업'이라고 선전하는 삼성. 하지만 지난 1월엔 그린피스와 베른선언이 주관한 '세계 최고 악덕기업 선정 투표'에서 노조탄압과 삼성백혈병 외면 등의 이유로 '세계 악덕기업 3위'로 선정·발표되는 수모를 겪었다.


태그:#삼성, #세계 악덕기업, #김상봉, #광주, #금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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