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마지막 날인 29일 저녁, 오마이뉴스 본사 강연장에서는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경선후보자 최종 16인을 대상으로 한 초청 토론회가 열렸다. 총 네 번에 걸쳐 이루어지는 이번 토론회는 20대 남·녀 후보와 30대 남·녀 후보 각각 4명씩 한 집단을 이루어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 토론회는 오연호 대표의 진행으로 오마이TV를 통해 생중계 된다. 이 날에는 20대 남성후보 4명(심규진, 안상현, 정상근, 성치훈)과 30대 여성후보 4명(이승연, 박인영, 이여진, 장하나)의 토론이 각각 이루어졌다.
올 총선을 앞두고 최초로 시도되는 민주통합당의 청년비례대표 선출에 대해 시작부터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처음에 400명 가까웠던 후보들의 수는 어느덧 16인으로 줄어있었다. 그동안 '락파티'나 '합숙 캠프' 등을 통해 자질이나 능력에 대한 검증을 거친 후보들만 남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기대는 점점 높아져가고 있다. 그런 만큼 이번 토론회는 후보들에게는 자신을 잘 드러낼 수 있는 통로로 작용할 수 있고, 유권자들에게는 후보자들의 자질에 대한 검증을 보다 명확하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장분위기는 청년들이 모여 있는 자리라고 하기에는 다소 차분하고 한적한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가라앉은 분위기는 아니었다. 토론회 첫날이라서 그런지 후보자들의 얼굴에서 약간은 경직되고 긴장된 표정이 보였으나, 그들의 눈빛만은 열의로 가득 차 있었다. 20대 남성후보들의 토론이 먼저 진행된 후에 잠시 휴식시간을 갖고 30대 여성후보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남성후보들을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헤어스타일과 똑같이 맞춰 입은 듯한 양복이었다. 얼굴은 아직 앳띤 20대의 모습인데 반해, 머리는 국회의원들이 가장 즐겨한다는 2대 8 가르마 스타일부터 시작해서 딱딱한 느낌을 풍겼다. 나름 단정하게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이기는 했으나 외양에서 풍기는 이미지에 있어서 청년다운 발랄함이 느껴지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 남았다. 반면 여성후보들은 자유로운 복장으로 토론에 임해,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 주었다.
토론은 100분씩 주어졌다. 사전에 정해진 질문의 내용과 순서에 따라 진행자가 묻고 토론자가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이미 정해진 순서에 의해 질문과 응답이 오가다 보니 다소 지루한 느낌이 들었고, 질문의 내용이 이미 많이 다루어졌거나 쉽게 예상이 가능한 것이어서 참신함이 떨어지기도 했다. 후보들의 조심스러운 태도와 정형화된 토론의 형식이 결합되어 밋밋한 느낌을 주기도 하였다. 박진감 있는 난상토론을 기대한 이들은 실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들 청년후보들의 모습은 기존 국회의원들의 그것과는 다른 점도 많았다. 각자의 순서를 잘 지켜가며 자신의 차례가 돌아왔을 때 본인의 생각과 정책을 차분히 내세우는 모습, 다른 후보들의 차례가 오면 그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면서 잘 경청하는 모습이 그랬다. 다소 추상적인 답변과 감정적으로 흥분된 모습을 종종 보이는 후보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런 미숙함이 풋풋하고 진정성 있게 다가오기도 했다.
다음 토론회는 3월 1일에 열린다. 토론의 내용과 형식이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후보자들이 좀 더 자유롭게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토론을 하는 이들과 보는 이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이번 청년비례대표 경선과정이 단순한 정책토론이 아닌 재미와 역동성을 담은 '토크 파티'로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