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권에 복귀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반대 여론을 전하는 뉴욕타임스
대권에 복귀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반대 여론을 전하는 뉴욕타임스 ⓒ New York Times

'차르'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러시아 대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다시 대권을 잡았지만 오히려 민심은 분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푸틴은 지난 5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60%가 넘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1차 선거에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로서 푸틴은 두 차례의 임기를 마치고 총리로 물러난 뒤 4년 만에 다시 대통령직에 복귀해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푸틴은 집권당 통합 러시아당의 지난해 12월 총선 부정선거 의혹과 측근 부정부패, 권위주의적 통치에 대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안정을 원하는 여론과 대안 부재로 여론 조사 결과를 뛰어넘는 높은 득표율로 승리했다.

하지만 민심이 예전같지 앉자 푸틴은 "강한 러시아를 만들겠다"며 국가주도형 경제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국방력을 대폭 증강해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G2' 구도에 도전장을 던졌다.

또한 부정부패 척결, 야권 인사 중용, 일정 수준의 공권력 개혁, 빈부격차 완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중산층과 반대파 끌어안기에 나섰다.

야권 "선거 인정 못한다"... 대규모 반대 집회

그러나 푸틴이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만만치 않다. 최대 야당인 공산당과 일부 야권 단체들은 이번에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투표에 참가한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부재자 투표제의 헛점을 이용해 신분을 속여 중복 투표를 하는 이른바 '회전목마' 부정 투표를 목격했다는 증언이 쏟아지고 있지만 러시아 중앙 선관위는 부정선거 방지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고 반박했다.

이번 대선에서 푸틴에 이어 2위를 기록한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는 "불공정하고 투명하지 못한 선거"라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고 야권 지도자들은 모스크바 시내에서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반부패 운동을 벌이며 푸틴 퇴진 시위를 주도했던 유명 블로거 알렉세이 나발니는 TV 인터뷰에서 "시민들이 모두 거리로 나와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떠나지 말아야 한다"며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경제 상황도 심상치 않다. 푸틴은 지난 임기 때 에너지 자원 수출로 러시아의 고속 경제성장을 이끌었지만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유럽이 최근 심각한 경제 위기에 시달리며 수출량이 크게 줄었다.

임금 향상, 공공지출 확대 등을 약속한 푸틴으로서는 자원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개혁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푸틴은 4년 만에 다시 돌아왔지만 그의 가장 큰 무기인 '카리스마 정치'는 힘을 잃었다. 반대 민심의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새로운 도전'을 맞이한 푸틴이 과연 러시아의 옛 영광을 되찾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