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기사보강 : 7일 오후 1시 48분]

"친이계 보복? 원칙과 룰에 의해 진행됐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공천위원회가 친이·친박(기준)을 갖고 (공천을) 하지 않고 있고 원칙과 룰에 의해 (공천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공천 작업과 관련해 연일 제기되고 있는 '친이계 보복' 주장을 일축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 강당에서 열린 관훈클럽 주최 토론회에서 이번 공천 결과가 "'25% 룰'(현역의원 하위 25% 공천 탈락) 적용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라고 설명하면서 "(탈락 의원들이) 안타까워도 (저도)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 본인이 강조한 '시스템 공천'이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다고 강조한 것.

 

박 위원장은 김영삼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등이 공천 탈락과 관련해 박 위원장을 강하게 비난한 것에 대해 "어떤 공천이든지 순탄하게 되는 것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제한 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원칙을 가지고 공정하게 했는가가 중요하다"면서 "이번 공천은 그렇게 진행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민배 <조선일보> 뉴미디어 실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고승일 연합뉴스 TV 정치부장, 김원태 MBC 보도국 부국장, 성한용 한겨레 정치부 선임기자, 이상일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패널로 참석해 1시간 30분 가까이 박 위원장과 열띤 토론을 벌였다. 박 위원장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패널들의 질의에 특유의 차분한 말투로 답변을 해나갔다.

 

관심은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쏠렸다. 박 위원장은 부산 사상 지역에 27세 손수조 후보를 공천한 것과 관련해 '문재인 후보에게 거물을 붙였다가 입을 타격을 고려한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그런 것 전혀 아니다. 너무 상상력이 많으신 것 같다"라고 응수했다. 손 후보의 당선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다 그렇게 기대를 하고 공천을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본인의 비례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지역구 공천이 한창 진행 중이고 비례 부분은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에 맡기려고 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야당이 주장하는 '이명박 정부-박근혜 공동책임론'에 대해 박 위원장은 "지금 야당은 공동책임론을 얘기할 자격이 없다"며 각을 세웠다. 박 위원장은 "(저는) 그동안 '여당 내 야당'이라고 불리면서 광우병 촛불시위, 미디어법, 세종시, 신공항 등 중대한 문제들에 대해 제 입장을 분명히 밝혀왔다"면서 "무슨 사안만 터지면 '박근혜 답하라'고 했던 야당이 갑자기 말을 바꿔서 공동책임론을 운운하는 것은 또 다른 말바꾸기"라고 반박했다.

 

"문재인 이사장, 정치철학 뭔지 모르겠다"

 

논의는 자연스럽게 '대선'으로 흘러갔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태도가 애매모호해 보이는데 그런 태도가 바람직한가'라는 질문에 박 위원장은 "아유, 뭐. 그 분이 어떤 태도를 갖든 그건 제가 평가할 일은 아니다"라면서 웃어보였다. 박 위원장은 안 교수로부터 배우고 싶은 점으로 "국민들이 새로운 변화를 원하고 있지 않나. 새로운 변화를 위해 국민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들으면서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자세"라며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해서는 "정치철학이 뭔지 모르겠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박 위원장은 "문재인 이사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대표적인 비서실장이셨고 그렇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이 추구하는 가치나 정치 철학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문 이사장이) 최근에 노무현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추진하셨던 한미 FTA, 해군기지에 대해 반대를 하고 계신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 이사장이 '정수장학회'에 대해 '장물'이라는 표현을 쓴 것과 관련해 박 위원장은 "이게(정수장학회) 여러 가지로 법에 어긋난다거나 잘못된 게 있었으면 벌써 오래 전에 끝장이 났을 것"이라고 반박한 뒤, "만약 장학회에서 공익에 어긋나는 운영을 했다거나 비리가 있다면 그건 당국이나 이사진에서 판단할 문제지, 제가 관여를 해서 결정을 내릴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제기되는 탈당 필요성에 대해선 "대통령 탈당이 해법은 아니지 않느냐"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을 두세 가지만 들어달라'는 질문에 박 위원장은 "경제성장을 한다고 했지만 성장의 온기가 국민에게 골고루 널리 퍼지지 못했고, 소통이 원활하게 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런 판단은 이 정부가 끝나고 나서 국민과 역사가 하는 것"이라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부모님 후광 정치에 이용' 질문에 발끈

 

차분한 태도로 답변을 이어가던 박 위원장은 부모님 이야기에 '발끈'하기도 했다. 최근 박정희 기념 도서관과 육영수 여사 생가를 잇달아 찾은 것과 관련해 '부모님 후광을 정치에 이용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박 위원장은 "그냥 해보시는 질문이시겠지, 설마 진심으로 후광에 이용한다고 생각하고 질문하시지는 않으셨으리라 생각한다"고 불쾌감을 나타내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버지 기념도서관이 우여곡절 끝에 13년 만에 개관이 됐다. 13년 만에 개관이 됐는데 안 간다면 옳은 일이겠나. 어머니 생가가 작년에 복원이 됐는데 가지 못해서 이번에 생가 옆 동네 방문했는데 옆 동네 지나가면서 거기를 안 들리고 지나가는 게 옳겠나. 그게 후광하고 무슨 관계인가. 그렇게 안 하면 제가 이상한 사람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상식적으로."

 

박 위원장은 김무성·전여옥 의원 등 한 때 '친박'이었던 인사들이 박 위원장을 떠난 것과 관련, '포용력이나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정치 분야에서는 많이 있는 일"이라고 웃어보였다.

 

토론회를 마치면서 "새로운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국민과의 약속을 뒤집지 말고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게 중요하다. 저와 새누리당은 불신의 정치를 끝내려고 한다"면서 "여러분이 그 변화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관훈클럽은 오는 12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를 초청회 토론회를 연다.


태그:#박근혜, #관훈토론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