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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익산시에 있는 원광대학교 정세현 총장(전 통일부 장관)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지난 7일 원광대 총장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 총장은 이 자리에서 "원광대학교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한 가운데 학과평가 하위 15% 학과를 폐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취업률 70%의 목표를 향해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고 강조했다.

정 총장은 이날 "원광대학교는 지난해 9월 정부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된 이후 교과부의 현장실태조사를 거쳐 지난해 12월 5일부터 3개월 간 교과부 경영컨설팅을 받았다"며 "7일 그 결과를 교무위원회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컨설팅 학과평가 결과, 하위 15%에 해당하는 11개 학과(전공)를 폐지하기로 결정하고 폐과 대상 선정 기준 15%는 교과부의 제한대학 평가기준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폐지학과는 교학대학 1개과(한국문화학과), 미술대학 4개 전공(도예 전공, 환경조각 전공, 서양화 전공, 한국화 전공), 사회과학대학 1개 전공(정치외교학 전공), 인문대학 1개과와 4개 전공(철학과, 국악 전공, 무용학 전공, 독일문화·언어 전공, 프랑스문화·언어 전공)으로 총 11개다.

11개 학과 및 전공 폐지로 구조조정 단행

원광대학교 총장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정세현 총장 원광대학교 총장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오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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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평가 대상 77개 학과(전공) 중 11개 학과(전공) 폐지를 결정해 지난해 가을 학교가 선제적으로 감행한 입학정원 429명의 감축에 따른 후속 학과(전공) 폐지 절차를 시행한 것.

하지만, 폐지 이후에도 학부(과) 및 전공 통폐합 규정을 개정하고 평가항목과 지표를 개발해 매년 평가를 실시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구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이번 폐지가 결정된 학과(전공)의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재학생은 졸업 때까지 학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휴학생이 복학하더라도 해당 학과(전공)로 졸업할 수 있게 끔 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리고 폐지대상 학과의 교원은 교양학부를 신설해 소속전환 또는 겸직방식으로 신분을 보장하고 강의개발 연구년제, 교재개발 연구비 지원, 박사학위과정 등록금 지원 등으로 정년을 보장하고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 총장은 "기본 학부제 시행에 따른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학부에서 희망하는 경우 과감하게 학과제로 전환해 학문단위 발전과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며 매년 학과 단위 평가를 정기적으로 시행해 나갈 것"이라며 "교과부 경영컨설팅 이행을 위해 원광대는 '경영컨설팅 이행추진위원회(가칭)'를 관련 부처기관장 중심으로 구성해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과제로 전환해 학문단위 발전과 경쟁력 강화

원광대학교 총장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정세현 총장 원광대학교 총장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오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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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이 약 1시간 가량 진행됐다. 기자는 "대학은 전문적이고 학문을 익히도록 해야 것임에도 오로지 취업에 의해 평가된 것에 대한 비판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정 총장의 개인적 답변을 요청했다.

그러자 정 총장은 "정부가 오로지 취업률로만 평가하다 보니 대학의 본래 취지에 맞지 않은 취업사관으로 변질된 것은 참으로 아쉬운 점"이라고 밝힌 뒤, "그러나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30년 후에는 고등학교 졸업자보다는 대학교 정원이 더 많아져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발생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진행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다른 방법으로 대학을 평가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아 취업률을 토대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 이해한다"며 교과부 방침에 대해 대변 아닌 대변을 했다.

취업률로만 대학평가 아쉬워... 지방대학의 현실성 고려했어야

이어 정 총장은 "취업률을 최대 70%로 정하고 각 학과별로 '취업진로 교수제'를 마련해 취업률을 높이는데 노력하고 있고 각 기업을 찾아 원광대생을 선발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석한 한 기자는 "학과 폐지하고 등록금 인하하고 교원 충원하라고 하는데 이는 재정 확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질문하자, 정 총장은 "3중고"라고 한탄했다. 이어 "교원 및 직원들의 인건비를 대폭 삭감도 못하고, 그렇다고 올려줄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인건비는 동결했다"며 '하지만 무엇보다도 교육환경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게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6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캠퍼스의 건물들이 많이 노후화돼 있어 냉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는 건물도 많아 리모델링을 하고 싶어도 일단 미뤄두고 있는 실정"이라며 "수도권 대학은 발전기금이 많이 들어온다는 데 지방대학은 도움을 요청해도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원광대학교 총장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정세현 총장 원광대학교 총장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오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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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서울지역 대학과 지방대학은 취업에서 밀리는 것은 사실이고 70%라는 목표 또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텐데 교과부의 방침이 현실성이 없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정 총장은 "교과부에서는 올해 2월에 졸업한 학생들 대상으로 6월 말까지 건강보험 적용 되는 회사를 대상으로 취업률 60% 이상이 될 수 있도록 하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학교에서 아무리 추천해도 만족하지 않으면 취업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어려운 상태에서 교과부가 6월로 못을 박은 것은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고 답했다. 이어 "최소한 가을 쯤까지 지켜봐야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하지만 정부의 방침인 만큼 6월까지 취업률을 높히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작정"이라고 덧붙였다.

취업률 70% 목표 달성을 위해 올인 할 것

정 총장은 "원광대는 8개의 이행 과제를 마련했는데 첫째 학과 개편, 둘째 학과평가체계 구축, 셋째 교원충원, 넷째 법인 재정기여도, 다섯째 교직원 업적 평가제도, 여섯째는 학교 자체의 재정확충, 일곱째 자율경영체제 구축, 여덟째는 특성화 추진"이라고 밝혔다.

첫째와 둘째는 폐지학과를 선정하므로써 이미 시작됐고, 위에 밝힌 것처럼 매년 정기적인 학과 평가를 예고함으로써 구조조정을 단행 할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에서는 교원충원을 61%를 하라고 했지만 이미 68%로 충원했다. 또한 원광학원이 매년 법정부담금을 50억 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정 총장은 "익산은 식품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과 귀금속단지가 있는 도시이기 때문에 특성화 교육에 포커스를 맞춰 취업률에도 높히는데 역점을 둬 취업이 잘 되는 대학으로 만들겠다"며 "또한 원광대가 있음으로써 익산 경제에 조금이나마 일조하고 있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더 지역민을 위한 대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할테니 익산시민들도 관심을 가지고 성원해주고 애정으로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익산시민뉴스>에도 송고됐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작성한 기사에 한 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원광대학교, #정세현 총장 취임 1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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