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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쪽나무 까마귀쪽나무는 사철푸른나무로 방풍림으로도 많이 기르고 있으며, 제주 전역에 자생하는 나무다. 까마귀쪽나무의 제주방언이 구럼비나무요, 강정마을 해안가에 까마귀쪽나무가 많아서 구럼비바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까마귀쪽나무까마귀쪽나무는 사철푸른나무로 방풍림으로도 많이 기르고 있으며, 제주 전역에 자생하는 나무다. 까마귀쪽나무의 제주방언이 구럼비나무요, 강정마을 해안가에 까마귀쪽나무가 많아서 구럼비바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 김민수

[기사 수정: 8일 오후 6시 37분]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밀어붙이는 해군과 정부는 기어이 3월 7일 11시 22분, 구럼비바위를 폭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이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1.2km에 달하는 거대한 구럼비바위를 해체하는 작업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며, 비록 상처받았지만 그 상흔을 간직하더라도 더는 파괴해서는 안 된다.

까마귀쪽나무 씨앗이 떨어져 절로 자란 까마귀쪽나무. 해군기지 찬성측은 구럼비바위의 '구럼비'는 이 나무의 제주방언일 뿐이라며 구럼비바위를 지키고자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이들을 매도하고 있다. 구럼비바위라는 이름을 붙였으면 바위가 나무란 말인가?
까마귀쪽나무씨앗이 떨어져 절로 자란 까마귀쪽나무. 해군기지 찬성측은 구럼비바위의 '구럼비'는 이 나무의 제주방언일 뿐이라며 구럼비바위를 지키고자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이들을 매도하고 있다. 구럼비바위라는 이름을 붙였으면 바위가 나무란 말인가? ⓒ 김민수

까마귀쪽나무의 꽃 사철 푸른 까마귀쪽나무는 이파리가 무성해서 방풍림으로 심는다. 제주의 담장에 경계나 방풍림 삼아 심어놓은 집들도 많다.
까마귀쪽나무의 꽃사철 푸른 까마귀쪽나무는 이파리가 무성해서 방풍림으로 심는다. 제주의 담장에 경계나 방풍림 삼아 심어놓은 집들도 많다. ⓒ 김민수

구럼비를 포함한 강정마을 앞바다는 2004년 12월 연산호 서식지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그리고 한때는 '절대보존지역'이기도 했다(2009년 12월 해군기지 추진과정에서 절대보존지역에서 해제됐다).

그곳이 고향이었던 이는, 파도소리와 맹꽁이, 개구리 소리가 어우러진 밤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나는 들어본 바 없지만, 파도소리와 개구리 울음소리의 합창이 얼마나 신비로울까?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렌다.

자, 강정마을의 구럼비바위를 보자.

까마귀쪽나무의 열매 이렇게 많은 열매들이 떨어져 또 한 나무가 된다. 제주도 전역에 광범위하게 자라는 까마귀쪽나무, 그러나 구럼비바위는 세계 어느 곳에도 없는 유일한 우리나라의 자연유산이다. 이름이 거기서 온 것이니까마귀쪽나무 베어내듯해도 된다는 발상이 가당키나 한 것일까?
까마귀쪽나무의 열매이렇게 많은 열매들이 떨어져 또 한 나무가 된다. 제주도 전역에 광범위하게 자라는 까마귀쪽나무, 그러나 구럼비바위는 세계 어느 곳에도 없는 유일한 우리나라의 자연유산이다. 이름이 거기서 온 것이니까마귀쪽나무 베어내듯해도 된다는 발상이 가당키나 한 것일까? ⓒ 김민수

강정앞바다 언뜻보면 보통 제주의 바다에서 만나는 바위와 달라보일 것이 없다. 그러나 강정바다의 구럼비바위는 한 덩어리다.
강정앞바다언뜻보면 보통 제주의 바다에서 만나는 바위와 달라보일 것이 없다. 그러나 강정바다의 구럼비바위는 한 덩어리다. ⓒ 김민수

구럼비바위 조각난듯 하지만 1.2Km에 달하는 한 덩어리의 바위로 틈에서는 용천수가 나와 민물에서 사는 곤충들과 동물들이 살아갈 수 있다.
구럼비바위조각난듯 하지만 1.2Km에 달하는 한 덩어리의 바위로 틈에서는 용천수가 나와 민물에서 사는 곤충들과 동물들이 살아갈 수 있다. ⓒ 김민수

구럼비바위 자연이 만든 예술품이다. 제주의 돌들 모두가 자연이 만든 예술품이지만 구럼비바위는 그 중에서도 백미요, 걸작이다.
구럼비바위자연이 만든 예술품이다. 제주의 돌들 모두가 자연이 만든 예술품이지만 구럼비바위는 그 중에서도 백미요, 걸작이다. ⓒ 김민수

구럼비바위 돌마다 황토색 돌들이 장식되어 하나가 되었고, 틈마다 바닷물이 아닌 용천수가 고여있다.
구럼비바위돌마다 황토색 돌들이 장식되어 하나가 되었고, 틈마다 바닷물이 아닌 용천수가 고여있다. ⓒ 김민수

구럼비비위 그 바위에는 수많은 생명들이 깃대어 살아가고 있으며, 강정마을이 생긴 이후 사람도 그 바다에 깃대어 살아왔다.
구럼비비위그 바위에는 수많은 생명들이 깃대어 살아가고 있으며, 강정마을이 생긴 이후 사람도 그 바다에 깃대어 살아왔다. ⓒ 김민수

갯까지수영 구럼비바위 틈에서 자라는 갯까치수영, 그 푸른 빛처럼 생명을 품고 피워내는 구럼비바위를 나는 원한다.
갯까지수영구럼비바위 틈에서 자라는 갯까치수영, 그 푸른 빛처럼 생명을 품고 피워내는 구럼비바위를 나는 원한다. ⓒ 김민수

지극히 일부를 담았지만, 제주도의 여느 화산석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용천수가 있어 서식하는 동식물의 다양성도 남다르며, 무엇보다도 다른 화산석처럼 날카롭지 않은 부분들이 많고, 검은 바위 사이에 황토색이 점점이 들어있는 바위며, 잘 자란 표고버섯의 무늬마냥 갈라진 바위들이 1.2km에 이른다.

구럼비바위는 국가의 안위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파괴할 대상이 아니다. 제주해군기지 또한 국가의 안위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해군기지 건설 자체만으로도 반대 의견들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해군기지가 들어온 이후의 강정마을이 어찌 될 것인지는 지금까지 5년여의 과정을 보면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이전의 미군기지를 낀 동네가 어떠한 과정을 거쳤는지를 보면 어렵지 않게 이를 예견할 수가 있다.

구럼비바위를 기어이 폭파시키고 말겠다는 해군과 현 정권의 모습을 보면서, 자국의 국민이 자국의 군대와 경찰과 정권에 유린당하는 현실을 본다.


#강정마을#제주해군기지#구럼비비위#까마귀쪽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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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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