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대체 : 9일 오전 11시 10분]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전여옥 의원이 9일 탈당을 선언하고 보수성향 신당인 '국민생각'에 입당했다. 앞서 공천 탈락에 불복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허천(강원 춘천), 이윤성(인천 남동갑) 의원에 이은 세 번째 탈당이다. 특히, 전 의원은 국민생각으로 둥지를 옮긴 첫 현역 의원이다.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너져가는 보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새누리당을 탈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주해군기지가 해적기지가 되도록 만들 수 없고 한미FTA를 지키기 위해 탈당한다"며 "또한 우리 아이들을 전교조의 인질로 둘 수는 없었다, 포퓰리즘에 맞서 일해야 할 때라고 결단했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특히 "새누리당은 이 모든 일을 할 수 없다, (새누리당은) 보수를 버렸다"며 "이번 공천은 완벽한 보수 학살극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5일 영등포갑 전략공천지 선정 관련 기자회견에서도 "제가 우편향이어서 공천위원들이 반대한다는데 저는 우파정당에 들어와서 우파와 보수의 가치에 충실했던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제가 우편향이라 공천을 안 했다면 새누리당은 좌편향이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자갈밭이 전략공천된 건 전무후무한 일일 것 같은데 유감스럽게도 박근혜 위원장의 그릇이 이 정도로 생각한다"며 영등포갑 전략공천은 자신의 박근혜 위원장 비판 행보에 대한 보복이란 주장을 폈다.
"많은 분들이 국민생각 입당 준비"... 공천 탈락 현역 행렬 이어지나
전 의원은 기자회견 이후 질의응답 때도 "새누리당은 더 이상 보수정당도 아니고, 제가 정치적인 목숨이나 신조처럼 여기는 자유, 선택, 책임, 희생 모든 걸 저버렸다"며 "새누리당에 있는 게 모순이란 점을 그 때부터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대책위의 문제, 공천의 모든 문제를 볼 때 (공천 탈락은) 예상됐던 일이었다"며 "마음의 준비를 다 했고, 그런 점에서는 (탈당 및 국민생각 입당이)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판단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전 의원이 '국민생각 입당'이란 첫 테이프를 끊으면서, 다른 공천 불복 현역 의원들의 국민생각 입당 행렬이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이와 관련, 전 의원은 "(당내에) 제 생각과 많이 일치된 분들이 계셨다"며 "그 분들은 상황을 보고 계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몇 분이 준비하고 있고 곧 발표할 것"이라며 "저는 원래 결단이나 판단이 빠르고 국민생각이 총선에서 어떻게 지지를 받을지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전 의원의 입당을 환영하러 나온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도 "(국민생각은) 기득권을 주장하지 않는다, 뜻을 같이 하는 동지들을 모두 모시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 의원 외 국민생각에 입당할 의원들이 더 있나"라는 질문에도 "새누리당 인사 중 한두 분이 아니다, 정치권 안팎에도 여러 사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언론계 선배로서 정도 지킨다, 영등포갑에 출마 안 해" 한편, 전 의원은 "가깝게 지낸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와 상의했느냐"는 질문에는 "정 전 대표와 나는 평등한 평생 동지로, 탈당에 대해 정 전 대표가 가슴 아파했고 '무슨 일을 못해 미안하다'며 격려해주셨다"며 "지금도 정 전 대표에 대한 지지와 존경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국민생각 비례대표 1번 영입'설에 대해선 "국민생각의 일원인 만큼 많은 분들과 의논해서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또 "좋은 분들이 (국민생각의) 비례대표로 들어오시기 바란다"며 "바다가 실개천을 마다하겠나, 모든 분들에게 문호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영등포갑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언론계 선배로서 정도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영등포갑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새누리당이 저 대신 언론계 후배인 박선규 전 청와대 대변인을 전략공천한 건 혹시라도 제가 (무소속으로) 나올까봐 정치공학적으로 한 것"이라며 공천위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