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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 유성호

4·11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10일 전국을 포괄하는 야권연대에 합의한데 비해 보수 쪽은 갈라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우선 새누리당 공천에서 대거 배제된 친이(이명박계) 인사들과 '국민생각' 쪽을 중심으로 정운찬 전 국무총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그를 전면에 내세워 세력화하면서 보수세력 내의 비(非)박근혜 진영을 결집시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총리는 세종시 수정문제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대립한 바 있고, '초과이익공유제'로 삼성그룹 등 재벌들과도 마찰을 빚는 등 중도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낙천이 확실시되면서 탈당을 공언하고 있는 안상수 전 대표 등 새누리당 낙천자들과 국민생각의 박세일 대표가 박근혜 위원장에 맞서는 대안으로 그를 염두에 두고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의 극단적인 대결의 정치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지난해 말부터 새누리당 인사들은 물론 한광옥 전 대표 등 민주당 구민주계 인사들과 만나온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전 대통령 통합특보)도 최근 정 전 총리를 만났다고 한다.

정운찬 전 총리 쪽 "이미 늦었다"며 부정적 분위기

이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9일 정 전 총리와 청와대에서 오찬을 겸해 독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는 정 전 총리가 동반성장위원장으로서 동반 성장의 추진 상황을 설명하고 싶다고 요청해온 데 따라 만들어진 자리로 동반성장 문제가 대화주제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정 전 총리가 이 대통령의 후계구도 속에서 국무총리를 맡았던 인물이고, 친이계 일각에서 그를 앞세운 세력화를 구상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만남 자체가 정치적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4.11총선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전여옥 의원이 9일 오전 국민생각 입당을 선언한 뒤 박세일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4.11총선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전여옥 의원이 9일 오전 국민생각 입당을 선언한 뒤 박세일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 남소연

정 전 총리는 현재까지는 자신에 대한 정치적 요구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한 측근은 "정 전 총리가 김덕룡 의장, 박세일 대표, 안상수 전 대표로부터 정치참여에 대한 제안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정 전 총리는 지금 총선에 개입하기는 늦었고 총선성과 없이 대선에 참여할 수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그를 내세우려는 친이계나 박세일 대표 등과는 정치적 가치에 대한 차이도 크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일 대표가 국민생각 창당을 함께 준비하던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와 갈라진 이유 중 하나가 재벌개혁 문제였던 데 비해 정 전 총리는 재벌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인물이다.

'국민생각' 박세일, "자유선진당과 시대 보는 안목 같다"

'정운찬 신당'론과 함께 자유선진당과 국민생각의 합당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전여옥 의원의 입당 등 새누리당 낙천자들에 대한 '이삭 줍기'에 나선 국민생각이 추가로 4, 5명 정도의 현역의원을 영입한 뒤 현재 15석인 자유선진당과 합당해 원내교섭단체(20석)를 만드는데 양당이 합의했다는 것이다.

박세일 대표는 9일 불교방송 <전경윤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자유선진당과의 통합 또는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양당구조를 극복해야 한다는 면에서 자유선진당과 시대를 보는 안목이 같다"며 "앞으로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두 가지의 큰 흐름이 합쳐질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으나 자유선진당의 기반인 충청권이 박근혜 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고, 세종시 수정문제를 높고 정 전 총리와 자유선진당이 격하게 대립했다는 점에서 부정적 전망도 많다. 이와 함께 세종시 수정에 실패해 물러난 전 총리가 대선주자로서의 동력을 잃은 게 아니냐는 시각도 큰 부담거리다.


#정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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