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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 결사반대 범시민 궐기대회 집회 장소를 꽉 메운 참가자들과 깃발
 핵발전소 결사반대 범시민 궐기대회 집회 장소를 꽉 메운 참가자들과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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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 1년을 맞은 11일,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에서는 삼척시민 등 1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핵발전소 결사반대 범시민 궐기대회'가 열렸다.

근덕면 원전반대투쟁위원회와 삼척핵발전소백지화투쟁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근덕면 삼척재가노인복지센터 공터에서 집회를 갖고, '앞으로 핵발전소를 막아내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과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핵발전소 반대 후보를 적극 지지하는 한편, 총선 이후에는 핵발전소 찬성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주민소환운동을 벌일 것'을 결의했다.

대회사를 하고 있는 삼척핵발전소유치백지화투쟁위원회 박홍표 상임대표.
 대회사를 하고 있는 삼척핵발전소유치백지화투쟁위원회 박홍표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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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연단에 올라선 삼척핵발전소백지화투쟁위원회 박홍표 상임대표는 "우리는 절대로 삼척에 핵발전소를 들어오게 할 수 없다. 또 청정 강원을 지켜내야 한다"는 말로 대회를 시작했다. 그는 대회사에서 "우리를 좀 평화롭게 살게 해 달라"며 "원전이 그렇게 안전하다면 청와대 뒷산 북악산에 갖다 하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또 "우리가 잘못 뽑은 시장으로 인해서, 우리가 잘못 뽑은 의원으로 인해서, 삼척의 전 시민 또 강원도의 전 시민이 고통받는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홍표 상임대표 외에도 이날 연단에 선 대부분의 집회 참가자들은 원자력발전소를 유치하는 데 적극적으로 앞장서 온 김대수 삼척시장과 삼척시의회 시의원들을 맹렬히 비난했다.

근덕면 원전반대투쟁위원회 변형철 공동위원장은 "시민의 뜻을 무시하고, 시민을 억압하고, 핵발전소를 유치하려는 시장은 필요 없다"며 "삼척 시민이 한 마음으로 뭉쳐 (김대수 삼척시장을 대상으로) 주민소환운동을 펼치는 것이야말로 핵발전소를 막아내는 유일한 길이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삼척시장과 시의원들은 지금까지 원전을 유치하기 위해 행정력을 과도하게 동원했다는 의혹과 원전 유치와 관련해 주민들의 의사를 확인할 목적으로 주민투표를 실시하기로 약속해 놓고도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삼척시 당국은 지금까지도 주민투표를 약속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척시장과 삼척시의원들 모두 공직에서 물러나야"

근덕면 원전반대투쟁위원회 변형철 공동위원장(왼쪽) 등이 결의대회 의지를 다지기 위해 삭발식을 거행하고 있다.
 근덕면 원전반대투쟁위원회 변형철 공동위원장(왼쪽) 등이 결의대회 의지를 다지기 위해 삭발식을 거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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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원전백지화기념공원까지 행진을 하고 있는 집회 참가자들.
 8.29원전백지화기념공원까지 행진을 하고 있는 집회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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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김대수 삼척시장을 비롯한 지역 정치인들과 권력에 결탁한 일부 매향노들이 핵으로부터 성스러운 이곳에 또다시 핵발전소를 유치하기 위해 지역을 갈등과 분열로 몰아넣고 있다"며 "주민투표를 약속하고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기만한 삼척시장과 삼척시의원들은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1년 전 우리는 후쿠시마의 눈물을 보면서 (삼척시민들이 전개한) 90년대의 핵발전소 반대투쟁은 너무나 당연하고 값진 투쟁이었음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며 "우리의 조상들이 우리에게 아름다운 땅, 삼척을 고스란히 물려주었듯이 우리도 우리 후손들에게 핵없는 삼척을 물려줘야 한다"고 다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결의대회를 마친 뒤, 원전 반대 깃발과 피켓을 들고 집회 장소에서 8·29원전백지화기념공원까지 1km가량 행진을 벌였다. 8·29원전백지화기념공원에서는 원전 건설 예정지인 '덕산'을 바라보며 '인간띠잇기'와 '핵발전소반대 풍선날리기' 등의 행사를 진행했다.

삼척 시민들의 원자력 반대 투쟁 역사 20여 년, 탑에 새기다
8.29원전백지회기념공원 안, 원전백지화기념탑.
 8.29원전백지회기념공원 안, 원전백지화기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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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원전백지화기념공원은 1993년 8월 29일 당시 원자력발전소 유치에 반대하며 근덕면 주민이 총궐기대회를 개최한 것을 기념해 조성한 소공원이다. 원전 유치에 반대해온 삼척시민들에겐 상당히 큰 의미를 간직한 공원이다. 공원에는 '원전백지화기념탑' 등이 세워져 있다. 집회는 살을 에는 꽃샘추위 속에서 3시간 가량 진행됐다.

한국수력원자력㈜는 지난해 12월 23일 국내의 환경단체들과 시민들의 반대에도 경상북도 영덕군과 함께 삼척시를 신규 원전 건설 예정지로 선정했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로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해 있는 상태에서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밀어붙여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삼척 시민들은 삼척핵발전소유치백지화투쟁위원회를 중심으로 원전 유치 반대 운동을 펼쳤다. 하지만 김대수 삼척시장과 삼척시의회가 앞장서 진행한 원전 유치 작업을 완전히 중단시키지는 못했다. 그런데도 시민들은 삼척시 근덕면이 원전 건설 예정지로 선정이 된 이후에도 여전히 반대 투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

삼척 시민들의 원자력 반대 투쟁은 역사가 매우 깊다. 20여 년에 걸친 역사다. 삼척 시민들은 이미 두 차례에 걸쳐 핵 관련 시설물들을 물리친 경험이 있다. 1990년대에는 근덕면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결사적으로 막아냈다. 2000년대에는 원덕면에 핵폐기물처리장을 건설하려는 시도를 저지했다.

11일 집회를 가진 삼척 시민들은 그때의 투쟁 경험을 되살려 이번에도 반드시 원자력발전소를 막아낸다는 각오다. 한편 삼척핵발전소유치백지화투쟁위원회는 19일에는 '동해안 천주교 탈핵연대'와 함께 '핵없는 세상을 위한 3.19 미사와 평화대행진'을 개최할 예정이다.


태그:#삼척시, #원자력발전소, #핵발전소, #근덕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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