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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2일 MBC·KBS 등 공영방송사가 MB측근 사장 또는 정부편향보도 문제로 파업 중인 것과 관련 "언급하지 않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 편집인협회 초청 대통령과 편집·보도국장 토론회에서 방송사 파업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방송사가 회사 내 무슨 사정에 의해서 한다면, 대통령이 어느 개별 회사가 파업한다고 할 때마다 언급을 하게 되면, 그것은 오히려 간섭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정부가 관심을 두는 것은 불법 파업이냐 (아니냐), 국민 생활에 큰 부담을 주는 불법 파업이 있느냐, 또는 법적으로 어떤 고발이 있느냐, 이런 것에 한해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할 수 있지, 파업을 하고 있다고 하니까 거기에 대해 대통령이 언급을 한다든가 조치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국민의 볼 권리 이런 데 대해 서로 협력해서 스스로 빨리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말은 '방송사 파업은 방송사 내부 사정에 의한 것으로, 대통령이 언급하는 것은 정부가 언론사에 간섭한다는 인상을 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김재철 MBC 사장 선임에 대해 '청와대의 낙하산'이라고 고백했고, 김인규 KBS 사장이 이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정부의 간섭으로 일이 이 지경이 됐는데, 대통령은 '정부가 간섭하는 건 맞지 않다'는 이상한 답변을 내놓은 셈이다. 이 대통령이 현재의 방송사 파업의 경과를 아예 모르거나, 일부러 모른 척하면서 언급을 회피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박근혜만 한 정치인 몇 사람 없다"

 

이날 이 대통령은 '박근혜 대세론과 한계론'에 대해 견해를 밝혀줄 것을 요청받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대세론은 들어봐도 한계론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라며 웃고 나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왜 묻는지 모르겠다. 국민이 선택할 일이고, 당인으로 이야기한다면 당연히 대세론, 긍정적 측면에서 이야기할 수밖에 없지만 대통령 입장에서 이야기한다면 언급하기 힘들지 않겠나. 난해하다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문제는 우리나라의 아주 유능한 정치인 중 한 사람임을 국민들이 다 아는데 여기서 더 언급을 하게 되면 선거법상 별로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요.(웃음) 대세론과 한계론에 대한 대답은, 한계론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겠느냐 그렇게 보고, 아마 여론을 봐서 대세론이라는 말을 했지 않느냐 생각한다. 유망한 정치인이다. 우리나라에 그만한 정치인 몇 사람 없다 생각합니다."

 

이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대통령이 아닌 개인적 입장'이라고 전제하고 발언했지만, 지난달 22일 특별기자회견에서는 한명숙 민주당 대표 등 야당 지도자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신랄하게 비판한 뒤 이번엔 여당 지도자를 칭찬하고 나선 셈이어서 대통령의 선거 중립의무 위반 논란이 예상된다. 

 

"남북관계 많은 성과, 이젠 남한이 갑 북한이 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현재의 대북기조를 바꿀 의향이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동시에 "남북관계에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전 정부의 남북관계를 "어떻게 보면 갑이 북한, 을이 우리였다"다고 말하고, 현 정부 들어 북한이 개성공단과 관련한 요구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을 예로 들면서 "지금은 대등하거나 우리 쪽 입장이 갑이 됐다. 이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북미 합의가 타결되고 북한이 합의이행에 청신호를 보내고 있는 점에 대해 이 대통령은 "우리 언론에 또다시 '통미봉남'이 나오는데, 그 점은 미국이 1차 합의했는데, 아주 초보적 단계를 합의했습니다만 한미합작에 의거해서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도 알고 있다.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 한국을 뛰어넘어 할 수 없다는 걸 (북한이) 이해하게 됐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사실상 정상회담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한 두번 있었으나 과거와 같은 관례적·조건적 만남은 의미가 없다"고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총선에 영향을 주려고 북한이 저렇게 열심히 하는 한 총선 전에 (남북) 대화는 힘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가장 반대하는 게 제주해군기지와 한·미FTA"

 

이날 이 대통령은 각종 현안을 설명하면서 북한과 좌우 이념대립을 자주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주요 국책사업이나 현안에 대해 여론이 엇갈리는 상황이면서 동시에 선거 국면인데 어떤 자세로 돌파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한미FTA를 현안으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지금 가장 반대하는 것이 제주해군기지, 한미FTA"라며 "제주기지가 북한을 대응하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다. 제주기지는 글로벌한 입장에서 안보 플러스 경제하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갖고 반대하는데 대해선 정부도 입장을 분명히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미FTA에 유독 반대가 큰 것은 혹시 이데올로기의, 반미와 관련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 현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고"라며 "우리가 결국 FTA는 남의 나라를 위해 하는 게 아니고 대한민국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질문을 받은 이 대통령은 양극화 문제도 좌우의 이념 대립으로 해석했다. 이 대통령은 "결국 양극화 문제는 젊은 세대와 나이 많은 세대, 좌파와 우파의 이념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인데 사실 이런 것들은 좌우파 논쟁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간 선택의 결과가 이미 나왔는데 두말한 여지가 어디 있느냐"며 "러시아와 중국이 스스로다 포기한, 말은 사회주의 국가지만 한국보다 어떤 점에선 시장경제를 더 하는 나라가 돼 있기 때문에 우리가 좌파와 우파로 나뉘어 논쟁하는 것은 매우 소모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이명박, #박근혜,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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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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