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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정홍원 공천위원장이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9차 공천자 명단을 발표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 정홍원 공천위원장이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9차 공천자 명단을 발표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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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보강 : 18일 오후 10시 17분]

새누리당의 4.11 총선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 공천이 18일 사실상 마무리됐다.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공천위)는 몇 차례 공천 발표를 미루며 장고를 거듭했다. 이날도 예정했던 시간보다 2시간 가까이 검토를 더 거친 뒤 최종 공천 명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논란 가능성이 큰 인사들이 많아 상당한 '공천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FTA 전도사' 김종훈, 정동영과 맞대결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자료사진)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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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광주폭동' 발언으로 역사관 논란을 빚은 이영조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대신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서울 강남을에 공천됐다. 공천 초반 전략공천 가능성이 제기됐던 김 전 본부장이 먼 길을 돌아 강남을에 안착하면서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한미FTA를 놓고 격돌하게 됐다.

강남갑에도 현역 이종구 의원 대신 '북미국장' 출신 심윤조 전 외교통상부 차관보를 배치했다. 텃밭 강남갑·을에 장·차관급 전직 외교관을 전면 배치함으로서 'FTA 전선'을 분명히 부각시킨 셈이다. 하지만 김종인·이상돈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공개적으로 김 전 본부장에 대한 공천을 반대한 바 있어, 향후 적잖은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친박 이혜훈(서초갑) 의원과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폭로한 고승덕(서초을) 의원은 공천에서 탈락했다. 공천위는 서초갑에 김회선 전 국가정보원 제2차장, 서초을에 강석훈 전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를 공천했다. 앞서 강 교수는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정강·정책'을 실현한 인사로 꼽혀 공천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강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에서 금융정책 팀장을 맡았고 현재 경제사회 노사정위원회에서 세대간 상생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문제는 이혜훈 의원 대신 공천을 받은 김회선 전 차장이다. 김 전 차장은 지난 2008년 국정감사 당시 논란이 됐던 'KBS 후임 사장 대책회의' 참석자 중 한 명이다. 당시 김 전 차장은 정연주 전 KBS 사장을 해임시킨 직후 서울 모처에서 정정길 대통령 비서실장,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나경원 의원과 함께 회합을 가졌다. 이를 놓고 청와대-방통위-국정원이 KBS 후임 사장 선임과 관련해 대책회의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련기사 : 정연주 해임 직후 8월 11일에도 'KBS 회합')

특히 국내문제를 담당하고 있던 김 전 차장이 동석한 것을 놓고 국내 정치에 관여할 수 없게 한 국정원법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 때문에 김 전 처장은 국정원법 위반으로 고발조치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2009년 고발인 측이 (김 전 처장 등이) 조찬을 했다는 사실 외에는 아무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고 당시 참석자들 역시 KBS 사장 선임 문제와는 무관한 논의를 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며 해당 사건을 각하했다.

법무부 기획관리실 실장 출신인 김 전 차장은 로펌 '김앤장'의 변호사로 활동하다, 지난 2008년 국정원 제2차장으로 발탁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서울 송파병에는 미래희망연대 출신의 비례대표 김을동 의원이 공천됐다. 서울 도봉갑에는 신지호 의원 대신 유경희 유한콘크리트산업 대표이사가 전략공천됐다. 앞서 신 의원은 당의 전략공천지 선정에 대해 "여론조사 결과 2위 후보를 28%포인트 차이로 앞섰는데 전략 지역으로 선정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공천심사 자료 등을 공개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성추문 논란' 유재중·'여론조사 조작 의혹' 주호영 공천

공천위가 장고를 거듭했던 부산·대구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공천위는 이날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를 부산 해운대기장을에, 유재중 의원은 부산 수영구에 공천했다. 하태경 대표는 당초 부산 북·강서을에 공천을 신청한 바 있다. 이른 바 '돌려막기'가 재현된 셈이다.

특히 유 의원이 공천된 부산 수영구에서는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앞서 공천위는 부산 수영구에서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박형준 전 정무수석과 유재중 의원 중 한 명을 공천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밤 돌연 여론조사로 경선 방식을 변경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수석은 지난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방식을 하루 앞두고 이렇게 후보 측과 아무런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바꿔 통보해버리는 것은 역사상 처음 보는 '사건'"이라며 "느닷없는 중앙당의 일방적인 (중단) 통보는 박형준을 배제하기 위한 친박을 위한 뒤집기"라고 주장했다. 박 전 수석은 이 때문에 여론조사 경선에 불참했고 자연스레 유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이와 관련, 정홍원 공천위원장은 이날 "해당 지역은 후보 쌍방 간 여러가지 문제를 제기해 혼란스럽고 시끄러웠다"며 "더 이상 진행했다가는 큰 부작용이 우려돼 논의 끝에 여론조사 경선을 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의원에 대해 성추문 의혹이 제기됐던 것에 대해선 "여러 얘기가 나왔지만 확인된 상황이 아니다"고 답했다.

'25% 컷오프' 룰에 따른 당내 여론조사에 대비, 사람들을 동원해 전화를 돌린 의혹이 제기된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에 대한 공천도 확정됐다. 정 위원장은 이에 대해서도 "확인되지 않은 얘기들을 일일이 다 반영할 순 없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주호영, 당내 여론조사에 '전화부대' 운용 의혹)

친박계 이한구(수성갑), 서상기(북구을) 의원도 공천을 확정지었다.  또한 대구 중·남구와 동구에 각각 공천된 김희국 전 국토해양부 제2차관과 류성걸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4대강 사업'의 핵심 인사들로 꼽혀 논란이 예상된다. 김희국 전 차관은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 사업본부장을 맡아 실무를 총괄해왔고 류성걸 전 차관은 4대강 예산 증액 편성을 주도했던 인사다. 게다가 김 전 차관은 당초 경북 군위·의송·청송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낙천한 인사다. 경쟁력 없는 인사를 '돌려막기'로 텃밭에 공천했다는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남양주갑에서는 당초 파주갑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떨어진 미래희망연대 출신 송영선 의원이 재공모를 거쳐 공천됐다. 이 역시 '돌려막기'다.

조진래·이인기 등 낙천자 반발... 정홍원 "재논의 없다"

다른 지역에서도 낙천자들의 반발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천에서 탈락한 조진래 의원(경남 의령·함안·합천)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현룡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의 금품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조 전 이사장은 이날 국민참여경선을 거쳐 경남 의령·함안·합천 후보로 공천됐다.

조 의원은 "조현룡 후보 지지자로서 선거인단에 선발된 정 아무개씨가 선거인단으로 선발된 주민에게 30만 원을 전달하며 조 후보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가 함안군 선관위에 적발됐다"며 "선관위 조사시 정씨가 혐의를 인정했고 경찰에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금권선거로 경선을 더럽힌 조현룡 후보는 새누리당 후보로서 자격이 없으며 후보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의종군'을 선언했던 이인기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도 입장을 바꿔 공천 재심을 요구했다. 이 의원 대신 공천됐던 석호익 후보가 이날 여성비하 논란 끝에 공천을 반납한 상황에서 해당 지역에 공천을 신청하지도 않았던 '낙하산 인사'가 공천됐다는 게 이유였다. 공천위는 이날 경북 고령·성주·칠곡 후보로 이완영 당 환경노동위 수석전문위원을 공천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재창출을 위해 선당후사의 심정으로 공천결과를 수용했는데 공천위는 공천신청도 하지 않은 인사로 낙하산 공천을 했다"며 "공천을 신청하지 않은 외부인사를 공천하려면 우리 지역을 최소한 전략지역으로 먼저 선정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 "삼척동자가 봐도 원칙이 없는 부당한 처사"라며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지역의 당원 및 지지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향후 저의 거취를 결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위원장은 "선관위가 적발한 것만으로 본인이 연관돼 있는지, 그 밑의 사람이 과잉(충성) 활동을 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며 "오늘 발표한 상황 이상의 재논의는 없다"고 못박았다. 또 "공천위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상황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확인되지 않는 소문 이런 것으로 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탈당한 김성식·정태근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관악갑과 성북갑, 광주 및 전·남북지역 11곳 등 총 13곳은 무공천했다. 정 위원장은 "관악갑과 성북갑은 무공천한 것"이라며 "그 배경은 여러분들이 해석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뒤늦게 발표된 경선지역 8곳에서는 현역의원 3명이 탈락했다.

서울 중랑을에 도전했던 윤상일 의원(비례대표)은 강동호 서울외대 대학원 총장에게 밀려 낙천했다. 서울 강동갑에는 신동우 전 강동구청장이 임동규 의원(비례대표)을 누르고 승리했다. 부산 영도구에는 이재균 전 국토해양부 제2차관이 공천됐고 강원 동해·삼척에는 이이재 전 당협위원장이 공천됐다. 경북 상주에서는 성윤환 의원이 낙천되고 김종태 전 국군 기무사령관이 당선됐다.

반면, 경북 영주에는 경선인단 대리등록 권유 논란이 제기된 장윤석 의원이 김엽 후보를 누르고 공천을 확정지었다. 인천 중·동·옹진의 박상은 의원, 경남 통영·고성의 이군현 의원도 경선을 통과하고 공천을 확정지었다.

이번 공천을 통해 탈락한 지역구 현역 의원은 신지호(서울 도봉갑), 이혜훈(서울 서초갑), 고승덕(서울 서초을), 이종구(서울 강남갑), 안경률(부산 해운대기장을), 배영식(대구 중남구), 이명규(대구 북구갑), 박준선(경기 용인을), 김성조(경북 구미갑), 이인기(경북 고령·성주·칠곡), 조진래(경남 의령·함안·합천) 성윤환(경북 상주)등 총 12명이다. 앞서 주성영(대구 동구), 안상수(경기 의왕 과천) 의원은 불출마 및 백의종군을 선언한 바 있다.

아래는 이날 발표된 공천 명단이다.

유경희(서울 도봉갑) 김회선(서울 서초갑) 강석훈(서울 서초을) 심윤조(서울 강남갑) 김종훈(서울 강남을) 김을동(서울 송파병) 하태경(부산 해운대기장을) 유재중(부산 유재중) 김희국(대구 중남구) 류성걸(대구 동구갑) 권은희(대구 북구갑) 서상기(대구 북구을) 이한구(대구 수성갑) 주호영(대구 수성을) 이장우(대전 동구) 이영규(대전 서구) 전하진(경기 성남분당을) 김명연(경기 안산단원갑) 박요찬(경기 의왕 과천) 송영선(경기 남양주갑) 이현재(경기 하남) 정찬민(경기 용인을) 김준환(충북 청주흥덕을) 경대수(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정수성(경북 경주) 심학봉(경북 구미갑) 김태환(경북 구미을) 정희수(경북 영천) 이한성(경북 문경 예천) 이완영(경북 고령성주칠곡) 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조현룡(경남 의령함안합천) 강동호(서울 중랑을) 신동우(서울 강동갑) 이재균(부산 영도구) 이이재(강원 동해삼척) 김종태(경북 상주) 장윤석(경북 영주) 박상은(인천 중동옹진) 이군현(경남 통영고성)


#새누리당#김종훈#이혜훈#고승덕#4.11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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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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