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낙산사를 복원하면서 경험한 부처님의 가피를 ‘꿈을 이룰 수 있는 준비가 된 사람’으로 들려주시고 계시는 낙산사 법주 정념 스님(서울 흥천사 주지)
낙산사를 복원하면서 경험한 부처님의 가피를 ‘꿈을 이룰 수 있는 준비가 된 사람’으로 들려주시고 계시는 낙산사 법주 정념 스님(서울 흥천사 주지) ⓒ 임윤수

잠깐 제 출가 본사인 금산사에서 있었던 재밌는 에피소드 하나 들려 드리겠습니다. 당시 한 보살께서 절에 자주 오셨는데 종종 뵙다 보니 가깝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보살님께서 제게 이렇게 묻는 것이었습니다. "스님, 관세음보살보다 더 영험 있는 분이 누굽니까?" 질문을 받은 저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그럼, 영진대사를 찾으십시오"라고 답해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결재를 맞아 선방에 들었다가 정진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글쎄 금산사가 온통 웃음바다가 되어 있었습니다. 보살님께서 제 말을 철썩 샅이 믿고, 기도할 때마다 "영진 대사, 영진 대사…"하며 제 법명을 불렀다는 겁니다. 그 얘기를 듣고 보살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지만, 한편으론 보살님께서 바라던 좋은 결과를 얻으셨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제가 관세음보살보다 잘나서가 아니라 그분이 순수하게 믿고 열심히 하셨기 때문입니다. -본문 70쪽-

<법보신문>과 월간<불광>에서 기획하고 '불광출판사'에서 출판한, <지혜가 있는 사람은 경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중 백담사 유나 영진 스님이 들려주시는 법문 중 일부입니다.

열다섯 분 스님들이 펼치는 이야기보따리 

절하면 불상과 풍경소리가 연상되고, 스님 하면 독경과 법문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절에 가면 아무 때나 법문을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침, 점심, 저녁으로 시간에 맞춰 올리는 예불이야 아무 날이나 가더라도 시간만 맞으면 보거나 참석할 수 있지만 여법하게 차려진 법당에서 스님이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듣는 건 아무래도 기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차 한 잔 마시며 나누는 소소한 이야기도 법문일 수 있고, 찰나에 전해주는 웃음이나 눈빛조차도 설법에 기웃대는 마음엔 법문이 될 수 있지만 말 그대로 여법, 격식을 차려놓고 들려주는 법담은 아무 때나 열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스님들이 들려주는 법문이니 지레짐작 부처님 이야기 일색일 거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스님들이 들려주는 법문에는 동화도 들어있고, 전설 따라 삼천리에나 나올 것만 같은 전설도 들어있습니다. 사랑하거나 이별하는 방법을 귀띔해 주는 지혜의 말씀일 때도 있고, 묵직한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폭포수 같은 이야기일 때도 있습니다.

 <지혜가 있는 사람은 경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표지
<지혜가 있는 사람은 경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표지 ⓒ 불광출판사
<법보신문>과 월간<불광>에서 기획하고 '불광출판사'에서 출판한 <지혜가 있는 사람은 경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그런 이야기 열다섯 꼭지, 열다섯 분 스님들이 여법하게 차려진 법당에서나 들려줄 것 같은 행복한 법문을 담고 있습니다.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 원산 스님께서는 '평생 끌고 다니는 이 몸뚱이의 주인을 찾으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덕유산 백련사 주지 평상 스님께서는 '내 마음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자리'를 말씀해 주십니다.

진불선원 선원장 설우 스님께서는 '끊임없는 보살행이 반야지혜의 본질'을,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대표 퇴휴 스님께서는 '자신의 허물을 살피되 남의 허물을 살피지 말라'고 법문을 하셨습니다.

부산 관음사 주지 지현스님께서는 "욕심을 원력으로 바꿀 때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백담사 무금선원 유나 영진 스님께서는 "다만 하지 않을 뿐,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라네"를 그리고 가평 백련사 주지 승원 스님께서는 "삶은 생각하는 대로 살아 진다"는 것을 범문으로 내놓으셨습니다.

여수 석천사 주지 진옥 스님께서는 "마음을 잘못 쓰고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을, 해인사 승가대학 강주 해월 스님께서는 '새로운 세계를 향한 자유로운 날갯짓', 고운사 주지 호성 스님께서는 '당신의 마음을 밝혀줄 무념, 무상, 무주'를 들려주십니다. 지혜가 되고 삶의 등불이 될 스님들의 법문은 지루하지 않게 이어집니다. 구수하게 들리던 옛날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하고, 가슴을 조이게 하던 무협소설의 한 편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낙산사 법주 정념 스님께서는 낙산사를 복원하면서 경험한 부처님의 가피를 '꿈을 이룰 수 있는 준비가 된 사람'으로 들려주시고, 봉은사 주지 진화 스님께서는 스티브 잡스의 삶에 비추어 '불교적 삶, 어떻게 나의 삶이 되도록 할 것인가'를 이야기를 하듯 들려주십니다.

무등산 증심사 주지 지장 스님이 들려주는 '나쁜 습관을 버리는 것이 바른 업장을 소멸'하는 것이라는 법문, '겨울 혹독한 추위 속엔 봄 매화향이 숨어 있다'는 금륜사 주지 본각 스님의 법문에 이어 옥수종합사회복지관 관장 상덕 스님께서 하신 '만중생의 행복을 위해 출가하시고 열반으로서 행복의 길을 인도하신 부처님' 이야기로 <지혜가 있는 사람은 경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에서 펼치는 법문을 맺습니다.

믿음이 주는 행복, 거기에 있어

여법한 자리에서 스님 한 분이 하는 법문을 듣는다는 것도 기회가 되고 인연이 닿아야 들을 수 있으련만 <지혜가 있는 사람은 경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에서는 이렇듯 열다섯 분 스님들이 하신 법담을 한 자리에서 펼치고 있습니다.

열다섯 분 스님들이 여법하게 차려진 법당에서나 들려주듯이 들려주는 행복한 법문, 그런 이야기 열다섯 꼭지를 담고 있는 <지혜가 있는 사람은 경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목이 마른 이에겐 감로의 옹달샘이 되고, 심신을 기대고 싶은 사람에겐 마음 편하게 기댈 수 있는 커다란 고목이 될 것입니다.

인생이 나갈 길을 잃은 이에겐 반짝이는 등대가 한 치 앞이 캄캄하도록 심신이 암담한 이에겐 발 앞을 밝혀 주는 등불이 될 것입니다. 관세음보살보다 영진 대사가 더 영험함을 믿었던 보살처럼 믿음이 주는 행복이 거기에 있음을 알게 도리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지혜가 있는 사람은 경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기획 <법보신문>, 월간<불광> ┃ 펴낸곳 불광출판사 ┃2012. 03. 16 ┃각 11,000원



지혜가 있는 사람은 경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 열다섯 분 스님들이 들려주는 행복한 법문

원산 스님 외 14인 지음, 불광출판사(2012)


#지혜가 있는 사람은 경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불광출판사#정념 스님#법보신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