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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자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회원과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이 20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앞에서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파되되는 강정 구럼비 발파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제주해군기자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회원과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이 20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앞에서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파되되는 강정 구럼비 발파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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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발파에 대한 주민과 평화 운동가들의 거센 저항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광화문에서도 "구럼비를 죽이지 마라! 발파를 멈춰라!"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강정마을에서는 어제(19일) 저녁  대림산업이 용천수가 흐르는 구럼비 바위 '물터진개'를 발파했으며, 오늘(20일)은 삼성물산이 구럼비 바위 '할망물' 부근을 발파할 예정이다.

오늘 오후 2시엔 제주도가 요구하는 '해군기지 공사중지 청문'이 열릴 예정이지만 군과 공사업체측은 이에 아랑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할 태세다.

'제주해군기자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는 2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정부와 해군의 구럼비 발파에 항의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청문회 하루 앞두고 군사작전하듯... 초조함 드러내"

'제주해군기자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회원과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이 20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앞에서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파되되는 강정 구럼비 발파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한 가운데, 참가자들이 들고온 '해군기지 결사반대' 깃발이 정부청사 태극기앞에서 휘날리고 있다.
 '제주해군기자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회원과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이 20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앞에서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파되되는 강정 구럼비 발파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한 가운데, 참가자들이 들고온 '해군기지 결사반대' 깃발이 정부청사 태극기앞에서 휘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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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회의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정부와 해군이 제주도지사의 공사보류와 재검증 요구를 묵살한 채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쫓기듯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계엄령을 방불케 하는 육지경찰의 삼엄한 통제 속에 전 도민을 상대로 군사작전하듯 발파를 강행했다"고 개탄했다.

대책회의는 "제주도민에게 약속했던 공약들마저 이행될 수 없다는 사실이 국회와 총리실 검증과정에서 드러나고, 나아가 강정마을이 지리적으로 환경적으로 군항에 적합하지 않다는 증거들이 속속 밝혀지자, 궁지에 몰린 해군은 스스로 주장해오던 '민군복합관광미항'이라는 허구적인 공약마저 내팽개치고 도민이 반대하는 '군항건설'을 공공연히 천명하고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회의는 "이명박 정부가 해군기지 건설에 내세우는 '국가안보'라는 명분도 애매하기 짝이 없다"며 "독도에 버려진 낡은 포신을 문화재로 지정하자는 제안조차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을 이유로 거부하면서, 수중암초인 이어도를 지키기 위해 이지스함은 물론 미국의 항공모함과 핵잠수함까지 끌어들일 대규모 군항을 건설하려는 이유가 뭐냐"고 따져물었다.

즉, 일본과의 영토갈등은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반면, 중국과의 해역분쟁만큼은 중무장한 군함, 나아가 한미연합해군으로 대응하겠다는 발상은 타당성과 일관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책회의는 결국 "제주 해군기지 공사는 안보상의 이유도 불분명할 뿐 아니라, 환경적으로는 치명적이며 민항으로서의 경제적 타당성도 없다"며 "구럼비 바위를 파괴해버림으로써 합리적인 문제 제기를 무력화시키는 이명박 정부의 비뚤어진 아집과 횡포, 그리고 초조함이 만천하에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총만 안 들었지 4.3때와 뭐가 다르냐"

'제주해군기지문제 평화적해결을 위한 제주시대책위' 사무처장인 장하나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가 20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앞에서 열린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파되되는 강정 구럼비 발파 규탄 기자회견'에서 화약 운반을 막기위해 PVC 파이프에 팔을 넣어 저항하던 평화활동가들에게 경찰이 망치로 PVC 파이프를 내리쳐 부상당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제주해군기지문제 평화적해결을 위한 제주시대책위' 사무처장인 장하나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가 20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앞에서 열린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파되되는 강정 구럼비 발파 규탄 기자회견'에서 화약 운반을 막기위해 PVC 파이프에 팔을 넣어 저항하던 평화활동가들에게 경찰이 망치로 PVC 파이프를 내리쳐 부상당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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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강정마을에서 올라왔다는 장하나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는 "어제 발파용 화약 운반을 막기위해 활동가들이 PVC파이프로 팔을 묶은 인간띠를 만들었으나 경찰이 망치로 내려치는 바람에 팔이 부러지기도 했다"며 "육지에서 내려온 1600여 명의 시위진압 기동경찰들은 현장에서 최소한의 인권과 인간존엄성도 무시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장 대표는 이어 "지금 정치인들이 있을 곳은 공천심사장이 아니라 강정마을"이라며 "공천받은 사람들은 즉시 강정으로 내려가 투쟁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사람도 역사도 생명이 있지만 진짜 생명은 자연의 생명"이라며 "이명박 정권은 자연 생명에 대한 학살을 당장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제주해군기자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회원과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이 20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앞에서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파되되는 강정 구럼비 발파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제주해군기자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회원과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이 20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앞에서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파되되는 강정 구럼비 발파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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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도지사가 공사중지를 요구하고 청문회가 예정된 가운데 이같이 공사를 밀어붙이는 것은 도민과 약속한 모든 것이 허위로 밝혀지고 잘못이 드러나는 데 대한 초조함과 두려움의 발로"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가 자치도를 이같이 유린하는 게 총만 안 들었지 4.3때와 뭐가 다르냐"고 묻고 "벌거벗은 폭력이 어떠한 정당성도 잃었기 때문에 해군기지 건설은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도  "공사를 강행하는 정부와 해군은 천벌을 받을 것"이라며 "강정은 이미 환경과 생명의 상징이 됐으니 지금이라도 더 큰 죄를 짓는 것을 멈춰라"고 말했다.

대책회의는 이어 이날 저녁 7시 청계광장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주관으로 기도회 겸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며, 이후에도 매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집회를 연다.


태그:#강정, #해군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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