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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다큐페스티발 2012 포스터. 모닥불 주변에서 한밤의 축제를 벌이는 인디다큐의 아이들을 표현해 어려운 시기지만 곧 아침이 올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인디다큐페스티발 2012 포스터. 모닥불 주변에서 한밤의 축제를 벌이는 인디다큐의 아이들을 표현해 어려운 시기지만 곧 아침이 올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 인디다큐페스티발

올해로 12회를 맞는 '인디다큐페스티발 2012'가 3월 22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롯데시네마 홍대입구관에서 열린다.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주최하고 인디다큐페스티발 집행위원회가 주관하는 인디다큐페스티발은 독립다큐멘터리의 저변 확대와 신진 작가 발굴에 기여해왔다. 올해는 신작전 27편, 초청전 6편, 용산특별전 6편, 봄 프로젝트 3편, 다큐멘터리 발언대 5편 등 총 45편의 독립 다큐멘터리를 만나볼 수 있다.

개막에 앞서 지난 18일, 서울시 상암동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에서 현 인디다큐페스티발 집행위원이자 영화평론가인 변성찬 프로그래머(50)가 출품작을 중심으로 최근 다큐멘터리의 흐름을 분석했다. 올해는 단편(60분 미만) 48편, 장편 27편, 총 75편의 출품작 가운데 단편 13편, 장편 14편, 총 27편이 상영작으로 선정됐다.

"88만원 세대의 자화상 담은 작품 많았다"

 18일 열린 '프로그래머와 함께 하는 인디다큐페스티발 미리보기'에서 강연하는 변성찬 프로그래머.
18일 열린 '프로그래머와 함께 하는 인디다큐페스티발 미리보기'에서 강연하는 변성찬 프로그래머. ⓒ 김희진

변성찬 프로그래머는 올해 출품작들의 경향을 두고 "시대의 거울로서의 다큐"라고 평했다. 88만원 세대의 자화상, 재개발, 노동문제 등 사회적 현안을 다룬 작품이 주를 이뤘고, 예술 또는 문화와 관련한 다큐멘터리들도 많았다고 한다. 특히 음악 다큐멘터리의 양적, 질적 강세가 돋보여 출품된 음악 다큐멘터리 아홉 편 중 여섯 편이 선정됐다. 과거 절망을 호소하던 투쟁의 기록이 울분 또는 저항의 기록으로 변모해 긍정적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점이 눈에 띄는 특징이라고.

올해 국내 신작전에 선정된 27편의 작품 중 심사과정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낸 3편의 다큐멘터리를 소개한다(아래 박스기사 참고). 이 중 <아무도 꾸지 않은 꿈>은 '인디다큐페스티발 2012'의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개막작 <아무도 꾸지 않은 꿈>의 한 장면.
개막작 <아무도 꾸지 않은 꿈>의 한 장면. ⓒ 인디다큐페스티발

<아무도 꾸지 않은 꿈, A Dream Forgotten> (홍효은 | 2012 | HDV | Color | 109min | 전체관람가)

"한번 공순이는 영원한 공순이라고, 한번 공장에 발 들이면 못 벗어난다고. 난 스무살 때 그 말을 이해 못했어요…. 근데 어느 날 보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게 공장밖에 없더라구요. 다시 공장으로 가는 거예요."

16살에 산업체로 구미 태광에 들어가 일을 시작한 다이와 현정은 공장생활 10년째 돼가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정규직으로 일해 본 경험이 없다. 모아놓은 돈도 없다. 이젠 꿈도 자신감도 모두 사라지고 그저 우울하기만 하다는데…. 무엇이 그녀들을 이렇게 보잘것없게 만든 걸까. 구미의 공장에서 만난 19~37세의 여성노동자 15명을 인터뷰했다.

 <나의 교실>의 한 장면.
<나의 교실>의 한 장면. ⓒ 인디다큐페스티발

<나의 교실, Dear My Frineds>(한자영 | 2011 | DV | Color | 65min)

2010년, 서울의 한 전문계 고등학교 여학생들이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과 그 후 이야기.

 <장보러 가는 날>의 한 장면.
<장보러 가는 날>의 한 장면. ⓒ 인디다큐페스티발

<장보러 가는 날, The Day Going to Market> (원태웅 | 2011 | DV | Color | 55min)

부모님이 한 달에 두 번 식당에서 사용할 식자재를 구입하기 위해 퇴촌과 서울을 오갈 때 운전을 해주고 함께 장을 보면서 겪은 일들을 다큐로 엮었다. 느린 동네 풍경을 비추며 시작하는 영화는 관객이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그리고 변함없어야 하는 것들을 보도록 이끈다. 감독은 담담하게 그가 가진 가족과 여정을 그려냈다.

* 그밖에 다큐멘터리의 시놉시스는 인디다큐페스티발 누리집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 시놉시스는 누리집에 공개된 내용을 갈무리했음을 밝힙니다.

액티비스트 카메라가 담은 '용산의 기억'

'물과 불만 피하라'는 말은 인디다큐페스티발 집행위원회에서 농담처럼 오가는 말이다. 2년 전 제10회 페스티발에서 용산 참사를 비롯해 촛불과 관련한 행사를 벌인 뒤로 영화진흥위원회의 독립영화 단체지원사업 대상자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정부의 지원금이 완전히 끊긴 집행위원회는 현재 자금난을 겪고 있다. 변성찬 프로그래머는 "현재 인디다큐페스티발은 사실상 집행위원장들이 빚을 내 운영할 정도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앞으로도 불편한 진실들을 숨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디다큐페스티발에는 용산 참사 이후 3년을 기록하는 '용산특별전'이 마련됐다. 용산 참사 현장을 지키던 수많은 카메라의 기록 행위가 6편의 다큐멘터리 작품을 통해 서로 다른 관점과 방식으로 표현된다.

이번 페스티발은 '용산특별전'을 통해 용산의 기억을 새롭게 하면서 현장을 지켰던 액티비스트 카메라의 기록이 다큐멘터리의 기억으로 되살아나는 과정을 되돌아보고자 한다. 3월 27일 오후 8시에는 여섯 작품의 활동가와 감독들이 모여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포럼이 열린다. 장소는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4관, 특별전 상영 후 포럼이 진행된다.

 용산특별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 끝나지 않은 이야기>의 한 장면.
용산특별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 끝나지 않은 이야기>의 한 장면. ⓒ 감독 장호경

올해 인디다큐페스티발의 '다큐멘터리 발언대'에서는 영상활동가들이 만든 다섯 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노동자, 농민, 빈민, 성소수자, 장애인 등 다양한 우리 사회 현장을 지키는 카메라의 어려움을 나누고 그들의 노고가 정당하게 평가받는 일에 힘을 보태기 위해 마련됐다. 포럼에서는 독립다큐멘터리 작품과 그것을 둘러싼 환경을 둘러봄으로써 지난 일 년 동안의 논쟁을 확인하고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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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온라인 미디어 <단비뉴스>(www.danbi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인디다큐페스티발#변성찬#용산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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