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은 굉장히 많이 있는데, 이런 것들이 어그러지게 된 것에 책임감을 느껴 오늘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려고 합니다."
박영선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은 21일 오전 손석희(55)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가 진행하는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 최고위원직과 MB정권비리 및 불법 비자금 진상 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직 사퇴의 뜻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민주통합당의 공천 결과와 관련하여 "공명정대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고, 국민에게 죄송스럽다는 얘길 해야 했다"며 "민주통합당이 해 나가야 할 과제가 많다. 이렇게 그만두게 되는 것에 대해 안타깝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사퇴의 변에서 "검찰개혁과 재벌개혁의 축에 필요한 사람들을 모셔왔지만 좀 억울하게 잘 안되거나 여러가지 일로 다 탈락을 하게 됐다"며 공천과정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 최고위원은 사퇴 사실에 대해 "이인영 최고위원한테는 어제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열심히 하려 했는데 '보이지 않는 손'이...""한명숙 대표는 원칙을 가지고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저희 당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습니다. 그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대표님이 흔들리는 것을 보필하지 못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박 최고위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를 향한 비난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 언급하면서 "당내 인사도 있을 수 있고, 당외 인사도 있을 수 있다"며 "486세대나 동창회라는 비난은 그냥 드러난 결과물이고,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손'을 느낀다"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손 교수의 추가 질문에 박 최고위원은 "여기서 멈추는 것이 저는 좋다고 생각한다"며 "당원이고 당을 사랑하는 입장에서 이 정도의 경고에서 멈추고 '보이지 않는 손'들이 화합과 조화로운 발전, 번영을 위해서 헌신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일부 최고위원들은 자기 계파를 챙기려고 노력하시는 모습도 조금 보이긴 했습니다만, 또 나머지 최고위원들은 이것을 바로 잡기 위해서 애쓰셨던 분들도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그는 특히 이번 공천과정에 대해 "최고위원들이 많은 책임을 느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최고위원직을 사퇴함으로써 그런 것들이 좀 시정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최고위원은 20일 열린 이영호 전 비서관의 기자회견에 대해 "이 몸통 위에 있는 진짜 몸통을 밝히는 것이 양심적인 검사들이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보고 있다"며 이른바 '윗선'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고위원직과 특위위원장직 사퇴에 따라 '민간인 사찰'에 대해 누구와 인터뷰를 해야하느냐는 손 교수의 질문에 "개인적으로도 저는 이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