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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 민주통합당 후보 현수막.
 김영태 민주통합당 후보 현수막.
ⓒ 이종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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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김영태 예비후보, 그는 야권의 단일 후보다. 무소속과 국민행복당의 후보들이 분투하고 있지만 영남 땅 상주에서 민주당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현재 통합진보당도 김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강하고 가끔 무소속이나 친박연대 후보를 지지한 그동안의 영남 민심을 볼 때, 민주당은 여전히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이방의 정당'이다.

'민주'를 쉽게 사용하기 어려운 영남

대구에 가면 '참언론운동연합'이라는 시민단체가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과 무엇이 다르냐고 묻자 "대구에서 '민주'라는 두 글자는 거부 그 자체다"며 "그래서 같은 단체임에도 이름을 '민주'대신 '참'이라고 쓴다"고 했다.

어쩌다가 '민주'라는 단어가 영남 땅에서 저주(?)받은 글자가 되었을까? 1990년 3당 합당 이후 대구·경북과 부산, 경남을 아우르는 영남권은 보수의 아성이 되었다.

예로부터 삼백의 고장이라 불리는 상주는 깊은 산과 너른 들이 아우러져 경상도에서도 경주와 함께 중추적 역할을 했던 곳이다. 경제적 안정과 함께 변화보다는 보수적 성향이 강하지만 3선 이상의 국회의원을 쉽게 배출하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이런 경북 상주에 민주당 간판을 달고 출사표를 던지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상주 함창장에서 손학규 민주당 고문과 함께 시민에게 인사하는 김영태 후보.
 상주 함창장에서 손학규 민주당 고문과 함께 시민에게 인사하는 김영태 후보.
ⓒ 이종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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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7일 상주시 농협 강당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당원 대회에서 당원들은 "민주당의 김영태 후보를 도와 상주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선언했다. 오랜 세월 안정과 보수, 새누리당 일당 독주가 이어진 상주에서 야권연대가 시작된 셈이다.

김영태 후보는 애초 정치에는 뜻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언론을 통해 세상을 바로 잡고자" <영남일보>와 <동아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했다. 하지만 16년 도시생활을 접고 고향 상주로 돌아와 호박, 옥수수, 토마토, 우리밀 등 친환경 농산물 가공회사인 토리 식품을 설립해 성공했다. 이후 '공갈못 문화재단'을 설립해 문화 운동을 전개했다.

김 후보는 4대강 사업 반대와 한미FTA 폐기 운동도 벌였다. 야당과 진보성향 시민사회단체는 이런 활동을 인정해 그를 야권 단일후보로 추대했다.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과 가까운 김영태 후보는 21일 상주 함창읍 5일장에서 손 고문과 함께 시민을 만났다. 노란 옷의 민주당 김영태 후보를 바라보는 시선은 새누리당 후보를 바라보는 그것처럼 뜨겁지 않았다. 하지만 '변화'의 조짐도 보였다.

"주변에서 좋아해" vs "2번 명함 그냥 가져가라"

"김영태 후보를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시민 대부분은 "오늘에야 알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60대 김모씨는 "주변에서 좋게 얘기를 많이 한다"며 "선거는 그래도 서로 비슷해야 재미가 있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손학규 민주당 고문과 김영태 후보가 함창장에서 주민의 손을 잡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고문과 김영태 후보가 함창장에서 주민의 손을 잡고 있다.
ⓒ 이종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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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김 후보는 정치 신인답게 말을 더듬기도 하는 둥 어수룩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옆에서 이를 지켜 본 한 주민은 "오히려 보기에 좋다, 말 잘하는 정치인 너무 많이 봤다"고 호감을 나타냈다.

손학규 고문은 기자들과의 즉석 인터뷰에서 "경북 지역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분명히 일어나고 있다"며 "특히 상주의 김영태 후보가 큰일을 낼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 어느 상점에선 한 시민이 팬이라며 손 고문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한편에선 70대의 어르신들이 조용한 목소리로 "손학규까지 여기엔 뭐하러 왔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사탕이나 주고 가지, 2번 명함 아까우니 도로 가져 가라"는 할머니들도 있었다.

난공불락이라는 영남의 상주에서 과연 야당과 진보의 바람이 불까? 선거 분위기는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종락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김영태, #손학규, #4.11총선, #상주 함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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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찬 유학자 남명 조식 선생을 존경하고 깨어있는 농부가 되려고 노력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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