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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찜! e시민기자'는 한 주간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린 시민기자 중 인상적인 사람을 찾아 짧게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인상적'이라는 게 무슨 말이냐고요? 편집부를 울리거나 웃기거나 열 받게(?) 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편집부의 뇌리에 '쏘옥' 들어오는 게 인상적인 겁니다. 꼭 기사를 잘 써야 하는 건 아닙니다. 경력이 독특하거나 열정이 있거나... 여하튼 뭐든 눈에 들면 편집부는 바로 '찜' 합니다. [편집자말]
신문이나 방송 같은 언론매체를 보면 비평기사가 참 많다. 요새가 정치의 계절이니 정치 비평부터 시작해 사회 비평, 교육 비평기사까지, 가지가지 다양하다. 그중에 독자층에서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영역을 꼽으라면, 아마 영화 비평이 꼽힐 법하다.

편집부 소속 기자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털어놓자면, <오마이뉴스>에는 연극·영화를 비롯한 각종 문화·예술 영역의 비평기사가 적다. 때문에 영화 비평기사가 들어오기라도 하면 눈이 '번쩍' 뜨이곤 한다.

하지만, 영화 비평기사들은 대개 그 틀거리가 비슷비슷하기 마련. 솔직히 '까칠한' 비평기사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 와중에 솔직담백한 어조로 영화를 곱씹는 시민기자가 눈에 들어왔다. <러브픽션>을 두고 ' 찌질한 남자의 원맨쇼'라 평하고, <건축학개론>을 두고 ' 영화는 예쁜데 나중에 기억은 못 할 것 같네'라는 촌평을 남긴다. '까칠하지만 재미있는' 영화 비평기사를 써내려가는 김건우 시민기자(poeta)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지난 27일 서울 명동의 한 찻집에서 그를 만났다.

 김건우 시민기자. (피사체의 손가락 모양새는 특정 정당과 무관함을 밝힙니다. 중선관위 보고 있나요?)
김건우 시민기자. (피사체의 손가락 모양새는 특정 정당과 무관함을 밝힙니다. 중선관위 보고 있나요?) ⓒ 김지현

- 직접 얼굴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어떻게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게 됐나.
"예전에는 블로그에 영화 비평을 쓰곤 했어요. 근데 쓰면 쓸수록 '이건 아니다' 싶었죠. 영화 비평을 계속 쓰다 보니 한계에 부딪혔어요. 새로운 시선으로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 됐죠. 또, 제 기사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받고 싶었어요. 그러다 <오마이뉴스>는 누구나 기사를 올릴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한번 시도해보고 싶었죠. 하하."

- 하고 많은 분야 중에 왜 영화를 택했나.
"정말 우연히 택하게 됐어요. 저는 은둔형 외톨이였어요.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 쉽게 동화되지 못했어요. 소외감을 안고 살았습니다. 처음에는 전업 작가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대학에 와서 제가 쓴 글을 보고 저희 학과 교수님(영화평론가 강성률)이 '한번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며 손을 내밀어 주셨죠. 교수님의 영화 비평을 뛰어넘고 싶다는 동기가 생겨 영화라는 분야를 택해 글을 쓰게 됐습니다."

- <오마이뉴스>에 올린 첫 기사가 영화 <부러진 화살> 비평기사였다.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시도가 담겼었나.
"그래요. 그 비평 기사는 공부를 정말 많이 하고 썼어요. 각종 영화 이론을 다시 읽고, 참고할 만한 다른 영화, 프로그램 등을 곁들였죠. 제 전공이 문화산업인데 대학에서 배운 내용들을, 필기 노트를 뒤져가며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기사를 쓰는 데만 한 7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 그 기사 이후에도 여러 비평기사를 썼다. 후속 기사들을 스스로 평가해달라.
"솔직히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보낼 때마다 절망에 빠지곤 해요. 기사 등급이 버금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참 고맙기도 해요. 제 기사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가 등급으로 드러나는 것이니까요. 절망이 지나면 '더 열심히 써야겠다'는 동기가 생겨요. 편집부의 채찍질은 항상 고맙습니다.

그런데, 등급뿐만 아니라 댓글을 통해서도 다시 한번 절망을 느끼죠. 일전에 오름에 기사가 걸렸는데, 아래를 보니 댓글이 거의 없더라고요. 하나의 영화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면 좋겠어요. 읽는 이가 신랄하게 비판하고, 제가 반론하면서 논의가 확장되면 얼마나 재밌겠어요. '욕' 좀 많이 해주세요. 그럼 더 좋은 기사가 나올 것 같아요. 하하."

- <오마이뉴스>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바라는 거 참 많아요. 하하. 영화 영역에 한정 지어 얘기할게요. 일단 순수 영화에 대한 기사가 메인면에 잘 노출되지 않는 것 같아요. 너무 정치·사회 분야 기사가 많아요. 다양성을 살려 순수하게 영화를 대상으로 한 비평도 주요하게 처리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문화·예술 영역에 관련된 공모전 같은 것도 하면 좋겠는데, 그게 좀 약한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는… 영화전문기자가 없다는 거 정도가 되겠네요."


#김건우#찜E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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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전국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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