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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호창 민주통합당 후보가 유권자와 악수를 하고 있다.
송호창 민주통합당 후보가 유권자와 악수를 하고 있다. ⓒ 이민선

그동안 경기 의왕·과천은 전통적인 새누리당 강세 지역이었다. 각각 시흥군의 읍과 면이었던 의왕과 과천이 시로 승격된 이후 치러진 15대 총선부터 줄곧 보수정당이 차지했다. 새누리당 안상수(전 한나라당 대표) 의원이 연거푸 4선을 한 것이다.

19대 총선, 이 지역에선 '촛불 변호사'로 유명한 송호창(45) 민주통합당 후보와 조세·금융전문 변호사 박요찬(51) 새누리당 후보가 맞붙었다.

사실 송 후보가 '민주당 선수'로 나섰을 때 지역 정치권 관계자들은 "소총 하나 들고 적진으로 뛰어든 것과 같은 일"이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 지역 '맹주' 안상수 의원은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됐다. 그 대신 검사 시보 시절부터 안상수 의원과 친분을 다진 것으로 알려진 박요찬 변호사가 새누리당 후보로 등장했다. 이로써 의왕·과천에서는 변호사 출신 정치신인이 격돌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송호창 "시민 기대 커... 꼭 이기겠다"

지난 3월 30일 오후 5시 30분께, 의왕·과천 지역 분위기를 알아보기 위해 송 후보 유세장(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을 방문했다. 현장에서 시민 반응부터 살폈다. 자전거 타고 가는 중년 남성에게 "송호창 후보 아세요?"라고 물었다. 그는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누군지 모른다. 이름 못 들어봤다"고 답했다.

이번 "선거에서 누구를 찍을 예정인가"라고 물으니 그는 잠시 경계하는 눈빛을 보이더니 "당 보고 찍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기자가 다시 "그러면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잠시 머뭇거렸지만 앞쪽에서 자전거를 타던 꼬마가 "아빠 민주당 아냐?"라고 말했다.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 40대로 보이는 여성에게 다시 "송 후보를 아느냐"고 물으니 "들어보지 못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이 여성은 "이명박 정부는 종교 편향이 너무 심했다"며 "한나라당(새누리당)은 안 찍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여성은 민주당에 대해 "(공약대로) 보육료 많이 지원하려면 재원이 필요한데, 어떻게 마련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현장에서 송 후보를 만나 직접 궁금한 걸 물었다. 

 송호창 민주통합당 후보가 유세를 하고 있다.
송호창 민주통합당 후보가 유세를 하고 있다. ⓒ 이민선
- 보육료 지원을 위한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건가요?
"보육료 같은 복지비용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 부담하는데, 현재 중앙정부 지원이 많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지방정부가 어렵지요. 예산 편성의 문제라고 봅니다.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느냐 하는 가치 판단의 문제지요. 보육료는 전체 예산의 약 1% 정도입니다. 대기업, 재벌들에게만 제대로 세금 걷으면 다 지원하고도 남아요."

- (세금을) 강제로 걷을 수 있나요?
"강제가 아니라 제대로 걷으면 됩니다.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전두환 대통령이 내야 할 세금만 해도 몇천 억 되잖아요. 또 현재 걷어 들이는 세금 가지고도 할 수 있고요. 결국 의지 문제입니다."

- 과천 발전은 어떻게 할지.
"이제 행정 중심 도시에서 교육 중심 도시로 가야 합니다. 혁신교육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공교육과 대안교육 교류센터를 만들 거예요. 그리고 한국예술종합학교도 유치하고요."

또 자신을 '58년 개띠'라고 밝힌 한 남성은 "안상수 의원이 공천을 못 받아 다행이다, 16년 동안 해놓은 게 없다"며 "(송 후보) 이름 들어봤다. 평화·인권·삶의 질 같은 이명박 정권이 못한 걸 잘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남성 역시 송 후보와 즉석 인터뷰를 진행했다.

송 후보는 "(선거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저쪽(새누리당)은 16년 동안 조직을 다져왔다"며 "조직 선거 경험 등을 하나하나 하고 있는데, 지금은 지인들과 동료들이 많이 도와준다"고 말했다.

대화를 나누는 중, 차 타고 거리를 달리던 일부 시민은 경적을 누르고 손을 흔들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와 관련 송 후보는 "두 달 동안 지역을 돌면서 시민의 기대가 크다는 걸 알았다"며 "(그런 만큼) 꼭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송 후보는 ▲과천·의왕을 교육혁신 도시로 만들고 ▲녹색명품 자연도시로의 전환하며 ▲보편적 복지 확대 등을 내세우고 있다.

박요찬 "안상수 의원 큰 정치했다... 생활정치 만들겠다"

이번엔 박요찬 새누리당 후보를 만나볼 차례. 박 후보는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과 대기업 고문 변호사로 활동한 금융·조세 전문가다. 지난 3일 오후 1시께, 박 후보를 만나기 위해 의왕시로 향했다.

바쁜 일정 탓에 박 후보 만나기는 무척 힘들었다. 오후 5시, 박 후보가 의왕시 한 아파트 단지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빠르게 발길을 그쪽으로 돌렸다. 하지만 박 후보는 유권자를 만나느라 더 빨리 움직였다. 

결국 박 후보를 의왕시 포일성당 앞에서 만났다. 박 후보의 바쁜 일정 탓에 짧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세를 하는 박요찬 새누리당 후보.
유세를 하는 박요찬 새누리당 후보. ⓒ 박요찬

- 어떤 각오로 출마한 건가요.
"지역발전, 지역 주민을 위해 모든 걸 쏟아 붓겠다는 각오로 시작했습니다."

- 선거는 처음인데 힘들지 않은지.
"힘들지만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선거는 누구에게나 힘듭니다. 공천을 늦게 받아 더 어렵습니다."

- 안상수 의원이 많이 도와준다고 들었는데요.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안상수 의원은 당과 민심을 따랐습니다. 이번에 큰 정치를 했습니다."

또 박 후보는 최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1년간 조세금융전문가로 활동하며 쌓아온 내공(?)을 이제는 시민을 위해 사용할 때"라며 "출생·가정·노후 등으로 시민이 항상 가슴 아파할 때, 그 옆에서 보듬는 경제·생활정치를 통해 시민이 바라던 변화를 기필코 이룩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의왕을 경유하는 인덕원~수원 지하철 조기개통 ▲고등학교 신설과 명문고 육성 등 교육환경 개선 ▲과천 지식정보타운에 대기업 유치해 법인세 확보 ▲과천 경마레저세 사수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박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왕시 오전동의 전아무개(50대, 주부)씨는 "신선하고 때가 묻지 않은 것 같아서 좋다"며 "경제도 잘 알 것 같은데, 초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50대 주부 홍아무개씨도 "참신하고 진실해 보인다. 안상수 의원이 하던 사업이어서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왕시 내손동에 사는 전아무개씨도 "박 후보가 겸손하고 능력 있어 보인다"며 "유권자들이 당을 떠나서 후보자 능력을 보고 선택했으면 좋겠다. 다행히 주변에 나와 생각이 같은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박요천 새누리당 후보와 박근혜 위원장이 함께 유세를 하고 있다.
박요천 새누리당 후보와 박근혜 위원장이 함께 유세를 하고 있다. ⓒ 박요찬

두 정치 신인의 대결. 박 후보는 전통적인 새누리당 강세 지역에서 출마해 조직력이 탄탄한 게 강점이다. 반면 송 후보는 그동안 TV 토론회 출연과 작년 10.26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 대변인을 맡는 등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게 강점이다.

각종 여론조사, 송호창 약간 '우세'

한편, 각종 여론조사에서 송 후보가 박 후보에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27일 하루 <중앙일보>와 한국갤럽, 엠브레인이 인구비례에 따른 할당 추출법으로 600명을 대상으로 집전화와 휴대전화 패널 결합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송호창 후보가 32.8%의 지지율을 기록해 새누리당 박요찬 후보를 10%p 정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4.0%p)

또 방송 3사가 3월31일∼4월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박요찬 후보 33%, 송호창 후보 38.5%로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95% 신뢰수준에 ±4.4%p)

안상수가 떠난 과천·의왕에서 여야의 대결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선거는 채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 이민선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송호창#4.11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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