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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동호회의 한 주부가 멋쟁이 포스로 1인시위 피켓을 들고 있다. 그녀는 지난 안성중심가 1인 시위에도 참가했었다.
▲ 1인시위 자전거 동호회의 한 주부가 멋쟁이 포스로 1인시위 피켓을 들고 있다. 그녀는 지난 안성중심가 1인 시위에도 참가했었다.
ⓒ 김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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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오후 3시, 한미FTA 폐기 안성시민 한마당이 안성 명동거리에서 열렸다. 이날 열린 축제는 이미 100일 전부터 준비되고 있었다.

한미FTA 폐기를 위한 시민의 1인 릴레이 시위가 안성 광신로터리서 이루어졌다. 아침 출근시간에 '나는 대한민국 99%, 1%를 위한 한미 FTA 닥치고 폐기'란 문구가 안성중심가 로터리에 내걸렸다. 학생부터 농민, 자영업자, 교사, 주부 등이 1인 시위에 동참했다.

행사 1시간 전부터 안성 자전거 동호회 '두 바퀴로 바라보는 세상'이 안성 시내를 자전거로 돌아다녔다. '오늘 3시 한미 FTA 폐기 시민 한마당'이란 문구를 걸고.

그들이 행사장 명동거리에 들어서자 마치 개선장군을 맞이하는 분위기다. 축제를 기다리고 있던 시민이 환호의 박수로 그들을 환영한다. 이어서 사회자 김낙빈씨가 개회를 선언한다. 바야흐로 안성시민 한마당이 시작된다.

100일 전부터 1인 릴레이 시위 이루어져...

먼저 금광면에 사는 S씨의 무대다. 그는 '상하이 트위스트', '누이', '여행을 떠나요' 등의 신나는 가요로 시작한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점차로 하나가 되어 박수와 춤으로 한마당이 이루어진다. 이어서 농민 A씨의 발언 순서다. 마이크를 들고 많은 사람 앞에서는 것이 처음이라 부끄럽다는 A씨. 그는 절박한 마음으로 입을 열었다. "대를 이어서 농사짓고 있는데, 요즘 한미 FTA 때문에 걱정이 되어서 잠이 안 와 이 자리에 섰다"고. "농민들이 뭔 죄가 있느냐. 좀 살려 달라"고 호소했다. 

옛적 시위 집회하던 분위기는 이미 그 자리에 없다. 사회자가 경품을 준비했다. 가위 바위 보 게임, 눈치 게임 등을 해서 경품을 나눠준다. "이 자리에서 자신이 제일 나이 많은 사람 손들어 보라"며 손을 든 사람에게 경품을 준다. 경품 때문에 관객들은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이날 시민들은 딱딱한 집회분위기가 아닌 신나는 놀이 위주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금은 눈치게임을 하는 중이며, 참가자 전원에게 선물이 돌아갔다.
▲ 눈치게임 이날 시민들은 딱딱한 집회분위기가 아닌 신나는 놀이 위주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금은 눈치게임을 하는 중이며, 참가자 전원에게 선물이 돌아갔다.
ⓒ 김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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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길놀이로 장식했다. 시민 모두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 길놀이 마지막은 길놀이로 장식했다. 시민 모두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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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째 농업과 직장생활을 겸해 온 K씨는 "시민이 한미 FTA의 실체를 제대로 몰라서 찬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대로 알고 나면 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운을 뗀다. "한미 FTA 시대가 본격화되면 소비자가 선택하는 권리는 없어지고, 대기업과 국제적 기업이 주는 대로 소비자가 군말 없이 따라야 한다"며 강력하게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시민의 목소리 담아 선언문도 낭독해

참여한 70명의 시민은 마지막에 모두 일어서서 그들의 의지를 담은 선언문을 낭독했다. "안성시민의 숨통을 옥죄는 한미 FTA는 폐기되어야 한다"는 제목의 장문이 발표됐다. "(한미FTA로 인해) 안성시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만 보더라도 연간 345억 원, 전국 5위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시작한 이 선언문은 "한미 FTA가 폐기되도록 모든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맺는다.

축산 농가가 어느 도시보다 많은 안성, 전형적인 농촌도시 안성이 예상피해액이 전국 5위가 예상된단다. 인구가 겨우 19만인 소도시 안성으로선 치명적 타격이다. 그럼에도 4·11 총선과 맞물려 어느 누구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자신들의 입지를 계산하는 단체들 또한 가만히 있었다. 이런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던 시민이 바로 '한미FTA폐기 안성운동본부'였다. 시민단체와 시민이 자발적으로 만든 모임이다. 지난 100일, 추운 겨우내 릴레이 1인 시위로 불꽃을 이어오다 오늘은 장작불을 신명 나게 피워 올렸던 셈이다.

그들은 오늘 행사가 끝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한미 FTA가 폐기되는 그날까지'라는 당찬 결의를 한다. 모든 행사를 끝내고 명동거리에서 이루어진 '대동 길놀이'는 또 하나의 재미였다. 그들의 주장대로 "99%가 아닌 1%를 위한 한미 FTA가 폐기될 그날"을 향한 행진이었다. 

지금은 시민들이 일어서서 시민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 한미FTA 폐기 시민선언문 낭독 지금은 시민들이 일어서서 시민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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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한미FTA, #한미FTA폐기 안성운동본부, #한미FTA폐기 안성시민한마당, #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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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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