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성호 국회의원 후보(창원의창) 측이 텔레비전 토론회를 앞두고 특정 질문을 빼달라거나 후보 상호 자유토론을 줄여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 경남도당 야권연대 공동 선거대책위원회는 2일 오후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의 사죄를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백두현(민주통합당)·이병하(통합진보당) 경남도당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경남CBS-CJ헬로비전'은 공동주최로 2일 낮 12시 '창원의창'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박성호 후보와 통합민주당 문성현 후보의 텔레비전 토론회를 열 예정이었다. 박 후보는 창원대 총장 출신이며 문 후보는 민주노동당 대표를 지냈다.
두 언론사는 박성호·문성현 후보 초청토론회를 열기로 하고, 언론을 통해 방송 예고까지 했다. 두 언론사는 지난 3월 20일 토론회 참석 여부와 진행방식에 대해 모두 합의했던 것이다.
2일 경남CBS 보도에 따르면, 박성호 후보는 방송 이틀을 앞둔 지난 3월 31일 "일정이 있어 토론 참석이 어렵다"고 통보해 왔다고 보도했다. 방송사 측이 항의하자 박성호 후보가 직접 "참석하겠다"고 재약속을 하며 "나는 로봇에 불과하다. 캠프에서 하라는 대로 할 뿐"이라고 했다는 것.
토론회 참석을 약속했던 다음날인 지난 4월 1일 박성호 후보 캠프측은 민감한 질문을 빼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경남CBS는 "박성호 후보 측이 '4대강사업'과 '롯데백화점 비정규직 해고사태' 등 민감한 질문을 빼달라는 요구와 함께 '후보상호간 자유토론시간도 줄여 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롯데백화점 창원점에서 시설관리를 맡아오던 비정규직들은 집단해고되어 100일 넘게 '해고 철회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방송사측은 "이미 지난달 합의한 사항을 번복하기 어렵다"고 답변했고, 이에 박성호 후보 측은 최종적으로 불참을 통보했다. 이날 예정되었던 토론회는 박성호 후보가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문성현 후보만 출연해 60분 동안 진행됐다.
야권연대 공동선대위 "후보 자질, 무능력 의심"
'야권연대 공동 선거대책위'는 이날 회견문을 통해 "참석여부와 내용을 합의한 상황에서 토론회 하루 전 내용수정을 요구하는 것도 문제지만 참석과 불참을 번복하며 의창구민과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박성호 후보의 자질과 무능력에 대해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소통과 정직함을 강조하던 박성호 후보, '캠프가 시키는 대로 하는 로봇에 불과하다'는 후보가 과연 정치적 판단과 그에 따른 행동이 국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 국회의원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그 자질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야권연대 공동 선거대책위는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박성호 후보의 공식적인 사과할 것"과 "무능력, 무책임한 행동으로 자질이 의심되는 박성호 후보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했다.
박성호 후보 선거대책본부 사무장은 언론을 통해 "우리 입장에서는 불참할 수밖에 없는 일정상의 이유를 말했다"고 밝혔다. 사무장은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